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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백설 공주 ㅣ The 그림책 1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김시아 옮김 / 한솔수북 / 2024년 2월
평점 :
"어느 날, 거울이 날 죽일 거야.
저주스러운 그날, 거울은 내게 말할 거야.
당신은 무척 아름답지만, 이제 백설공주가 당신보다 더 아름다워요."
고전 명작들은 시대를 거듭하고,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재구성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백설공주, 신데렐라, 콩쥐팥쥐 같이
아름다운 동화 이야기들은
그 모습을 180도 바꾼
잔혹 동화로 새롭게 탄생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곤 하는데요.
어째서 이런 이야기들은 아름다움 너머에 있는
추악함과 끔찍한 폭력성을 담으려는 시도가 반복될까요?
이번 책을 읽고 아마도 그것은
'주인공이 되지 못한 인간의 비극'을 드러내는 것으로나마
그들을 주인공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롭게 나온 명작의 재해석 그림책인 #아듀,백설공주 는
태어날 때부터 온 세상의 주인공이 될만큼 아름다운 존재였던 백설공주가 아닌
일평생 그녀에 대한 저주와도 같은 질투를 안고 살았던
왕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백설 공주를 볼 때마다 고통스러웠던 왕비는
그녀를 닮기 위해 멧돼지의 심장을 삼킬 정도로 질투에 눈이 먼 인생을 삽니다.
온갖 방법으로 백설공주를 죽이기 위해 노력해도
그녀는 매번 기어이 살아나고 말지요.
왜냐하면 백설공주는 '예쁘니까요.'
도대체 아름다움이 뭐라고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치는지 한심하기도,
왜 이렇게 못된 짓을 골라서 하는지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끔찍한 그녀의 최후의 장면에 도달해서는
결국 왕비에 대한 처연한 동정심을 느끼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인공이 되지 못했던, 미치도록 남이 부러웠던 그 모습은
결국 우리 모두 언젠가 겪어봤던 것들이니까요.
저는 원래 비극이나 공포 작품 등을 선호하지 않는데요,
이 작품은 이상하게도 눈을 뗄 수없이 인상깊었어요.
그간 많은 책에서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그림을 만나볼 때는
희망적이고,
신비스러운 예술성이 느껴졌다면
이번 책에서는 '이게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절하고, 섬뜩한 예술 작품을 만나는 기분이었거든요.
명작의 재해석, 아듀 백설공주 추천드립니다!
📚#아듀,백설공주 #베아트리체알레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