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어서 아름다울 뿐
서승신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리뷰는 도서 출판 메이킹북스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꽃이어서 아름다울 뿐  <서승신>

해원 서승신 -충남 논산 출생
시인의 소개가 참 간단명료하다.
이 시집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산골의 일상과 농부의 부지런함과 사계절의 풍경들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진다.
시인의 시들 속에는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친구 같은 아내와 정답게 살아가는
일상의 풍경들 그리고 손자 손녀를 향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한 시들에서 시인의 고운 마음과 정서들이 잘 전해진다.
봅,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살아내며 느끼고 살아내는 삶의 이야기들 또한
우리네 인생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표현해 주는 글감이 좋다.
화려한 기교 없이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담백하게 쓰여서 우리의 마음에 곱게 자리하게 만든다.

-시인의 고운 심성이 드러나는 시 한 편을 소개해 본다.

* 꽃을 보는 마음

꽃은 꽃이어서 아름다울 뿐
의미를 붙이지 마라
보아서 즐거우면 그만이지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꽃잎이 떨어지며
물 위에 수많은 동그라미 그려내지만
아래 더 깊은 곳은 고요하다

한 걸음 옆으로 비켜서서
생각이 가는 길을 지켜본다

아래로 아래로
아주 깊은 곳으로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나선다

시집을 다 읽어 내려가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산골 마을 어딘가로 같이 사계절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친근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시집 한 권으로도 하늘과 바람과 꽃과 눈, 그리고 별과
낙엽과 그리움과 짙은 사랑을
만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에게 끝까지 다정하기로 했다 - 돌봄과 상실, 부모의 나이듦에 관하여
폴커 키츠 지음, 윤진희 옮김 / 김영사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리뷰는 도서 출판 김영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당신에게 끝까지 다정하기로 했다
<폴커키츠>

작가 폴커 키츠는 퀼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뉴욕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심리 에세이스트이다
그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당신에게 끝까지 다정하기로 했다>라는 책을 쓰기로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점점 기억이 흐려지는 아버지를 돌보며
느끼는 감정들을 들여다보며 심리학을 전공한 학자답게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들을
여러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잘 표현해 준다.
작가에게 글쓰기란 잘 대처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즉 아버지를 올바르게 대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고 표현했다.
치매 아버지를 돌보면서 치매를 생각할 때 아버지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누군가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나 그런 일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날 때 자기
자신에게도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배우자가 먼저 사망하고 남은 한 사람이 치매에 걸린다면 그 돌봄의 몫은 오롯이
자식에게 돌아간다.
작가의 아버지도 두 아들의 돌봄을 받게 되었고, 버티고 버티다 요양원에 가게 된다.
그 두 아들은 차마 요양원을 요양원이라 부르지 못하고 레지던스라 부르게 된다.
치매는 완치할 수 없는 진행성 질병이다.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만, 그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끝내는 그렇게 사랑했던 가족들도
알아보지 못하고 돌봄이라는 어려운 숙제는 자식들의 몫이 되고야 마는 게 현실이다.
저자는 작가라는 특성상 아버지를 돌보기에 조금은 수월한 환경이기도 했고
가까이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진정 최선이었는지는 자신하지 못한다.
작가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여서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더욱 길게 남는다.
부모가 자식을 돌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여겨지는데 돌봄만 받아오던 자식들이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제 온 세계적으로 치매라는 질병은 한 가정에서 끝낼 수 없는 문제라고 여겨 사회적으로 많은 지원들과 혜택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양원에
부모를 맡긴다는 죄책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부분도 다루어져 있어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그야말로 사전에 많이 생각해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또 실감하게
되었다.

