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 - 공황, 오늘도 죽다 살아난 사람들
김진관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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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이 TV에 나와서 공황장애를 겪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는 모습을 봤기에 공황장애라는 단어 자체는 익숙한 편이었어요

그러나 공황장애가 정확하게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공황장애가 겪는 사람에게는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이 책을 통해 공황장애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어요

이 책은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공황장애에 대해 구체적이고 쉽게 설명하여 쓴 책이예요.

일단 공황장애란 심한 불안 발작과 이에 동반되는 다양한 신체 증상들이 아무런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불안장애의 하나라고 해요.

공황발작은 심리적은 문제일 뿐 몸이 잘못되는 병은 아니라고 하네요. 진화를 통해 유전자에 새겨진 반사반응으로 전체 인구의 30%가 공황발작을 겪어봤다고 합니다. 과호흡, 답답함, 현기증, 쓰러질 것 같은 기분 등을 느끼게 하는 공황발작은 기껏해야 10분이면 괜찮아진다고 해요. 그러나 그 10분보다 무의식적으로 이유를 찾고 회피하게 되는 나머지시간이 더 고통스럽다고 하네요


이런 공황장애는 경계선 성격장애, 회피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 질병불안장애(건강염려증), 일반화된 불안장애, 주요우울장애, 지속성 우울장애, 사회불안장애, 특정 공포증, 강박장애 등과 겹쳐서 나타난다고 하네요.

그래서 공황장애만 치료할 것이 아니라 공황장애를 부추기는 다른 원인을 파악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공황장애는 잠깐 멈추고 쉬라는 경고이자 자신을 돌아보라는 권고다"


3부에서는 불안과 공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임상심리 전문가가 전하는 열네 개의 길잡이가 적혀있어요

공황장애는 결국은 무지에서 비롯되고 올바른 지식을 쌓게 되면 공황장애에서 벗어나는 열쇠가 된다고 해요.. 공황장애의 치유는 몰랐던 것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이해하고 납득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하네요.

공황장애를 겪고 나서 몰랐던 자신을 알게 되면서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고뇌와 시련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자신을 보살필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고 해요.

공황발작이 정말 심각한 병인 것처럼 생각했으나 열 명 중 세 명이 경험하는 일이고 호랑이인 줄 알았던 공황이 사실은 고양이였다는 거.. 잊지 말아야겠어요

그리고 '견디면 지나가고, 지나가면 열린다'는 말처럼 견디다보면 공황장애의 치료가 가능해지겠지요.


공황장애에 대해 막연히 무서운 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제 무지네요

공황장애는 병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라고 하니 좀 더 견디고 단단해지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공황장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도 저의 심리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백미터를 전력질주하고 나면 심장은 터질 것처럼 뛰고 거친 숨만 간신히 몰아쉰다. 죽을 것만 같지만 그렇다고 응급실에 가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공황도 마찬가지다.

공황은 '갑자기 나타나 날 덮치는 맹수'와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 느닷없이 일어나는 병이 전혀 아니다.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죽을 것 같은 극심한 공포를 경험하는데, 사실 이 모든 과정은 인지적인 생각의 흐름의 연장선이자 예기된 결과다. 극시한 공포를 선사하는 공황장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제대로 알고, 내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진짜 나를 마주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림자 뒤의

고양이에게 겁먹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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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리랑 1
정찬주 지음 / 다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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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 따뜻한 가슴들이 살고 있었네"

올해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0주년이 되는 해죠.

그 기념으로 광주민주항쟁 40주년 회심작이라는 이 책을 출간했다고 하네요.

이 처음 만났을 땐 화사한 표지에 책이 넘 이뻐서 좋았지만 막상 책을 여는 순간부터는 그 안에 담긴 아픔들로 인해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오히려 예쁜 표지가 더 애잔하게 느껴지고 마음을 아프게 했던 책이었네요.


사실 이 책은 5월 18일날 발행되었는데..이 책이 가진 무게를 알기에 쉽게 읽지 못하고 있다가 결국 한달이 지난 지금 겨우 읽게 되었네요

읽는 내내 먹먹하고 답답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알아야하는 이야기이기에 꾹꾹 눌러담으면서 읽었네요

"횃불이 별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말에 걸맞게 참 많은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가 등장해서 마음이 아프고 힘들기도 했어요.

