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울전 재미만만 우리고전 9
송언 지음, 오정택 그림, 한국고전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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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보는 작품이었다.  조선 후기의 한글 소설이라고 한다.

웅진주니어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 중 <금방울전>은 초등3학년 딸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등장인물이 많고 세월을 뛰어넘는 이야기라서 쉽진 않다.

금방울 작품의 핵심은 바로 '인연'이다.  만날 인연은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처음 등장하는 예사로운 아이는 '해룡'이라고 하는 동해용왕의 아들이다.

괴물에게 쫓기던 해룡이 선비 '장원' 부부의 도움을 받아 몸을 숨기는데 바로 장원 부인의 몸 속이었다.

그리고 부인에게서 아들이 태어나니 바로 '해룡'이었다.

그러나 해룡이 어릴 때 마을에 도적떼가 들었고 그들을 피하려다 장원부부는 어쩔 수 없이 해룡을 바위 틈에 숨겨 피신을 한다.

도적떼 중 한 명인 '장삼'이 해룡을 발견하고 잘 키워준다.

장원은 나중에 사또가 되어 고을을 다스리게 된다.

 

 

장원이 다스리는 고을에 '막씨부인'이 홀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

시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꿈에서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남해용왕의 딸을 자식으로 보내준다.

막씨부인이 아이를 낳던날, 아이가 아니라 '금방울'을 낳았고 처음엔 이를 없애려 했으나 금방울의 모습과 행동이 워낙 기이해서 아이처럼 키워주기로 한다.  금방울은 인간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하늘에 있는 신들로부터 몇가지 신비한 물건들을 받아오는데 이것들은 나중에 '금방울'과 '해룡'이 연을 맺는데 중요한 역할들을 한다.


 


 

 해룡이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헤어지던 날의 상황이 그려진 족자가 장원 부부와 해룡이 다시 만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전체적으로 현실을 초월한 도깨비 같은 내용인데 결국 하늘의 옥황상제와 바다의 용왕이 벌을 주고 상을 내리는 그런 내용이 들어있다.

조선시대의 환타지 드라마, 환타지 모험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금방울전'이었다.

금방울은 16세가 되어서야 금방울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용왕의 딸의 모습으로 바뀌게 되고, 그동안 지녔던 신기한 물건들을 하늘의 신에게 반납한다.

금방울과 함께 괴물과 맞서 싸우고 산전수전 다겪었던 해룡은 어릴 때 자신을 낳고 길러준 장원 부부와 눈물의 상봉을 하고 금방울과 혼인을 해서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다.

 



 금방울전은 대체로 어려웠다.  정확히 말하자면 초등 3학년에게는 많이 어려웠다.

일단 해룡에게는 자신이 전생에 용왕의 아들로서 겪었던 일들, 인간세계로 와서 장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인연, 도적떼의 한 명이었던 장삼에게 길러진 인연, 장삼의 부인이 자신의 친아들을 낳아도 장삼이 해룡을 더 좋아하였는데, 장삼이 병으로 죽고 나서 해룡을 위협하고 내쫓은 사연, 해룡이 어사가 되어 사람들을 평화롭게 하고 괴물을 물리쳐 공주를 구하는 등 다양한 인연과 이야기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고 있다.


금방울 역시 전생에 용왕의 딸로서 겪은 일과, 막씨부인의 '금방울'로 태어나게 된 인연, 16세가 될때까지 옥살이도 하고 장원의 집에서도 지냈던 인연, 해룡을 만나 해룡의 곁을 지켜준 다양한 이야기 등이 있다.


