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설명서도 읽지 않고 인생을 살고 있다 -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
commonD(꼬몽디)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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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패러다임을 삶의 경험을 토대로 논리정연하게 서술하는 힘.

 

이 책을 펴자마자 받았던 첫인상이다.

 

너의 상식과 가치관이 너를 잘못된 길로 이끌었으므로 먼저 할 일은 너의 상식과 가치관을 부수는 거야

띠지에 실린 이 문장의 의미에 이마를 딱 쳤다. 보통 한 문제를 놓고 가능한 선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고 있는 답안지 자체를 새로 리뉴얼 할 필요가 있다. 패러다임의 전환.

문제를 놓고 논쟁했을 때 특히, 상대의 논리 안에서만 근거를 제시하려고 하면 자꾸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경험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상대의 논리에 있는 오류를 찾아내어 새로운 논리를 제시하는 것이 해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그런 관점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매력을 지녔다.

 

p.52 우리는 자본주의, 자유주의 세상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본질적인 모습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사는 사람은 안 줌도 되지 않아. 그러니 세상이 마치 미로처럼 보이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으니 천금 같은 기회가 와도 알아보지 못하고 흘려보내게 되는 거야.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세상을 이루는 자본주의의 구조를 파악하는 일이 될 거야.

 

p.53-p.54 우리가 욕망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은 단순히 돈과 명예만을 추구하는 걸 욕망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야.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마음 깊은 곳에 깔려 있는 욕망은 사실 돈과 명예가 아니라, 남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거든. 그리고 그런 인간의 욕망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바로 자본주의 경제, 돈을 공부하다 보면 인간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거야.

 

여기서부터 시작된 접근은 왜 사람들이 저자 commonD(꼬몽디)의 글을 기다리는지 절로 느끼게 한다. 우리는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리고 그 세상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사람에게 사랑을 얻기 위해 즉,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본이며 그 자본으로 인한 자유를 들여다보고 부자유할 수밖에 없는 인플레이션에서 시작되는 경제 이야기는 쉽고 빠르고 간결하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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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가 높지 않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속도감 있게 챕터가 넘어가는 구조로 가독성이 높다. 작가의 어조는 꼭 따뜻하지만 사실을 전달하는 T의 조곤조곤한 어조를 떠올리게 한다. 똑똑하지만 따뜻한 친구가 설명하는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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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었어도 외로움에 익숙해지진 않아 - 휘둘리지도 상처받지도 않으며 깊고 단단한 관계를 만드는 법
마리사 프랑코 지음, 이종민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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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른이 되었어도 외로움이 익숙해지진 않아>

 

유튜브로 서치를 하다 한 쇼츠가 눈에 들어왔다. 김창옥 강연에서 결혼상대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친구와 결혼을 하면 오래 간다는 이야기였다.

 

친구와 결혼을 하라고?

짧은 쇼츠에 강연의 모든 메시지가 담기지는 않지만, 그에 관한 이야기를 오늘 책, 어른이 되었어도 외로움에 익숙해지진 않아를 통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정의 중요성

p.31 과학자들은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106가지나 되며, 누군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 가장 강력한 우울증 예방책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외로움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하루에 담배 열다섯 개비를 피우는 것에 버금간다. (후략)

 

인용한 본문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관계는 삶의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아마 1인 가구의 사망 중 고독사라는 명칭이 있는 이유도 인간의 삶에 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를 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정일까.

 

p.32 가족이나 배우자 같은 다른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도 이런 효과를 상당 부분 경험할 수 있지만 우정만의 독보적인 장점이 있다. 친구는 부모와 달리 우리가 자신들의 희망과 바람대로 살아주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배우자와 달리 친구와 함께라면 누군가의 전부가 돼 그를 완전하게 만드는 퍼즐 조각이 돼야 한다는 결코 채울 수 없는 기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자녀와 달리 우리는 친구의 생존을 혼자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우리 조상들은 부족 생활을 하는 동안 서로에 대한 책임이 여러 사람에게 분산돼 있었다. 따라서 우정은 우리가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진리, 즉 우리가 온전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공동체 전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재발견하는 것이다.

