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티베트 - 차마고도에서 시짱자치구까지 역사문화 인문여행
이영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도서출판 미다스북스로부터 도서 지워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티베트, 티베트 <이영철>

작가 이영철은 세상의 수많은 길을 걸으며 만난 사람과 자연과 문화에 대하여
기록한다.
이 한 권의 책으로 티베트의 역사, 문화, 지리,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이 책은 2개의 파트로 구성되며 1부 동티베트 차마고도와 2부 서티베트 시짱자치구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작가가 여행하면서 만난 티베트 사람들의 모습과 척박하기 그지없는 환경, 과연 이런 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은 곳에서 만난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을 향한 존경의 마음까지 생기게 된다고 한다.
흔히 오지에서의 삶은 그 자체로 고달플 텐데도 여행에서 만난 티베트 사람들의
얼굴은 어떻게 저런 표정이 나올까 싶게 편안하고 순수하고 해 맑은 모습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우리들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마음의
평안이 부럽기도 하다.
영국 작가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샹그릴라라는 가상의 지명 도시인데 동티베트의 윈난성 중덴을 샹그릴라로 개명하여 해외 많은 관광객이 몰려
중국 정부의 영리한 계산은 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상업적은 물든 샹그릴라의 실제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한다.
각 여행지가 소개될 때 마 다 함께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지나온 역사 이야기
함께 소개되어 있어 책을 읽어 나갈수록 중국의 역사 공부까지도 저절로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간다.
티베트인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야크와 동행하는 삶, 그리고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 그리고 그들의 장례 문화는 나에게 조금 충격적이었다.
천장이라는 방식은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라고 한다.
영화 쿤둔에서 티베트인들의 장례 문화가 적나라하게 그려진다고 하니 작가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몇 권의 책들과, 또 몇 편의 영화들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이런 세세한 소개들이 이 책이 일반 여행 서적과 다른 점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중간중간 저자가 직접 촬영한 200여 장에 가까운 사진들을 보면 실제로 티베트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기도 하고, 와 이런 곳이 있구나하고 감탄을 하게 되는 사진들도 꽤 있다.
원조 티베트 인들인 장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제는 많은 곳이 중국의 차지가
되어 이주 온 한족들에 의해 관광지스럽게 변해가는 티베트의 모습이 아쉽기도 하다.
티베트의 장족들이 자기 땅에서 야금야금 밀려나 아메리칸 인디언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참 중국이라는 나라가 넓기도 하고 그 방대한 역사를 티베트인들의 삶과 잘 연결되어 설명되어 있음이 가히 티베트에 관한 백과사전을 한 권 읽은 것 같은 만족감을 준다.
우리가 접해보지 못한 삶의 모습을 살아 내고 있는 티베트인들의 삶의 여정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된다.
하늘과 제일 가까운 곳에 사는 티베트인들의 생생한 삶이 궁금하다면 이 여름휴가를 대신해 이 책을 펼쳐 들고 높디높은 티벳, 티베트로 떠나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통의 하루
미즈모토 사키노 지음, 크루 편집부 옮김 / 크루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보통의 하루 <미즈모토 사키노>

※ 본 리뷰는 도서 출판 크루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먼저 이 책의 작가인 미즈모토 사키노씨는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부드러운 색감의 일러스트로 표현하여 책, 광고, 잡지, 등의 작업을 한다.
어느 날 밤 작가는 SNS에 일기 모집 공고를 띄우고, 두 가지의 조건을 내건다.
첫째는, 반드시 손으로 쓸 것,
두 번째는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쓸 것.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보통의 하루가 그림일기로 태어나 우리 앞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그림 에세이로 탄생하였다.
우리도 어릴 적 방학이면 방학 책과 함께 '그림일기'라는 숙제는 빠지지 않고
들어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림 실력이 제로였던 내게는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고학년이 되어 글로만 써내는 일기가 훨씬 편하게 느껴졌지만,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인 일기를 매일 다르게 표현하기란 몹시 부담스럽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이 책에서 만난 '그림일기'는 잔잔하고 편안했으며
별거 아닌 보통의 하루가 매우 다르게 전해지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다.
작가가 의뢰받아 작업했던 일러스트들도 앞부분에 소개되어 있는데, 나도 매일 ;
저렇게 살아가는데 한 번도 그 일상들이 아름답다거나 평온한 행복이라고 느껴보지 못했는데 일러스트로 만난 일상들은 꽤 멋지고 사랑스러웠다.
나도 그런 보통의 날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나의 그저 그런 하루들도 멋진 날로
표현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글로도 위로를 받지만, 그림만으로도 상당히 큰 울림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의뢰받은 일기들과 작가 본인의 일상들의 이야기도 잔잔한 행복으로 다가왔다.