그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해룡과 금방울이 나이가 차고 본모습을 되찾아 혼인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해설서를 보면 '금방울은 얼굴없이 태어났지만 주변사람들을 도우며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의 시간을 꿋꿋이 견디고 마침내 선녀의 모습으로 해룡과 부부의 연을 맺음으로써 미천하게 태어나 고달픈 삶을 사는 많은 독자들에게 위안을 전해준다'라고 되어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런 교훈을 찾는 것보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기이한 탄생이야기, 흥미진진한 괴물과 도술이야기라고 느껴진다.  다만, 복잡하게 느껴지므로 너무 일찍 읽힐 필요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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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건국 신화 재미만만 우리고전 8
이현 지음, 정승희 그림, 한국고전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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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나는 '삼국유사'라는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시대순으로 나왔던 옛날식 역사책과 가끔 이야기로 한편씩 등장하는 설화의 일부분만 기억에 남는다.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 중에서 조금 두꺼운 편인 <삼국유사>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다.

이번에 읽은 삼국유사는 '건국신화' 편이고, 최근 재미만만 우리고전 '삼국유사-이야기편'도 발행된 것 같다.

 

 

이번 삼국유사-건국신화 편은 1부-고조선, 2부-고구려 & 백제, 3부 - 신라와 삼국통일로 나뉘어져 있다.

작은 이야기들로 더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 헷갈리고 비슷비슷하게 느껴져도 다시 차례를 보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책의 특징은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김일'의 이야기가 책의 처음-중간-끝에 등장한다.

아직 이해력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자칫 "어, 갑자기 왜 신라가 망한다고 그러지?"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김일 왕자가 망해가는 신라를 안타까워하며 나라가 생기고 사라지고를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탄식하고, 할아버지가 전해준 옛 나라들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며 삼국유사의 본 내용이 시작된다.

그래도 김일왕자의 시각에서 서술되는 부분은 페이지가 전체적으로 흑백톤으로 바뀌는데다가, 글씨체도 작기 때문에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내가 어른이 되어 삼국유사를 제대로 읽어보니 (비록 초등학생용이긴 하지만)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초자연적인 출생의 조상이 나라의 시초라고 해야 백성들이 단단히 믿음을 갖고 나라에 충성했던 모양이다.

대부분 하늘의 아들이고, 알에서 태어났으며,  태어나자마자 말도하고 몸집도 크고 범상치 않은 모습이다.


왜그렇게 '알'에서 태어난 특별한 아이 이야기가 주류인가 궁금했었는데 책 안에 별지로 들어있는 작품해설서에 그 답이 나와있었다.  '전지전능함을 뜻하는 하늘은 새가 날아다니고, 그러한 새는 알을 낳는다. 그래서 알에서 태어난 사람은 하늘의 전지전능함을 닮았다는 것을 말한다' 라는 것이다.


삼국유사를 읽다보면 좀 막장드라마 같기도 하고, 억지스러운 가족관계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래도 하늘의 아들, 저래도 하늘의 아들이라 결국 나라가 생겨난 이유는 다 하늘의 섭리이고 뜻이기 때문에 거역할 수 없으니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것 같다.

 

 

 

우선 고조선을 읽어 보면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거의 다였다.

이 책에선 '고조선'이라고 되어있지 않고 한반도의 첫나라 '조선'이라고 나온다.  그리고 망한 뒤에는 '옛조선'이라고 일컫고 있다.

하늘의 임금 환인, 그의 아들 환웅, 쑥과 마늘 먹고 사람된 곰 웅녀, 환웅이 데리고 온 바람,비,구름의 신. 쑥과 마늘 먹기 싫어서 중간에 뛰쳐나온 호랑이.  원래는 호랑이와 곰이 사람이 되어 짝이 되어야 하는데 곰만 사람이 되어 환웅이 짝이 되어주고 단군왕검을 낳았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단군왕검의 조선이 망하고 하늘임금의 아들 '해모수'가 고조선 북쪽에 '북부여'를 만들고 인간여인과 혼인하여 아들 '해부루'를 낳는다. 북부여를 다스리던 해부루는 어느날 하늘임금의 명으로 자리를 옮겨 '동부여'를 세운다.

아들이 없어 걱정이었던 동부여의 임금 해부루는 바위틈의 금빛개구리 아기를 발견하고 훗날 '금와왕'으로 키운다.

