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본 리뷰는 도서출판담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사랑이 부족하지는 않게 자란 딸 소영의 아버지와 어머니그리고 그들 가족의 이야기가 담백하고 솔직하게 담겨있다.아버지 갑천 씨의 짧지만, 굵직한 인생 이야기는 그 시절 모든 아버지의 삶의무게들이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갑천 씨는 중학생이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하였고 평생 화물트럭 운전을 하며일 년에 딱 두 번, 설날과 추석날만 쉬어가며 일했으나 46세라는 젊은 나이에 뇌종양 판정을 받고 5개월의 투병 끝에 끝내 가족들과 이별하게 되었다.엄마 혜옥 씨는 여상을 졸업하고 경리로 일하다가 갑천 씨를 만나 결혼을 하고 두자녀를 낳아 기르고 그 시절의 대부분의 엄마처럼 현모양처의 삶을 잘 살아내고계신다.듬직하고 정 많은 남편을 일찍 떠나보내고 가장으로서의 삶도 무던하게 잘 살아내는책을 좋아하는 소녀다운 혜옥 씨의 모습이 좋다.33평 집 장만을 하고 대출금도 다 갚고 이제 살만하다 싶을 때 남편은 떠났다.참…. 인생은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맞다. 살만하면…. 더 큰 어려움이 닥쳐오는 게인생인 건가…. 어차피 허무한 게 인생인 건가 싶기도 하다.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 혜옥 씨의 마음.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딸 소영 씨의 마음.그 두 마음이 간간이 나의 눈물샘을 자극했다.혜옥 씨와 소영 씨에겐 소중한 친구가 있다."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는 사이.나의 연약한 부분을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관계.모처럼 만나 근황을 나누다가 옛 추억을 소환하고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하기로 하며 맺는 시간.혼자 애쓰다가 지치지 않도록 같이 노력하는 인연.천천히 자연스럽게 함께 나이 들고픈 무해한 우정."이런 친구들이 내게도 있어서 다행이다.아직은 엄마 혜옥 씨가 건강하게 옆에 계셔서 그것만으로도 나는 아주 부러웠다."엄마 혜옥 씨는 잘 걷는 사람이었다. 어린 엄마는 십리 길을 걸어 학교를 오갔다.젊은 엄마는 차비를 아끼려 걸어 다녔다. 중년의 엄마는 산을 오르내렸다.노년의 엄마는 배낭에 반찬통을 담고 차로 10분 거리의 딸 집을 걸어서 오고갔다."특히 노년의 엄마 모습이 나는 한없이 부러워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엄마와 독서 모임을 하고 교환 일기를 쓰고, 또 편지를 주고받고 하는 부분은 참 흐뭇하면서도 한없이 부러운 부분이기도 하다.그리고 매년 가을에 마로니에 공원에서 여성들의 글쓰기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벌써 마흔 번이 넘는 행사라는데 서울에 살면서 나도 이 행사를,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잔잔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소박하고 단단한 사랑이 담겨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몽글몽글하기도 하고, 나의 부모님 생각에 쓸쓸해지기도 했다."아무리 지워도 끝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오랫동안 마주할 수도 있는 말로 할 수도 없었던 시절을 이제 글로 쓴다.더는 소리 내 울지 않는다. 눈물을 꾹 참고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다.마침내 쓰고 만다."이런 마음으로 작가가 글을 쓰기 시작했단다.왠지 그 마음을 너무 알 것 같아서 나도 또 슬프더라."시간이 흐른다고 덮어놓고 옅어지는 슬픔은 없다.슬픔을 넘어 아쉬움, 후회, 회한이 버무려진 그리움이 경련처럼 인다.'나 또한 이런 마음으로 지워지지 않는 그리운 엄마가 있다.우리 엄마도 배낭에 반찬통 담아 씩씩하게 나에게로 걸어 오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