★ 마음에 남았던 일기를 소개해 본다.
- 여름방학 일기
어릴 적 여름방학이 되면 꼭 탐구생활이나 그림일기 숙제가 나왔다.
바다에 놀러가거나
축제에 가지 않고서야
특별히 일기에 쓸 말도 없어서
개학 전날에 대충 '별일없었다.' 라고 써서 제출하곤 했다.
어른이 된 지금, 그 '별일 없었던' 날들을 떠올리며 다시 그림일기를 그려본다.


별거 없는 하루
별일 없었던 하루
지루한 것 같은 일상
그런 날들도 모두 별거 아닌 날들이 아닌 그저 보통의 우리들의 하루다.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서 추억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우리의 역사가 되기도 한다.
날마다 같은 일을 해도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면 분명 우리는 날마다똑같은 일상을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매일이 똑같아, 지루해,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림일기를 적어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겠다.
가족들을 위해 장을 본 일도, 밑반찬을 만들어 둔 일도, 뽀송하게 잘 마른 수건을 접는 일도, 모두 뿌듯하고 행복한 보통의 나의 하루로 추억이 되고 또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보통의 하루가 쌓여 책이 되기도, 드라마가 되기도 한다는
자부심을 가져 보자.
어느 날 그 일기를 들여다보면 보통의 하루가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가 되어주는 날이 있을 거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야
효니 지음 / 부크럼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리뷰는 도서 출판 부크럼으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오늘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야 <효니>

효니, 작가는 동물과 자연을 좋아해서, 동물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예쁘게 책에 담았다.
동물들과 함께 친구처럼 계절별로 하루하루 살아가며 느끼는 소중한 감정들을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 그림들과 함께 간결하지만, 마음을 톡톡 건드려 주는
글귀들이 지친 마음들을 보듬어주며 별거 아닌 하루들도 빛나는 반짝이는 하루로
마감할 수 있게 해주는 매력적인 책이다.
책 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위뢰가 되는 사랑스러운 그림들은 언제 어디서나
두고두고 펼쳐 보고 싶은, 특별히 힘든 하루를 보낸 날에 포근한 잠자리에서 펼쳐 보면
스르르 단잠에 빠져들게 만들어 줄 그런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 계절별로 마음을 건드려주는 글귀들도 남겨본다.

_오늘도 나답게 살았으니까 <봄>
"올봄에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벚꽃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마음을 건네 봐.
너의 마음에도 예쁜 봄이 피어날 거야."

_오늘도 마음껏 웃었으니까 <여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모든 걸 잘하려 애쓰다 보면 오히려 더 자주 넘어지게
되니까. 오늘의 실수도, 어제의 고민도 애써 붙들지 말고 그냥 가볍게 흘려보내자.
지금 이 순간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걸 잊지 않으면 돼."

_오늘도 무너지지 않았으니까 <가을>
"화려한 선물 같은 날이 아니어도 괜찮아. 우리가 다 같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함께 둘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멋진 파티가 되는 거니까."

_오늘도 작은 기쁨은 있었으니까 <겨울>
"힘든 순간마다 건네받은 다정한 말 한마디와 조용한 응원은 작은 용기가 되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긴 시간을 무사히 지나오게 만든 든든한 힘이 되었어."