금와왕은 물의 신 하백의 딸 '유화'를 만나고 유화는 해모수의 '알'을 낳는데 알에서 태어난 이가 바로 '주몽'이다.

주몽은 금와왕의 다른 왕자들의 음해를 피해 동부여를 떠나다가 물에 갈 길이 가로막히자 하늘이 도와 물고기와 자라가 길을 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구려를 세운다.


온조와 비류는 주몽아내 '소서노'와 소서노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형제이다.

그리고 주몽의 친아들은 '유리'였다. (예전에 주몽이라는 드라마를 안봐서 이제야 관계를 알게 되었다.)

온조와 비류는 고구려를 떠나 온조가 먼저 '십제'를 만들고 나중에 비류가 합류하여 '백제'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왜 이걸 처음 본 것 같을까?  웅진주니어 삼국유사 한 권이 내가 헷갈렸던 이야기들을 다 정리해주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처음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로 삼국의 시작을 알게되어 참 좋을 것 같다.

 

 

여섯고을의 촌이 모여있던 진한땅에는 갑자기 알이 나타나고 그 알에서 '혁거세'가 태어나 신라를 세웠다. 같은날 닭의 부리를 가지고 태어난 알영은 훗날 혁거세의 부인이 되어 신라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혁거세왕에 이어 남해왕이 신라를 다스릴 때 바다에 기이한 상자가 나타나고 그 상자에서 나온 아이가 나름의 재주로 집을 마련하니 그가 바로 '석탈해'이고 남해왕-노례왕 다음으로 '탈해왕'이 되었다.

황금상자에서 태어난 아이를 탈해왕이 태자로 삼고 이름을 '김알지'라고 붙여줬는데 알지는 왕위를 사양하고 그 후손 중 한 명인 미추가 왕위에 올랐다고 한다.


알과 상자...정말 요즘으로선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아이들은 너무나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리고 신라의 건국이야기는 박씨,석씨,김씨의 시조까지 등장한 셈이라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


 가야의 시작이었던 '김수로'의 탄생설화도 재미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보자기 상자 안에 알 6개가 있었고 가장 먼저 나온 아이가 '김수로', 나머지가 가야를 하나씩 세워서 총 6가야가 되었다.  김수로왕이 태어나기 전 사람들이 부른 노래가 바로 '구지가'였는데 이 책에서는 '구지가'라는 이름대신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밀지 않으면 구워서 먹을래'라고 노랫말만 나와있다. 

 

 

 

이후 삼국통일에 관한 이야기에 김유신과 김춘추, 문무왕과 신문왕이 등장한다.

경주에 가면 꼭 가보게 되는 감은사와 문무왕릉에 관한 내용도 실려있다.

신문왕이 만파식적 피리를 얻게된 내용이 있어서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만만파파식적'만큼은 꼭 현실에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등장인물이 워낙 초자연적인 탄생이야기를 갖고 있고 대부분이 알이나 상자인지라 처음 읽은 아이들은 헷갈리고 어려울 수 있다.

다양한 역사서와 이야기등을 계속 접하면서 중복이 된다면 재미만만 우리고전의 삼국유사가 좋은 밑바탕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본 포스팅은 책세상 & 맘수다 카페를 통해 업체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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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림도령 재미만만 우리고전 2
배종숙 그림, 이용포 글, 한국고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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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림도령>은  '강림'이라는 저승사자 이야기다. 

웅진주니어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 중 생소한 이야기였던 <강림도령>은 아이들한테는 무서운 존재로 보일 수도 있겠다. 

제주도의 '차사본풀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낸 이야기가 <강림도령> 이라고 표지에 소개되어 있다.

