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타오르는 폐곡선 - 영상화 기획 소설
강재영 / 잇스토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상화 제작을 목표로 한 웹소설,

그래서 그런지, 행동묘사가 주를 이룬다. 영상화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면, 행동묘사 보다는 심리묘사가 더 드러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동시에 들었다.

 

제목의 타오르는 폐곡선, 멋지게 느껴지지만 단어 자체가 어려웠다.

폐곡선을 찾아보니

곡선 위의 한 점에서 출발하여 곡선을 따라 한 방향으로 움직였을 때 처음 출발한 점으로 되돌아오게 되는 곡선을 폐곡선이라고 한다. 즉 시작점과 끝점이 일치하는 곡선을 폐곡선이라고 한다.

 

이 책의 줄거리-스포가 될까봐 조심스럽다만-는 자신을 죽이려 한 부모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내가 원하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즉 필연적인 이유를 찾으려고 끝까지 읽게 되었다.

 

드라마 빈센조에서는 악이 악을 처단하는 굴레를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정의가 닿지 않는 악을 심판하는 악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만 가지고도 언젠가 최종 보스몹을 처단하는 장면을 구체화하여 상상한다.

 

타오르는 폐곡선에서 느낀 것이 드라마 빈센조의 비뚤어진 정의였다.

폭력을 일삼는 부모를 폭력으로 벌하는 장면은, 조금도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그 부분이 드라마와의 차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드라마의 폭력은 매력적이어서 대중들의 응원을 받았지만, 이 책의 폭력은 멀리하고 싶은 감정이 들었기에 무엇이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명확히 느낄 수 있다는 것.

 

제목이 타오르는 폐곡선인 이유는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나, 원점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먼저 던져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영상이 채워졌을 때 소설의 여백이 어떻게 채워질지, 타오르는 폐곡선의 완성된 입체감을 상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9
류광호 지음 / 몽상가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지오웰의 1984, 동물농장이 한창 베스트 샐러에 들 때에도, 조지 오웰에 관한 관심이 막 있진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구나, 읽구나, 정도였지.

 

그런데 류광호 소설의 2029를 읽으며, 오히려 조지 오웰에 관심이 갔다.

 

우리는 수많은 CCTV를 통해 마음만 먹으면 어느 누가 언제 어디를 다니는지 알 수 있고, 개인 정보 유출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코로나19가 지나갔지만 여전히 그 때의 기억은 생생하다.

K-방역으로 개개인의 동선이 실시간으로 전국에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특정 사람에 관한 도 넘은 비난을 쏟아냈다. 출처가 불분명한 감염병 보다는 통제할 수 있는 감염병이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되니까.

하지만 그 뿐이었다. 이후 감염 경로는 사실상 파악하기 어려웠으며,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들을 자가 격리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 때 해외에서는 개인 정보 유출을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한국 사람들은 그깟 개인정보, 목숨과 안전보다 중요하나? 라는 의문을 제기했으나 방역체계를 이루는 것과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왜 있었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소설의 배경은 지난 코로나19 때를 떠올리게 한다. 마스크를 쓰는 일상, 백신을 맞아야만 자유로운 일상. 그리고 어떤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세력에 의한 온오프라인의 감시.

 

이 책의 시작은 조지 오웰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인류는 자유와 행복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행복이 더 나은 선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림지옥 해방일지 - 집안일에 인생을 다 쓰기 전에 시작하는 미니멀라이프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재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집안일이 재미있었다. 

내 손으로 구석구석 닦으며 닿는대로 내가 원하는 반짝임이 일어나는 게 좋았다. 

그리고 집안일의 가장 큰 키워드는 ‘유지’였다. 드라마틱한 아름다움이라던지, 항상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게끔 하기 위해서는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널고 개어서 옷장 안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작업을 반복한다는 의미였다. 

역으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언가 더해진다는, 그러니까 물건을 구매했거나 새로운 물건을 들였다는 의미는,  반복해야할 것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필요한 물건은 다 소비하고 빈 자리가 생겼을 때 다시 구매를 하고, 혹여나 과한 물건은 당근하기 시작했다. (한 번 읽고 다시 안 읽는 책들…ㅋㅋ)


<살립지옥해방일지>는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단순히 물건을 작게 유지하라는 것보다, 삶을 자꾸 새로운 것-편리한 것-으로 채우는 것보다 직접할 수 있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삶이 주는 행복에 관해 이야기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치매에 걸릴 확률은 높아지는데, 수도원에서 공동생활을 했던 수녀님들의 뇌를 보면 치매 병변이 이미 나타나 있었지만, 생전에는 치매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p.135 한편 미국의 수녀들은 놀랍게도 나이가 들어 알츠하이머가 되어도 활기차게 생활했다. 그것은 그녀들이 ‘집단 속에서 자신이 맡은 일은 착실히 하면서 환경적 변화가 적은 생활을 오래도록 이어왔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전문가는 이야기한다. 서로 도우면서 익숙하고 단출한 생활을 이어감으로써 그녀들은 인생의 마지막까지 ‘혼자서 할 일’을 손에 넣었다. 그렇게 나이를 먹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이 있다면 아무리 쇠약해져도 사람은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저 단순한 생활이 병을 억제한다는 게 아니다. 


p.134 사용하지 앟는 것은 쇠퇴한다. 모도 머리도. 그래서 현대의 우리 생활은 어떠한가? 편리를 추구한 결과,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점차 기계에 맡기게 되었다. 손으로 청소하지 않고 걷지도 않으며 글씨도 쓰지 않는다. 머릿속 기억을 떠올리기보다는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창을 연다. 결국 몸도 머리도 무서운 기세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 치매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건 이런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복잡하고 많은 것으로 채우다보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한참 걸릴 때가 많다. 