살아가면서 매 순간, 날마다 행복한 날들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화려한 선물 같은 날이 아니어도, 오늘 하루 무탈했다면,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다면,
힘든 날이었지만 보람도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다.
주저앉고 싶은 날에 누군가의 따듯한 말 한마디, 슬며시 건네는 커피 한 잔에도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커다란 힘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내가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로 누군가가 위로받고 오늘을 좋은 날로 기억하고
언젠가 내가 힘든 날에 따듯한 차 한 잔이 되어 내게 돌아 올 수 있다면 이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우리에겐 지루하지 않게 다행히,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이 있다.
봄이면 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초록이 무성하다, 가을이면 낙엽이 낭만을
선물해 주고, 겨울이면 또 눈이라는 특별한 설렘이 우리에게 주어진다.
우리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그렇게 주어지는 아름다운 날들이 있으니
그저 소소하게 오늘을 살고 작은 것에 기뻐하며, 괜찮은 하루였다고 만족할 줄 아는
그런 우리가 되자고 이 책이 말하는 것 같다.

"오늘 하루, 정말 수고 많았어
내일도 분명 오늘처럼 괜찮을 거야."    -수고했어! 오늘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텍스티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  <백승연>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는 편지 가게 글월의 그 두 번째 이야기이다.
1편인 편지 가게 글월을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에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도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받아서 들었다.
역시나 끝까지 실망하게 하지 않는 몽글몽글하고 다정하고 마음이 따스워지는
그런 소설이다.
굳이 1편을 읽지 않고도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를 읽어 나가는 데 부족함이 없는 점도 이 소설의 큰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실제로 편지 가게 글월은 연희동과 성수동에 실존하고 있는 가게인 점에서도
매우 흥미롭기도 하고, 편지와 펜팔이라는 소재도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작가의 글이 다정하고 따듯해서 위로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말들, 얼굴을 보고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마음 한구석의
이야기를 적어두면 누군가에게 나의 편지가 전해지고 그 속에서 이어지는 인연들의 이야기도 소중하고 아름답다.
요즘 같은 시대에 편지와 펜팔이 뭐 그리 대단하겠냐 만은, 누군가를 생각하며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마음을 담아 눌러 적은 편지는 전해지든, 전해지지 못하든 그것에
상관없이 잔잔한 추억 여행을 떠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으로 효영과 영광을 응원하게 되었다.

이 소설 속에는 간직하고 필사하고 싶을 만큼 곱고 다정하고 따스운 글들이 많아서
내 마음을 건드려주던 그 글귀들도 소개해 보고 가려 한다.

- "인연이면 안 불러도 오고, 인연이 아니면 목 놓아 울어도 안와."
  "엄마가 살아보니까, 그냥 그렇더라고."

- "전 특히 편지에 '추신'이 있다는 게 좋아요. 마침표를 찍고 나서도 할 말이  남은
    사람에게 주는 기회가 있잖아요? 그래서 편지가 무척이나 관용적인 매체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 "나이를 먹는다는 건 무언가를 더 잘하게 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걸 더 잘 견디게
   된다는 뜻 인 것 같아."

-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했지만, 뒤 돌아보면 수백 가지 꽃이 피고 지는
  정원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 이 모든 만남과 헤어짐이 낱장씩 쌓여가는 한 사람의 일상이고 인생이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여야 한다는 집착은 오늘을 바라보는 눈을 흐리게 만들었다. 계절을
  만끽하고, 손을 뻗으면 닿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건네야 했다. 시간이
  지나도 오늘을 후회하지 않고 추억할 수 있도록.

- "편지를 쓰는 내내 그 사람을 떠올리고, 그 사람과 했던 시간을 추억하고,
    그럴 때 보면…."편지는 마치 과거를 소중하게 포장한 선물 같아요."

*PS
한 참 소녀 감성이 충만하던 시절 일기를 쓰고 예쁜 편지지를 모아 두고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편지지를 고르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라디오 방송국에 좋아하던 DJ의 프로그램에 예쁜 엽서를 보내며 설레던 그런
고운 기억들도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아날로그였던 그 시절이
한없이 정겹고 그리워지기도 한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추억이 된다.
아주 오랜만에 단정한 편지지를 앞에 두고 좋은 기억으로 남은 사람에게든, 할 말을 다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든, 생각하면 미안하고 가슴이 아파지는 사람에게든,
그때는 그랬다고 편지로 마음을 전해보고 싶게 만드는 소설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
이 책을 그대들에게 소개해 본다.
마음이 솜사탕이 된 것처럼 몽글몽글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 지음 / 담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

*본 리뷰는 도서출판담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사랑이 부족하지는 않게 자란 딸 소영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그들 가족의 이야기가 담백하고 솔직하게 담겨있다.