이야기를 다 읽고 표지를 다시 살펴보니 강림도령이 귀신들을 줄줄이 묶어 데려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강림은 원래 이승에 사는 차사 중의 한 명이었다.  김치고을 과양상이 부부의 세 쌍둥이 아들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밝혀달라는 청이 매일같이 들어오자 사또는 긴급점호를 해서 지각한 차사에게 저승에 다녀오라는 명을 내린다.  늦잠자다 지각한 '강림'이라는 차사가 사또의 명에 어쩔 수 없이 저승에 가서 염라왕을 데려오겠다 하였는데, 이승에 사는 사람이 저승에 다녀오려면 어차피 죽어야 하는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현명하고 정성이 지극한 강림의 아내가 부엌에서 떡을 지어 제를 지내고 강림을 저승길에 다녀오라고 챙겨준다.

저승길 가는 방법도 모르는데 아내에게 등 떠밀리듯이 나온 강림은 서럽기만 하다.


아이가 재미있어 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강림의 아내가 부엌의 조왕 할머니와 문전할아버지에게 떡을지어 제사를 올렸고, 이 두 신들은 강림이 길을 몰라 머뭇거릴때 나타나서 방법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강림은 억지로 저승을 찾아가는 길이지만 아내의 말대로, 때로는 조왕 할머니와 문전 할아버지의 말대로 떡을 나누어 먹으며 마음을 착하게 쓰는 부분이 있다.  사람은 죽어서도 마음을 곱게 먹어야 한다는 의미일까?

 

 

염라왕을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앞에 연못이 있는데 거기에는 이승에도 저승에도 못가는 원혼들이 강림을 위협한다.

다행스럽게도 귀신이 덜 무섭게 그려져서 페이지를 넘기기 수월했다.

저승길 찾아가는 으스스한 이야기라 <강림도령>은 고학년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삶과 죽음'을 이해하고 생각하려면 더욱 그렇다고 본다. 

아직 3학년인 큰 아이도 <강림도령>은 저승사자 이야기 정도로만 이해하면 좋겠다. 

사후세계가 어떤지 너무 몰입하다 보면 끝없는 상상에 빠져 너무 공포심을 갖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야기 초반에 나온 과양상이의 '억울함' 부분에서 강아지가 혀를 차는 그림이 나왔다.  그것은 과양상이의 억울함이 진실이 아님을 비꼬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강림도령이 저승에서 염라왕을 오게 하고 이승에서 사또앞에 과양상이가 자신의 자식들 죽음에 대해 억울함을 내비치니 염라왕은 오히려 과양상이에게 살인죄를 물어 능지처참을 하게 한다.  그리고 과양상이 부부는 각다귀와 모기가 되어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벌을 받았다. 

과양상이는 사실 재물에 눈이 멀어 3명의 중을 죽게 하였고 그 후 세 쌍둥이를 낳게 되는데 이들의 영혼이었던 것이다.  그림에는 꽤 귀엽게(?) 나왔지만 사실 사형중에서 가장 처참한 형벌 중 하나이다.

 

 

책 뒷표지 설명을 보면 <강림도령> 이야기는 '저승을 친숙하고 재미있게 그려서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 했던 옛날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라고 했다.

아직 이 책을 읽고 삶과 죽음에 대해 심오한 이야기를 나누긴 어려운 시기인 것 같고,

다만 이승에서 마음을 곱게 쓰고 죄를 짓지 않으면 저승에서 고생하지 않는 다는 정도의 교훈을 받았으면 좋겠다.

또 진짜 귀신이 있냐는 둥 영혼이 떠돌아 다니냐는 둥 혼자 무서워서 밤에 화장실도 못가겠다고 하지 않으면 좋겠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강림'이라는 이름이 우리가 흔히 쓰는 '00신 강림'이라는 말과 연관이 있을까?  저승에서 이승으로 '강림'했다라는 말을 쓰는데 강림도령 책을 읽으니 자연스레 그런 의문이 든다.

 

 

 

 

*본 포스팅은 책세상 & 맘수다 카페를 통해 업체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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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주부전 재미만만 우리고전 10
김해원 지음, 박해남 그림, 한국고전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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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자라' 라는 전래동화로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별주부전'을 아이가 읽은 김에 나도 다시 읽어보았다.

요즘 나오는 책들은 겉모습도 세련되게 느껴지고 글을 읽을 때 훨씬 재미가 느껴진다.