하지만 일상에서 루틴을 만들고, 그 외에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편리함보다는 단순하게 직접 내가 몸을 움직이고 기억하는 것이 사실은 건강한 생각과 몸 더 나아가 삶까지 연결된다. 


-


머무르고 싶은 공간에서는 자연스레 사색할 수 있는 여유를 얻는다.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찬스일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이기주의자 두 번째 이야기 - 언제나 답은 내 안에 있다 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김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전 세계에서 1억 부가 판매될 정도로, 출간 즉시 미국 전역에 하루 경영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아마존 초창기 베스트셀러이다.

 

우리나라에서 친근할 정도로 잘 알려진 나태주 시인, 이해인 수녀, 김미경 KMYU 대표의 추천이 이어질 정도로 국내에서도 돋보적으로 인기있는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

 

이번에 출간된 행복한 이기주의자 두 번째 이야기는 저자인 웨인 다이어가 깊이 있게 사유한 60인의 현인의 조언을 바탕으로 하며 저자의 깊이 있는 통찰과 삶의 실천 요소를 제안한다.

 

-

 

[현인의 조언] p.294~295 | 그날의 분노는 잠들기 전에 풀어라(윌리엄 블레이크 1757~1827: 영국의 시인이자 판화가, 화가, 신비주의자였다. 그의 시는 신비주의와 복잡한 상징주의로 유명하다.)

 

독 있는 나무

 

나는 친구에게 화가 났었네.

화가 났다고 말했더니 화가 풀렸네.

나는 원수에게 화가 났었네.

그렇다고 말하지 않았더니 나의 화가 커졌네.

 

나는 두려움 속에서 그것에 물을 주었네.

밤이나 아치이나 나의 눈물로,

나는 그것에 햇살을 쪼여 주었네,

미소와 부드러운 속임수로,

 

그랬더니 그것은 낮이나 밤이나 자라나

마침내 빛나는 사과 한 개 달렸네.

나의 원수는 그것의 광채를 보았네.

그는 그것이 나의 것임을 알고

 

밤이 하늘을 가렸을 때

나의 뜰로 숨어들어 왔네.

아침에 나는 기쁘게 보네.

나의 원수가 나무 밑에 뻗어 있는 것을.

 

[웨인 다이어의 사유] p.296~298

과거에 나는 분놀느낄 때면 자주 침묵하는 경향이 있ᄋᅠᆻ다. 그 때문에 마음을 졸였으며, 분노를 느끼는 상대와 계속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상상에 빠지곤 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를 얼어붙게 만드는 이런 자세를 취하는 한, 그 분노는 계속된다. 하지만 마침내 분노를 드러내고 확실한 감정을 표현하여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되면 신기하게도 분노는 순식간에 마술처럼 가라앉는다. (중략)가까운 가족 관계에서도, 분노를 느끼게 되면 말을 함부로 내뱉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말고 용기를 내어 당신의 심정을 표현해보자. 말없이 대응하면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우리 애들을 보고 알았다. (중략)이 방법은 갈등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협력 관계를 이루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실천 제안] p.299

 

당신이 냉담한 분위기에 빠져 있다면 오프너로 그 침묵의 뚜껑을 열어 버리자.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바로 지금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얘기해 볼래요?”라고 말하자.

내가 느끼기에는……이라는 말로 시작하며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직접적으로 말하자. 여기서 강조할 점은 상대방도 자신의 느낌을 진지하게 말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후략)

 

-

 

개인적으로는 동의하는 부분과 탐구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일시에 완독을 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각 현인 별로 이야기를 읽어보고 독자의 삶에 녹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키워드를 해시테그로 뽑는다면 ’#지금 ‘, ’#오늘 ‘ 이다.


내가 곧 죽는다면 얼마나 두려울지 생각해본다. 

오히려 두려움보다 삶을 살아내는 시간 동안 꿈꿨던 것들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피어오르지 않을까


이 책 #죽을때후회하는스물다섯가지 는 저자 호스피스 전문의 오츠 슈이치가 1,000명의 환자의 죽음을 지켜 보고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를 기록했다.


P.5... 죽음이 없다면 우리는 지루한 영원성에 갇혀 삶의 모든 행위에서 허무함과 공허만을 느낄 것이다. 사랑과 일, 자아실현조차 언제까지든 이룰 수있는 불필요한 일이 될 것이다. 결국 죽음이라는 존재를 무의 식에라도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지금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러한 죽음 을 두고 아무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결국 현재 삶을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한다는 뜻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을 반드시 곱씹어봐야 한다.


죽음에서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조언하는 저자는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중 열두 번째 후회는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글과 그림과 음악을 접한다. 그 기저에는 ’내가 만든 무언가‘를 형상화하려는 욕구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사람은 죽어서 이름은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속담처럼,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리길 원한다. 그래서 영화 <코코>는 멕시코 사람들이 상상하는 사후세계를 나타내며 죽은 자들을 기리기 위한 ’기억‘이 죽은 자들이 영원히 그 세계에서 사는 것이라 여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처음에는 그와 같았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겪는 청소년기의 억압으로부터의 자유, 나를 나로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 

자유가 주어졌을 때 글의 목적은 내 삶의 이유가 되는 것을 남기고자 하는 것을 대체 되었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에 관심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