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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건국 신화 ㅣ 재미만만 우리고전 8
이현 지음, 정승희 그림, 한국고전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4년 3월
평점 :
그러고보니 나는 '삼국유사'라는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시대순으로 나왔던 옛날식 역사책과 가끔 이야기로 한편씩 등장하는 설화의 일부분만 기억에 남는다.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 중에서 조금 두꺼운 편인 <삼국유사>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다.
이번에 읽은 삼국유사는 '건국신화' 편이고, 최근 재미만만 우리고전 '삼국유사-이야기편'도 발행된 것 같다.
이번 삼국유사-건국신화 편은 1부-고조선, 2부-고구려 & 백제, 3부 - 신라와 삼국통일로 나뉘어져 있다.
작은 이야기들로 더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 헷갈리고 비슷비슷하게 느껴져도 다시 차례를 보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책의 특징은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김일'의 이야기가 책의 처음-중간-끝에 등장한다.
아직 이해력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자칫 "어, 갑자기 왜 신라가 망한다고 그러지?"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김일 왕자가 망해가는 신라를 안타까워하며 나라가 생기고 사라지고를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탄식하고, 할아버지가 전해준 옛 나라들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며 삼국유사의 본 내용이 시작된다.
그래도 김일왕자의 시각에서 서술되는 부분은 페이지가 전체적으로 흑백톤으로 바뀌는데다가, 글씨체도 작기 때문에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내가 어른이 되어 삼국유사를 제대로 읽어보니 (비록 초등학생용이긴 하지만)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초자연적인 출생의 조상이 나라의 시초라고 해야 백성들이 단단히 믿음을 갖고 나라에 충성했던 모양이다.
대부분 하늘의 아들이고, 알에서 태어났으며, 태어나자마자 말도하고 몸집도 크고 범상치 않은 모습이다.
왜그렇게 '알'에서 태어난 특별한 아이 이야기가 주류인가 궁금했었는데 책 안에 별지로 들어있는 작품해설서에 그 답이 나와있었다. '전지전능함을 뜻하는 하늘은 새가 날아다니고, 그러한 새는 알을 낳는다. 그래서 알에서 태어난 사람은 하늘의 전지전능함을 닮았다는 것을 말한다' 라는 것이다.
삼국유사를 읽다보면 좀 막장드라마 같기도 하고, 억지스러운 가족관계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래도 하늘의 아들, 저래도 하늘의 아들이라 결국 나라가 생겨난 이유는 다 하늘의 섭리이고 뜻이기 때문에 거역할 수 없으니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것 같다.
우선 고조선을 읽어 보면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거의 다였다.
이 책에선 '고조선'이라고 되어있지 않고 한반도의 첫나라 '조선'이라고 나온다. 그리고 망한 뒤에는 '옛조선'이라고 일컫고 있다.
하늘의 임금 환인, 그의 아들 환웅, 쑥과 마늘 먹고 사람된 곰 웅녀, 환웅이 데리고 온 바람,비,구름의 신. 쑥과 마늘 먹기 싫어서 중간에 뛰쳐나온 호랑이. 원래는 호랑이와 곰이 사람이 되어 짝이 되어야 하는데 곰만 사람이 되어 환웅이 짝이 되어주고 단군왕검을 낳았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단군왕검의 조선이 망하고 하늘임금의 아들 '해모수'가 고조선 북쪽에 '북부여'를 만들고 인간여인과 혼인하여 아들 '해부루'를 낳는다. 북부여를 다스리던 해부루는 어느날 하늘임금의 명으로 자리를 옮겨 '동부여'를 세운다.
아들이 없어 걱정이었던 동부여의 임금 해부루는 바위틈의 금빛개구리 아기를 발견하고 훗날 '금와왕'으로 키운다.
금와왕은 물의 신 하백의 딸 '유화'를 만나고 유화는 해모수의 '알'을 낳는데 알에서 태어난 이가 바로 '주몽'이다.
주몽은 금와왕의 다른 왕자들의 음해를 피해 동부여를 떠나다가 물에 갈 길이 가로막히자 하늘이 도와 물고기와 자라가 길을 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구려를 세운다.
온조와 비류는 주몽아내 '소서노'와 소서노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형제이다.
그리고 주몽의 친아들은 '유리'였다. (예전에 주몽이라는 드라마를 안봐서 이제야 관계를 알게 되었다.)
온조와 비류는 고구려를 떠나 온조가 먼저 '십제'를 만들고 나중에 비류가 합류하여 '백제'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왜 이걸 처음 본 것 같을까? 웅진주니어 삼국유사 한 권이 내가 헷갈렸던 이야기들을 다 정리해주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처음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로 삼국의 시작을 알게되어 참 좋을 것 같다.
여섯고을의 촌이 모여있던 진한땅에는 갑자기 알이 나타나고 그 알에서 '혁거세'가 태어나 신라를 세웠다. 같은날 닭의 부리를 가지고 태어난 알영은 훗날 혁거세의 부인이 되어 신라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혁거세왕에 이어 남해왕이 신라를 다스릴 때 바다에 기이한 상자가 나타나고 그 상자에서 나온 아이가 나름의 재주로 집을 마련하니 그가 바로 '석탈해'이고 남해왕-노례왕 다음으로 '탈해왕'이 되었다.
황금상자에서 태어난 아이를 탈해왕이 태자로 삼고 이름을 '김알지'라고 붙여줬는데 알지는 왕위를 사양하고 그 후손 중 한 명인 미추가 왕위에 올랐다고 한다.
알과 상자...정말 요즘으로선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아이들은 너무나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리고 신라의 건국이야기는 박씨,석씨,김씨의 시조까지 등장한 셈이라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
가야의 시작이었던 '김수로'의 탄생설화도 재미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보자기 상자 안에 알 6개가 있었고 가장 먼저 나온 아이가 '김수로', 나머지가 가야를 하나씩 세워서 총 6가야가 되었다. 김수로왕이 태어나기 전 사람들이 부른 노래가 바로 '구지가'였는데 이 책에서는 '구지가'라는 이름대신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밀지 않으면 구워서 먹을래'라고 노랫말만 나와있다.
이후 삼국통일에 관한 이야기에 김유신과 김춘추, 문무왕과 신문왕이 등장한다.
경주에 가면 꼭 가보게 되는 감은사와 문무왕릉에 관한 내용도 실려있다.
신문왕이 만파식적 피리를 얻게된 내용이 있어서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만만파파식적'만큼은 꼭 현실에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등장인물이 워낙 초자연적인 탄생이야기를 갖고 있고 대부분이 알이나 상자인지라 처음 읽은 아이들은 헷갈리고 어려울 수 있다.
다양한 역사서와 이야기등을 계속 접하면서 중복이 된다면 재미만만 우리고전의 삼국유사가 좋은 밑바탕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본 포스팅은 책세상 & 맘수다 카페를 통해 업체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