웅진주니어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의 10번째 책이 <별주부전>이다.

겉표지에 보여지는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왠지 모르게 신나 보이는 별주부의 모습, 물속에 오긴 왔으나 눈이 튀어나오고 볼이 터질 듯한 모습으로 숨을 꾹 참고 있는 토끼의 모습, 호위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갈치와 고등어 등이 보인다.


 


 

웅진주니어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는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등장인물 소개에 앞서 이야기의 흥미를 이끄는 부분이 책마다 펼쳐진다.

토끼 생김새를 몰라서 그림 한 장 들고 "토끼야 토끼야 산속의 토끼야"를 외치는 부분을 읽고 있으니 저절로 동요의 한 소절이 떠오른다.


 


 

등장인물 소개가 흥미롭다. '바다마다 용왕의 이름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별주부전은 '남해'의 이야기구나.  게다가 용왕이 병이 난 이유가 술판을 벌여 생긴 '술병'이었다니.

30년만에 처음 알게 되었다.

용궁 것들, 나이 많은 것들 이라는 묶음으로 소개된 부분은 이야기를 읽다보면 막 설전을 벌이는 부분들에서 이해가 된다.

바다에서 토끼의 간을 구할 신하를 뽑을 때 '용궁 것들'이 벌이는 언행은 겉과 속이 다르고,

육지에 올라가 동물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게된 별주부는 그게 포수가 들이닥쳐서 긴급 회의가 열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목숨이 달린 중대한 문제에 육지의 동물들은 서로 '어른'이라고 우기고 있으니, 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그저 답답하게 구는 '나이 많은 것들'로 묶이게 된다.


 


 

웅진주니어의 별주부전에서는 별주부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별주부의 뜻을 내가 잘 모르고 있었구나.

별 = 자라, 주부 = 벼슬 이름.

자라를 끓여 만든 보양식 이름이 '왕배탕'이라는 것도 처음알게 된 것 같다.

이 책에서 '왕배탕'이라는 낱말이  자주 나오는 편이다.
 


 

별주부전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다 세상의 신하들 중 '누가 뭍에 나가서 토끼의 간을 구해올까?'를 논하는 부분에서다.

다양한 어종의 바다 생물들이 저마다의 이유를 들어 '충신인듯' 하지만 결국 몸을 사려 '나는 못가오'로 말을 하고 있다. 바닷물고기가 뭍에서는 사람들의 식량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는 모습이 다른 입장에서 보면 그저 '죽음' 한가지인 것이다.

그리고 어찌어찌 별주부가 발탁되어 뭍으로 나갔을 때 가장 처음 만났던 우생원 (소)의 이야기도 동물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할 지 생각해 보게 된다.

살아있을 때는 일 부려먹고, 죽어서는 남김없이 뼈,가죽,살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을 동물의 입장에서 비꼬아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토끼와 별주부가 밀당을 하며 용궁에 데려가는 장면도 참 흥미롭다.

벼슬자리로 꾀어 용궁에 데려가는 별주부의 계략에 토끼가 넘어가고

용궁에 가서 용왕 앞에 간을 두고 왔다고 능청을 떠는 토끼의 순발력이 참 대단하다.

 


별주부전을 읽으면서 초등학생에겐 이 작품에서 무엇을 생각하게끔  해줘야 하나 나름 생각해 봤는데,

역시 해설지가 아니었다면 너무 1차원적인 생각만 갖고 있었구나 하고 창피할 정도다.

나는 별주부와 토끼의 성격에 대한 것, 그리고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이 인간 세상에서 겪는 고충 정도만 생각했다.

해설지에선 좀더 깊은 생각을 해보게 한다.

토끼의 간을 먹으라고 알려준 하늘의 지시는 정당한 건가 ---> 용왕 권력의 정당성

별주부의 거짓말과 충성심 --> 토끼는 간을 놓고 왔다고 거짓말 했지만 별주부 역시 바다에 가서 벼슬을 주겠다고 거짓말을 한다.  용왕에게 충성한 별주부지만, 죄없는 토끼를 죽이는 데에는 별 거리낌이 없는 상황이 과연 옳은지?