이 책은 1980년 5월 14일부터 5월 27일까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14일간을 다룬 소설이예요. 14일간의 날짜별, 시간별로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다큐소설이예요. 단순한 소설이 아닐 실제 있었던 일을 다큐로 엮어놓은 책이라 더 현실감있게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이 책에 등장하는 학생, 교수, 식당 주방장, 요리사, 시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방직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등의 인물들은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실존인물들이고 최대 피해자인데 모두 실명으로 등장해서 이 소설이 가지는 실존성을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네요

1980년 5월 14일 40대 초반의 전남대 학생과장 서명원이 교정에서 봄날을 바라보는 장면과 학생들의 시위 장면으로 이 책이 시작되네요.

그리고 광주 곳곳에서 벌어지는 참상들이 적혀 있었어요. 광주 시내 어디에선가 진압봉에 맞아 죽고, 총에 죽고, 대검에 찔려 죽고 있는 참상들이 어찌나 잔인하고 마음 아프던지요.

책에 나오는 대로 폭도는 진짜 시위 청년, 학생들이 아니라 만행을 서슴치 않는 공수부대원들이었던 것이죠.


수산협동조합 앞에서 화장을 짙게 하고 웅성거리던 몇몇 여자가 '아리랑'을 불렀는데, 따라 부르는 이가 점점 불어나더니 장엄한 가락의 합창으로 변했다.노동청 방향과 금남로 쪽에 들어찬 학생과 시민 모두가 부르는 '아리랑'은 노을이 번진 핏빛 하늘에 한스러운 가사와 달리 도도하게 울려 퍼졌다(1권 p103)


공수부대원들에게 쫓기는 청년들을 직접 보나 분노가 치밀었다. 폭도는 시위청년, 학생들이 아니라 만행을 서슴치 않는 공수부대원들이었던 것이다.(1권 p281)

시민들은 구호를 외쳤고 학생들은 훌라송을 불렀다. 그러다가도 시민과 학생이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모아지면 아리랑을 목 놓아 합창했다. 아리랑은 날마다 거리의 분위기에 따라서 달라졌다, 민주화를 위한 평화집회때는 학생들이 열망의 아리랑을 불렀고, 공수부대의 만행이 극에 달했을 때는 시민들이 공포의 아리랑을 불렀다. 또 공수부대와 총격전을 치를 때는 시민군들이 분노의 아리랑을 불렀고, 공수부대의 총에 시민들이 희생당했을 때는 부모 형제들이 통곡의 아리랑을 불렀다. 그런가 하면 공수부대를 물리쳤을 때는 시민 모두가 감격의 아리랑을 불렀고, 도청을 탈환했을 때는 해방의 아리랑을 불렀으며, 계엄군이 다시 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탄식의 아리랑을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민들은 도청 광장에 다시 모여 부활의 아리랑을 부를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2권 p268)


책임은 자기 자신이 지는 거다. 니는 여그 광주를 정확하게 전해야 한다. 우리덜이 빨갱이가 아니었다고 서울로 올라가서 전해주라. 그라믄 내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인께.(2권 p271)


비스듬히 누운 아침 햇살은 무심코 아름다울 뿐 그에게 위안 따위는 아니었다. 사방에서 공포와 울분, 부끄러움과 슬픔이 밑도 끝도 없이 밀려왔다. 끝내 총을 들지 못한 자신이 비겁하고 서럽고 수치스러웠다.(2권 p362)

이 책을 읽는 내내 참...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휘몰아쳤어요

광주시민들이 공수부대원들에게 당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고, 어쩜 저럴 수 있을까 화도 나고..'내가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다면 나는 과연 저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그리고 행동하지 못한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가 가더라구요.

비록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지는 못했지만 절대 그 사건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었어요.

40년이 지났고 앞으로도 또 시간이 지나가겠지만..그래도 언제까지나 잊지 말고 기억해줘야 할 사람들의 이야기..횃불이 별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광주 아리랑>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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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 90년대생이 말하는 90년대생 이야기
이묵돌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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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재미있었던 책..<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제목이 넘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궁금했고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표지부터 시선을 끌더라구요. 마카롱 위에 앉아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라니...

사실 저는 80년대생이지만 90년대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할 때도 있었어요

전에 <90년생이 온다>라는 책도 있었는데 그 책과 달리 진짜 90년대생 작가가 쓴 90년대생 이야기라고 하니 더 흥미롭더라구요

 

뒷표지의 말처럼 90년대생을 빼고 90년대생 이야기를 하는 것도 웃긴 것 같아요.

90년대생이 말하는 90년대생의 이야기는 어떤지 더 궁금해졌네요.