 

서로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더라도 여러 공동체의 형태를 만들 수 있는 관계가 친구인 것이다. 심지어 마음만 먹으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선택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이제 좀 이해가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와 같은 관계가 된다는 것은 사실 서로에게 엄청난 축복이다.

 

p.34 “에로스(로맨틱한 열정)는 벌거벗은 몸이 만나지만, 우정은 벌거벗은 이격이 만난다.”_C. S. 루이스

 

그런 우정의 관계를 단단하게 만드는 6가지 공식을 이 책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다.

만약,

지금 우정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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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 X-파일 - 혼돈의 시대, 정체성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
이홍길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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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추천 글로 시작한 삼손 X-파일.

책 제목부터 ‘삼손 X-파일’이라니. 사실 나도 제목에 반쯤은 혹했다.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이야기를 전면으로 끌어낼 때 종종 사용하는 x-파일은, 강하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삼손에 대한 ‘연약함에도 은혜로 살았던 삼손’을 이야기한다. 


p.42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할 때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다른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이다. 만일 당신이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으면, 당신은 다른 모든 것들을 두려워하게 된다. _오스왈드 챔버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가장 시급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였다. 그 문제는 광야에서 정착하지 않고 살아가는 유목민에게 ‘농사’를 짓고 살아가야 하는 방법이자 현실적인 문제였다. 

그들이 40년간 경험한 하나님은 전쟁에서 승리케 하신 분이시고, 가나안 땅의 이방 민족들이 두려워하는 하나님이었으나, 막상 이방 땅에서는 농사법을 더 잘 아는 신이 눈에 들어왔다. 

바알과 아세라가 이후 이스라엘 민족에 강한 문화이자 농업(=생계)에 절대적인 신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열왕기상에 유명한 엘리야와 바알 선지자 450명, 아세라 선지자 400명 도합 850명의 대결은 가나안 땅의 우상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


삼손이 태어나기까지 이야기는 이렇다.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중 단. 단은 야곱의 다섯 번째 아들이었다. 그의 후손인 단 지파는 모세에서 여호수아로 이어져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으로 들어와서 지파별로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주신 땅을 정복하지 않고 자신들이 보기에 좋은 땅에 정착하고 말았다. 그때 소수의 단의 후손들이 그 땅에 정착해 살아갔는데, 그들 중에 한 사람이 삼손의 아버지 마노아였다. 마노아 부부는 불임이었으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자녀를 주겠다고 하셨고 그는 나실인으로, 사사로 살아갈 것이라 하셨다. 


성경에서 ‘태’는 하나님의 선하신 일 하심에 쓰임 받는 가장 강력한 생명의 통로였다. 그렇기에 사람 마음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삼손도 그러했다. 하지만 삼손의 일대기는 사람이 생각하는 사사의 역할이나 나실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기 눈에 보기 좋은 이방 여인을 사랑했고, 쾌락에 이끌렸고, 나실인으로서 부정한 것(시체 등)을 만지지 말아야 했으나 개의치 않았고, 포도주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삼손과 함께하셔서, 그가 블레셋을 1대 몇천 명과 싸울 때도 승리하게 하셨다. 


pp. 180-181

[사람은] 자신이 완전히 파산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전까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_C.S.루이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의’가 강하기 때문에, 쉽게 자신의 죄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당연히 하나님을 찾을 이유가 없습니다. …인간의 모든 도덕적인 노력은 실패하게 됩니다. 그 실패의 자리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철저하게 깨닫고 인정하면 하나님을 찾는 자리로 나올 수 있습니다. 하나님 없이는 소망이 없음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작년 한 때, 갑자기 혼자 동떨어진 시공간을 지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순간 (참 다행스럽게도) 나는 예배 가운데 있었고, 찬양하며 서 있었다. 기도했다. 

‘만약 나를 여기서 버리신다면, 나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나를 버리시면 제가 살아온 전 생애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간이 됩니다. 혼자 두지 마세요. 저를 버리지 마세요.’