토끼의 이기적인 모습 --> 이해관계에 따라 변하는 정치적인 성격

등을 짚어보라고 나와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읽은 별주부전을 아이는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었지만 나는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할 거리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생각주머니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가이드가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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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전 재미만만 우리고전 5
김회경 지음, 김규택 그림, 한국고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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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전읽기에 재미들린 아이는 재미만만 우리고전 시리즈의 <옹고집전>이 재미있어서 여러번 읽었다.

'고집세다'라는 말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름이 고집이니 더 흥미를 갖게 한다.

작자미상인 한글소설이라는데 옹당마을의 옹고집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라니 음운도 맞아떨어지고 재미있는 설정이다.

 

 

평소 심술맞고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려왔던 옹고집은 자신의 집에 찾아온 시주승을 곤죽이 되도록 때려서 내쫓았다. 

그래서 그의 나쁜 행실을 고쳐주기 위해 스님은 허수아비를 옹고집의 분신으로 만들어 옹고집 집으로 보낸다. 

그때부터 진짜 옹고집과 가짜옹고집의 진실찾기가 시작되는데 진짜가 느끼는 답답함이 오히려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이 나게 한다.

가짜 옹고집이 진짜 행세를 하며 가족들도 깜빡 속게 만드니 진짜 옹고집이 점점 화가나서 어찌할 줄 모르는 부분이 아주 다양하다.   그런데 옹고집이 원체 포악하다 보니 시주승을 때릴 때도 그렇고 자신을 못알아보는 며느리를 패대기 치는 것도 그렇고 요즘 같으면 사회뉴스에 나올 아주 심각한 사건이다. 

내가 어릴 때 고전을 읽을 때에는 이런 잔인하고 폭력적인, 그리고 남을 무시하는 내용에 큰 자극보다는 '그러려니' 했던 것 같다.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하기도 했고 나의 입장이 어린 독자에서 책을 골라주는 엄마가 되어 보니 고전의 이런 내용들은 몇학년부터 괜찮을까 자문하게 된다.

 

 

 

초등학생 독자인 지금의 딸이나 과거의 나나 온갖 벌을 받고 죄를 뉘우치는 옹고집의 모습에 '그럼 그렇지'하고 안도하게 된다.

돈과 권력이 있다고 사람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행패부리는 나쁜 사람이 벌을 받으니 통쾌해서였을까?

앞서 묘사 되었던 잔인하고 폭력적인 부분의 잔상이 누그러진 느낌이다.

일단 옹고집의 그림이 상당히 귀엽게 그려져 있어서 거부감이 없다.

만약 아이가 책이 무섭다고 한다면 조선 시대 고전은 대부분 권선징악이기 때문에 악을 벌할 때에는 좀 무서운 묘사가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책 뒷표지와 별도의 해설지를 보니 인간 복제에 대한 주제를 던진다.

요즘같이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 충분히 생각해봄직한 철학적인 주제.  '나' vs '또 다른 나' 이다.

그러고 보니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렌 요한슨이 등장했던 2005년 개봉한 영화 '아일랜드'가 생각난다.

미래를 위해 자신을 복제 해 뒀는데 복제인간인 두 주인공의 고군분투 이야기.

오늘 소개한 '옹고집전'과 다른 듯 닮은 '복제인간 이야기'라서 그런가 보다.


재미만만 옹고집전을 읽은 덕에 '장자못 설화'도 알게 되었다.

옛날 사람들은 굳이 글로, 영상으로 남기진 못했어도 말을 통해 행동과 마음을 선하게 할 것을 강조했으니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21세기의 아이들에게도 고전읽기는 꼭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만만 우리고전은 초등학생들이 많이 읽어야 할 것 같다.

다만 일부 작품은 고학년부터 읽는게 좋을 것 같기 때문에 부모가 내용을 미리 알아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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