 

 

이 책은 몇 가지 소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 소주제만 봐도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 프롤로그_저도 잘 모르겠어요. 왜 90년대에 태어났는지
● 베이비붐도 아니고 저출산도 아니지만
● 당신들의 희망은 우리였지만, 우리의 희망은 당신들이죠
●  티끌 모아 태산인데 마카롱이나 사 먹는 이유
●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니… 이제 와 이러기 있습니까?
● 외로워도 슬퍼도 울 수 없는 ‘캔디증후군’
●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공부만 하라 했으면서
● 우리는 부모님의 '부캐'가 아니에요

● 1년도 못 버티는 ‘습관성 퇴사 증후군’이라
● 우리에게 ‘말 걸지 않는 택시’가 필요한 이유는
● 당신을 꼰대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 결국에는 우리도 꼰대가 되어간다
● 남녀갈등? 사이좋게 지낼 기회가 있기는 했나
● 어째서 섹스를 섹스라 부르지 못하고
● 불공평해도 공평하다는 거짓말은 하지 말았어야죠
● 이미 정해진 주인공들의 사회
● 게임이나 아이돌 아니면 유튜브밖에 없어서
● 미안해요, 세상에 미워할 사람이 부모님뿐이라서
● 지나간 세월을 돌려드릴 순 없어요. 그래도
● 태어난 게 잘못이 될 순 없는 거니까
● 작가의 말

 

 

 

티끌모아 태산인데 마카롱이나 사먹는 이유라는 소주제에서는 90년대생이 어째서 어떤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상황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고, 미움받기 싫어서, 무시당하는게 두려워서 발버둥치는 나날의 연속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당섭취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고 마카롱은 예쁘게 생겨서 SNS에 올린 사진은 지우지 않은 이상 계속 남아있다고 얘기해요.

우리는 그런 식이다. 고작해야 마카롱쯤 되는 고급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혹은 있었다는 것에서 퍽 대단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 게 우리의 밋밋하고 추레한 삶에 아주 작은 특별함이나마 부여해주는 것 같아서. 어쩌면 우리가 그 조그만 달달함 한 조각을 위해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말이다.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니...이제와 이러기 있습니까? 라는 주제를 읽다보니 솔직히 제가 봐도 어이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학창시절에는 일단 지금은 공부하고 나중에 대학가서 하고 싶은 거 하라는 말을 많이 들으면서 자랐을테니 얼마나 어이없을까요...대학은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게 아이들의 선택일리는 없을 것 같아요.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공부만 하라 했으면서 라는 주제에서는 좀 더 씁쓸했어요.

학창시절에 다른 건 신경쓰지 말고 공부만 잘해라 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막상 대학에 가고 나서는 '공부만 할 줄 알았지 도통 할 줄 아는 게 없는 세대' 라는 말을 듣게 되는 현실이 참 씁쓸하더라구요. 정말 중요한 건 살아감에 있어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상식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에 정말 공감하게 되네요

 

 

 

태어난 게 잘못이 될 순 없는 거니까 라는 주제에서는 학교앞에서 병아리를 사왔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죽어버린 이야기가 나와요.

외할머니는 애초에 나약하게 태어난 네 잘못이라고 했지만, 절대 그럴 리 없다고. 그래. 슬플 일일지언정 잘못은 아니다. 그런 네가, 우리가 태어난 게 잘못이 될 순 없는 거니까.

 

 

 

작가는 이 책에서 90년대생이 겪어가고 있는 현실을 담담히 이야기 하고 있어요. 전혀 어려운 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현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인데 자꾸만 되돌아보게 되는 그런 책이었어요.

이 책은 90년대생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지금 현실의 이야기이기에 마냥 웃으면서 읽을 수는 없었어요. 저도 이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고 어쩌만 더한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르니까 남얘기라고 웃어 넘길 수 만은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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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심용희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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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궁금했던 책이예요. 저도 전에는 반려동물로 깜순이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키웠었는데 깜순이가 죽고 나서 제가 너무 힘들어서 다시 반려동물을 키우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펫로스란 반려동물이 죽고 난 후 겪는 상실감과 우울감을 말한다고 해요. 슬픔, 미안함, 안타까움, 그리고 죄책감, 박탈감 등을 느끼는 거겠죠. 생각해보면 저도 심하지는 않지만 한동안 그런 느낌을 겪었던 것 같아요.