왜 그런 마음이 들었으며, 왜 그런 걱정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리더를 내려놓겠다는 마음을 결단하고, 내려놓을 준비를 하며 준비하는 와중에 들었던 어떤 공허한 마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런 마음이 ‘인간적인’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 순간 기도의 응답으로, 강하게 내 손을 잡아주시는 힘을 느꼈고, 나를 절대 버리지 않으신다는 마음을 주셨다. 내려놓는 것 또한, 설사 내 인간적인 마음이 있을지라도, 지금이 ‘그때’가 맞다, 응원해 주셨다. 


삼손을 읽으며 그때가 생각났다. 삼손은 들릴라에게 자신의 힘의 비밀이라며 ‘머리카락을 자르면 힘이 사라진다.’고 했고, 블레셋에 붙잡혀 눈이 뽑히고 거대한 맷돌을 돌리며 그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하나님이 떠나신 그 자리를, 삼손은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격한 공허함과 두려움으로 채워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께 다시 한번 힘을 달라고, 힘의 원천이 머리카락이 아닌 하나님인 것을 고백했다. 그리고 그는 신전을 무너뜨리고 생전보다 많은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함께 죽었다. 


삼손 X-파일을 읽으며, 

우리와 함께하시는 성령님, 삼손이 그와 함께한 하나님의 영을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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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제곱이 되었다 시네마틱 노블 2
전혜진 외 지음 / 허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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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제곱이 되었다

 

시네마틱 노블 시리즈가 기대되는 이유. 하나의 주제를 과학이라는 소스에 다양한 이야기를 녹여내 보여준다.

 

여섯 명의 작가가 이야기하는 사랑SF로맨스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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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미래.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도약하느냐, 그런 궁금증에서부터 인간은 무엇인가하는 존재론적인 고민으로 귀결된다.

 

SF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말도 안 되는 기술 집약적 세상을 배경으로 하든, 현실과 비슷하지만 과학’, ‘연구와 같은 소재를 활용하든, 근미래 혹은 미래의 우리네 모습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시네마틱 노블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작가가 각 작품을 선보이는, 단편 드라마를 모아놓은 작은 이야기 집이다.

 

|차례

전혜진 |처음으로 안녕, 마지막 안녕

양제열 |러브, 페어드

김효인 |Scene of Sea

오정연 |끝의 이야기

김준녕 |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는 천국

이정하 |01000100

 

사랑이 제곱이 되었다는 제목에서 보이듯, 여섯 편의 이야기를 묶어주는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녹아든 단편 작품집이다. 풋풋한 사랑, 가족의 사랑, 근원적 사랑, 피어나는 사랑. 여러 사랑이라는 주제가 합쳐져 제곱이 되는 이야기.

 

연말연시,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담아낸 색다른 단편소설을 읽고 싶다면 천천히 시간이 날 때 한 편씩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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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소강석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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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시집 /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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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따듯한 재즈를 들으며 다시금 온도를 채우는 책을 권한다면, 바로 이 책, #너라는계절이내게왔다 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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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시집을 읽게 되었다.

시에도 어려 장르가 있지만, 소강석 목사님의 시는 서정성이 돋보인다. 누구나 읽기 쉽게 그리고 향유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여러 시 중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시를 소개한다.

 

-

 

p.91

 

등대1

 

소강석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이다

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살았나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에 귀 막고

눈 감고 살았나

 

나를 스치고 간 수많은 사람들

나와 함께 머물다 떠나간 사람들

나의 바다에 셀 수 없이 몰아치던 파도들

 

해 지는 바닷가에서

잊혀진 이름들을 떠올리며 읊조린다

 

등대는

밤바다를 다 비출 순 없어도

자기를 찾는 배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잊기도 하지만 를 찾는 사람들은 잊을 수 없는 것, 화자의 직업적 소명과 연관되어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 또한 많은 사람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나누고 서로의 세계를 나누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 내 손길이 간절한 사람을 결코 외면하지 못한다.

사실 그럴 때 우리는 사람 사는 온도를 느낀다.

 

잠시 앉아서, 차 한 잔 없이도 눈 내리는 날 시인의 말을 대뇌이다,

소중한 너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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