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 X-파일 - 혼돈의 시대, 정체성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
이홍길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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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추천 글로 시작한 삼손 X-파일.

책 제목부터 ‘삼손 X-파일’이라니. 사실 나도 제목에 반쯤은 혹했다.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이야기를 전면으로 끌어낼 때 종종 사용하는 x-파일은, 강하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삼손에 대한 ‘연약함에도 은혜로 살았던 삼손’을 이야기한다. 


p.42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할 때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다른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이다. 만일 당신이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으면, 당신은 다른 모든 것들을 두려워하게 된다. _오스왈드 챔버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가장 시급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였다. 그 문제는 광야에서 정착하지 않고 살아가는 유목민에게 ‘농사’를 짓고 살아가야 하는 방법이자 현실적인 문제였다. 

그들이 40년간 경험한 하나님은 전쟁에서 승리케 하신 분이시고, 가나안 땅의 이방 민족들이 두려워하는 하나님이었으나, 막상 이방 땅에서는 농사법을 더 잘 아는 신이 눈에 들어왔다. 

바알과 아세라가 이후 이스라엘 민족에 강한 문화이자 농업(=생계)에 절대적인 신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열왕기상에 유명한 엘리야와 바알 선지자 450명, 아세라 선지자 400명 도합 850명의 대결은 가나안 땅의 우상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


삼손이 태어나기까지 이야기는 이렇다.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중 단. 단은 야곱의 다섯 번째 아들이었다. 그의 후손인 단 지파는 모세에서 여호수아로 이어져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으로 들어와서 지파별로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주신 땅을 정복하지 않고 자신들이 보기에 좋은 땅에 정착하고 말았다. 그때 소수의 단의 후손들이 그 땅에 정착해 살아갔는데, 그들 중에 한 사람이 삼손의 아버지 마노아였다. 마노아 부부는 불임이었으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자녀를 주겠다고 하셨고 그는 나실인으로, 사사로 살아갈 것이라 하셨다. 


성경에서 ‘태’는 하나님의 선하신 일 하심에 쓰임 받는 가장 강력한 생명의 통로였다. 그렇기에 사람 마음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삼손도 그러했다. 하지만 삼손의 일대기는 사람이 생각하는 사사의 역할이나 나실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기 눈에 보기 좋은 이방 여인을 사랑했고, 쾌락에 이끌렸고, 나실인으로서 부정한 것(시체 등)을 만지지 말아야 했으나 개의치 않았고, 포도주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삼손과 함께하셔서, 그가 블레셋을 1대 몇천 명과 싸울 때도 승리하게 하셨다. 


pp. 180-181

[사람은] 자신이 완전히 파산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전까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_C.S.루이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의’가 강하기 때문에, 쉽게 자신의 죄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당연히 하나님을 찾을 이유가 없습니다. …인간의 모든 도덕적인 노력은 실패하게 됩니다. 그 실패의 자리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철저하게 깨닫고 인정하면 하나님을 찾는 자리로 나올 수 있습니다. 하나님 없이는 소망이 없음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작년 한 때, 갑자기 혼자 동떨어진 시공간을 지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순간 (참 다행스럽게도) 나는 예배 가운데 있었고, 찬양하며 서 있었다. 기도했다. 

‘만약 나를 여기서 버리신다면, 나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나를 버리시면 제가 살아온 전 생애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간이 됩니다. 혼자 두지 마세요. 저를 버리지 마세요.’

왜 그런 마음이 들었으며, 왜 그런 걱정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리더를 내려놓겠다는 마음을 결단하고, 내려놓을 준비를 하며 준비하는 와중에 들었던 어떤 공허한 마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런 마음이 ‘인간적인’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 순간 기도의 응답으로, 강하게 내 손을 잡아주시는 힘을 느꼈고, 나를 절대 버리지 않으신다는 마음을 주셨다. 내려놓는 것 또한, 설사 내 인간적인 마음이 있을지라도, 지금이 ‘그때’가 맞다, 응원해 주셨다. 


삼손을 읽으며 그때가 생각났다. 삼손은 들릴라에게 자신의 힘의 비밀이라며 ‘머리카락을 자르면 힘이 사라진다.’고 했고, 블레셋에 붙잡혀 눈이 뽑히고 거대한 맷돌을 돌리며 그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하나님이 떠나신 그 자리를, 삼손은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격한 공허함과 두려움으로 채워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께 다시 한번 힘을 달라고, 힘의 원천이 머리카락이 아닌 하나님인 것을 고백했다. 그리고 그는 신전을 무너뜨리고 생전보다 많은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함께 죽었다. 


삼손 X-파일을 읽으며, 

우리와 함께하시는 성령님, 삼손이 그와 함께한 하나님의 영을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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