저자인 심용희 수의사는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동물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마지막순간을 함께 했다고 해요. 또한 저자 본인도 반려동물을 키웠고 그러다가 펫로스를 겪기도 했다고 하네요.

책 뒷표지에 '너의 시간이 너무 빨라서 나는 쫓아갈 수가 없구나' 라고 적힌 글귀를 보는 순간 울컥했어요. 저 문장이 너무 와닿더라구요. 사실 반려동물들이 우리보다 짧은 삶을 살아가기에 어쩔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다가기를 바라게 되지요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반려동물들을 보내면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요. 사랑하는 존재가 떠나간 자리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휘몰아치는데 그러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별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한다고 해요. 그 시간을 보는 동안 다양한 감정의 변화가 찾아올텐데 이건 반려동물을 사랑했던 마음이 치유되는 과정 중의 하나라고 말하고 있어요.


펫로스를 겪는 사람들은 떠나간 반려동물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서 라고 말하는데 저자는 같이 오래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서로 얼마나 행복한 순간들을 나누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죽음과 죽음 이후에 찾아오는 감정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각 감정들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그 감정을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서야 비로서 감정의 치유가 된다고 하네요. 그러니 충분히 애도하는 기간을 가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죽음은 삶의 마지막이 아니라 삶의 과정 중 하나. 우리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 들이 듯, 죽음을 피해야만 하는 것이라 삶을 완성시키는 하나의 조각으로 생각해주세요.(p95)"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도 울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반려동물과의 이별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함께 살던 깜순이가 생각났고, 그래서 어떤 마음인지 알기에 더 많이 울컥했던 것 같아요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주곤 하지만 이렇게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감정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책은 처음인 것 같아요


새로운 반려동물을 키우는 걸 거부한다는 것은 펫로스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저는 이제 괜찮은 것 같아요. 강아지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라게와 물고기를 키우고 있거든요. 나중에 또 펫로스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책 덕분에 처음보다는 그 시기를 더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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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무명 지음 / 율도국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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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하다보면 가끔 '404 NOT FOUND'라는 메시지가 뜨곤 하는데 그 메시지가 생각나게 하는 제목의 책이었어요. 게다가 필명 또한 무명이라고 하고..

뭔가 제목부터 비밀이 많은 것 같은 책이어서 궁금했어요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떠나는 세 남녀의 실존적 로맨스 라는 부제가 있는 책이라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졌네요

사업에 실패하고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노아는 교회에서 자신과 비슷하게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 안나를 만나게 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랑하게 되네요

그런데 노아가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일이 바빠져서 멀리 떨어져 있게 되면서 자주 만나지 못하게 되었어요. 레즈비언인 수지를 직원으로 고용하게 되어 오히려 수지와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고 안나는 자꾸 소홀히 대하게 되네요

평소 불면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던 안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안나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노아도 결국 자신의 이름을 버리게 되네요


"이름이 있다는 건, 존재한다는 거잖아. 그냥 존재하는 게 아니라. 소중하고 귀하게 존재한다는 거. 별 거 아닌 것에는 이름도 안 붙여주잖아. 소중하니까 이름 붙였지"


제목에서도 보여주듯이 작가는 이름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필명도 오히려 무명이라고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이름이라는 게 단순히 불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인생 자체를 이야기 하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해요..작품 속에서 노아가 자신의 이름을 버리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어찌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이야기였던 것 같아요..일때문에 소홀해진 연인의 이야기는 소설에 자주 등장하니까요. 전 솔직히 노아도 수지도 마음에 안 들었고 홀로 힘들게 아파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린 안나가 넘 안타까웠어요. 노아의 일에 많은 도움을 줬는데 정작 안나가 필요할 땐 옆에 없어준 노아가 너무 밉더라구요.


안나가 했던 말 중에 생각나는게 "지금의 행복이 쌓여서 미래가 있고 꿈이 있는 거 아닌가····" 라는 말이었어요. 솔직히 노아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일을 하는 건 알겠지만 그 일 때문에 지금 현재 안나와의 행복을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네요.



이 책 소개글에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떠나는 세 남녀의 실존적 로맨스라고 했는데..결국 안나도 노아도 자신의 이름을 찾지는 못했네요. 대신 새로운 우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는 노아와 수지의 모습을 끝으로 이 소설이 끝이 나는 걸로 보아 노아와 수지는 자신의 이름을 찾을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로 인해 안나가 더 불쌍해지는 결말이었던 것 같아서솔직히 제 마음에 드는 결말은 아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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