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전 재미만만 우리고전 5
김회경 지음, 김규택 그림, 한국고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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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전읽기에 재미들린 아이는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의 <옹고집전>이 재미있어서 여러번 읽었다.

'고집세다'라는 말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름이 고집이니 더 흥미를 갖게 한다.

작자미상인 한글소설이라는데 옹당마을의 옹고집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라니 음운도 맞아떨어지고 재미있는 설정이다.

 

 

평소 심술맞고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려왔던 옹고집은 자신의 집에 찾아온 시주승을 곤죽이 되도록 때려서 내쫓았다. 

그래서 그의 나쁜 행실을 고쳐주기 위해 스님은 허수아비를 옹고집의 분신으로 만들어 옹고집 집으로 보낸다. 

그때부터 진짜 옹고집과 가짜옹고집의 진실찾기가 시작되는데 진짜가 느끼는 답답함이 오히려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이 나게 한다.

가짜 옹고집이 진짜 행세를 하며 가족들도 깜빡 속게 만드니 진짜 옹고집이 점점 화가나서 어찌할 줄 모르는 부분이 아주 다양하다.   그런데 옹고집이 원체 포악하다 보니 시주승을 때릴 때도 그렇고 자신을 못알아보는 며느리를 패대기 치는 것도 그렇고 요즘 같으면 사회뉴스에 나올 아주 심각한 사건이다. 

내가 어릴 때 고전을 읽을 때에는 이런 잔인하고 폭력적인, 그리고 남을 무시하는 내용에 큰 자극보다는 '그러려니' 했던 것 같다.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하기도 했고 나의 입장이 어린 독자에서 책을 골라주는 엄마가 되어 보니 고전의 이런 내용들은 몇학년부터 괜찮을까 자문하게 된다.

 

 

 

초등학생 독자인 지금의 딸이나 과거의 나나 온갖 벌을 받고 죄를 뉘우치는 옹고집의 모습에 '그럼 그렇지'하고 안도하게 된다.

돈과 권력이 있다고 사람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행패부리는 나쁜 사람이 벌을 받으니 통쾌해서였을까?

앞서 묘사 되었던 잔인하고 폭력적인 부분의 잔상이 누그러진 느낌이다.

일단 옹고집의 그림이 상당히 귀엽게 그려져 있어서 거부감이 없다.

만약 아이가 책이 무섭다고 한다면 조선 시대 고전은 대부분 권선징악이기 때문에 악을 벌할 때에는 좀 무서운 묘사가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책 뒷표지와 별도의 해설지를 보니 인간 복제에 대한 주제를 던진다.

요즘같이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 충분히 생각해봄직한 철학적인 주제.  '나' vs '또 다른 나' 이다.

그러고 보니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렌 요한슨이 등장했던 2005년 개봉한 영화 '아일랜드'가 생각난다.

미래를 위해 자신을 복제 해 뒀는데 복제인간인 두 주인공의 고군분투 이야기.

오늘 소개한 '옹고집전'과 다른 듯 닮은 '복제인간 이야기'라서 그런가 보다.


재미만만 옹고집전을 읽은 덕에 '장자못 설화'도 알게 되었다.

옛날 사람들은 굳이 글로, 영상으로 남기진 못했어도 말을 통해 행동과 마음을 선하게 할 것을 강조했으니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21세기의 아이들에게도 고전읽기는 꼭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만만 우리고전은 초등학생들이 많이 읽어야 할 것 같다.

다만 일부 작품은 고학년부터 읽는게 좋을 것 같기 때문에 부모가 내용을 미리 알아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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