아버지 갑천 씨의 짧지만, 굵직한 인생 이야기는 그 시절 모든 아버지의 삶의
무게들이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갑천 씨는 중학생이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하였고 평생 화물트럭 운전을 하며
일 년에 딱 두 번, 설날과 추석날만 쉬어가며 일했으나 46세라는 젊은 나이에 뇌종양 판정을 받고 5개월의 투병 끝에 끝내 가족들과 이별하게 되었다.

엄마 혜옥 씨는 여상을 졸업하고 경리로 일하다가 갑천 씨를 만나 결혼을 하고 두
자녀를 낳아 기르고 그 시절의 대부분의 엄마처럼 현모양처의 삶을 잘 살아내고
계신다.
듬직하고 정 많은 남편을 일찍 떠나보내고 가장으로서의 삶도 무던하게 잘 살아내는
책을 좋아하는 소녀다운 혜옥 씨의 모습이 좋다.
33평 집 장만을 하고 대출금도 다 갚고 이제 살만하다 싶을 때 남편은 떠났다.
참…. 인생은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맞다. 살만하면…. 더 큰 어려움이 닥쳐오는 게
인생인 건가…. 어차피 허무한 게 인생인 건가 싶기도 하다.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 혜옥 씨의 마음.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딸 소영 씨의 마음.
그 두 마음이 간간이 나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혜옥 씨와 소영 씨에겐 소중한 친구가 있다.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는 사이.
나의 연약한 부분을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관계.
모처럼 만나 근황을 나누다가 옛 추억을 소환하고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며 맺는 시간.
혼자 애쓰다가 지치지 않도록 같이 노력하는 인연.
천천히 자연스럽게 함께 나이 들고픈 무해한 우정."
이런 친구들이 내게도 있어서 다행이다.

아직은 엄마 혜옥 씨가 건강하게 옆에 계셔서 그것만으로도 나는 아주 부러웠다.
"엄마 혜옥 씨는 잘 걷는 사람이었다. 어린 엄마는 십리 길을 걸어 학교를 오갔다.
젊은 엄마는 차비를 아끼려 걸어 다녔다. 중년의 엄마는 산을 오르내렸다.
노년의 엄마는 배낭에 반찬통을 담고 차로 10분 거리의 딸 집을 걸어서 오고갔다."
특히 노년의 엄마 모습이 나는 한없이 부러워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엄마와 독서 모임을 하고 교환 일기를 쓰고, 또 편지를 주고받고 하는 부분은 참 흐뭇하면서도 한없이 부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매년 가을에 마로니에 공원에서 여성들의 글쓰기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벌써 마흔 번이 넘는 행사라는데 서울에 살면서 나도 이 행사를,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잔잔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소박하고 단단한 사랑이 담겨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하기도 하고, 나의 부모님 생각에 쓸쓸해지기도 했다.

"아무리 지워도 끝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오랫동안 마주할 수도 있는 말로 할 수도 없었던 시절을 이제 글로 쓴다.
더는 소리 내 울지 않는다. 눈물을 꾹 참고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다.
마침내 쓰고 만다."
이런 마음으로 작가가 글을 쓰기 시작했단다.
왠지 그 마음을 너무 알 것 같아서 나도 또 슬프더라.

"시간이 흐른다고 덮어놓고 옅어지는 슬픔은 없다.
슬픔을 넘어 아쉬움, 후회, 회한이 버무려진 그리움이 경련처럼 인다.'

나 또한 이런 마음으로 지워지지 않는 그리운 엄마가 있다.
우리 엄마도 배낭에 반찬통 담아 씩씩하게 나에게로 걸어 오는 꿈을 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