본문 중에
"어머니와의 마지막 포옹에서, 그것이 마지막인지 몰랐고
어머니와의 마지막 다툼에서, 그것이 마지막인지 몰랐고
어머니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그것이 마지막인지 몰랐다."
라는 부분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마지막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 처연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작가의 아버지도 베를린에 도착한 지 445일째 되는 날에, 아버지에 관해
오직 과거형으로만 쓸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고 장례를 치르고 아버지의 집에서 아버지의 흔적과 시간을 돌아보던 중에 수없이 많이 적어 둔 메모들을 만나게 된다.
아버지는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활동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은 착각이었으며, 홀아비로 지내던 18년의 세월이 한없이 외로웠다는 것을
아버지가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그 메모들을 잠깐 소개하자면
-크리스마스트리를 멋지게 장식했다. 아내가 이 트리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혼자고, 너희는 그렇지 않다.
-아내가 많이 그립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즐거워하는 자리에서 나는 슬퍼할 수가 없다. 그것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뿐이다.
-내가 우리 모임에서 첫 번째로 홀아비가 되었다.
혼자가 된 이후 자식들이 있어도 외로움은 그저 아버지 혼자의 몫이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우리는 누가 돌봐주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해보기도
한다.
우리는 서로 친구 놀이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공감하는 사람을 적어도 한 명은 곁에 두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고통받을 때 함께 고통을 느끼고 우리를 위해 애쓰는 사람.
어쩌면 우리 삶의 과제이자 노후 대비는 그런 존재를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녀, 파트너, 이웃, 또는 이름조차 모르는 낯선 사람 등, 그 존재가 어떤 관계에 있는 사람이든 상관없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존재가 미래에는 인간이 아닌 로봇일 수도 있다고.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나에겐 아직 파트너도, 두 자녀도 있지만 그들 외에 나와 친구 놀이를 기꺼이 해 줄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하며 머릿속으로 떠올려보게 되었다.
글쎄…. 열 손가락을 채우기도 힘들 거라는 생각에 나의 노후가 쓸쓸하게 다가왔다.
지혜롭고 귀여운 할머니로 살다가 고요하고 평안하게 눈을 감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나에게 끝까지 다정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내게 던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앵글 속에 비친 자화상
이광상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리뷰는 도서출판 메이킹북스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앵글 속에 비친 자화상 <이광상>

작가 이광상은 용인에서 농부로 살면서 농심을 바탕으로 사진 찍기, 글쓰기로
여가할동을 하면서 써두었던 시들과 사진들을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책에 수록된 시들과 사진들로 전시회를 열어도 멋진 작품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24여 편에 가까운 시들이 때론 일기처럼, 또 때론 인생 선배의 조언처럼
따듯하게 다가온다.
고희를 맞이해 무언가 남겨두고 싶은 마음을 담아 출간을 결심했다고 한다.

시인이자 사진 동호인으로 활동하면서 렌즈 속에 담긴 사진들과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일기 쓰듯 시로 적어 인생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의 답답한 시간 그리고 자작나무 숲에서의 고요한 이야기들
자연 속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꽃들의 이야기를 낭만적이면서도 풍경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게 하는 시들이 마음을 다독거리기도 설레게 하기도 한다.
사시사철 계절의 이야기도 세월의 흐름과 나이 들어감의 이야기도 마음에 살포시
내려앉는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전해준다.
사진과 시 구절의 조화로움이 읽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더 해준다.
한 권의 책으로 두 가지의 만족스러움을 전해주는 시집이다.

240여 편의 시들 중에, 마음에 울림이 전해지던 두 편의 시를 소개해 보려 한다.

♥ 꽃 그대 <이광상>
속내를 숨기기 위해 시를 쓴다.
수필이나 소설은 숨기기가 쉽지 않다.
시작에는 은유와 비유가 있어서 좋다.
그 속에서 함축미를 찾는 건 읽는 자의 몫이다.
어떤 때는 나도 모르는 글귀로 위장하고
싶을 때도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치 내 마음 나도 모르는 몰골!
사랑도 모르고, 우정도 없이 위장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입니까?

-시를 쓰는 솔직한 마음들이 그대로 전해져서 공감을 주었던 시 중에 한 편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위장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같은 시였다.

♥부자유친
뭣이든 붙잡고 일어서고자 할 때 당신은
기둥이었고,
설익은 청춘의 강을 건너갈 때 당신은 장벽이었습니다.
불원간 세상이 내게로 다가와 옛이야기
들려줄 때, 나는 짙푸른 그늘을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기둥이여 장벽이었던 거목이 병상에 누우니,
그늘도 그림자가 되어 사위려 합니다.
쇠사슬같이 단단한 인연도 흐르는 물 따라,
부는 바람처럼 연결고리 붙잡고 아파합니다.

-백수를 살다 가신 아버지가 병상에 누우셨을 때 아버지를 추억하며 써 내려가신
한 편의 시
아버지의 사랑과 이별이 다가옴을 아파했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잠시 마음이 먹먹해졌던 시였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날들을 카메라의 앵글 속에 담고 그 순간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때로는 은유와 비유를 섞어 시로 탄생시키고 끝내는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고, 독자들의 가슴에 작은 일렁임과 순간순간의 희로애락을 선사해 준다.
아비지와의 추억 그리고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이어지는 사랑의 글들, 벗들과의 시간이 담담하게 때론 아련하게 잘 표현된 아름다운 인생 시집을 소개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서평을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이 나를 멈추게 한다면
장성남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리뷰는 도서출판 클북으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기억이 나를 멈추게 한다면 <장성남>

작가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아프고, 고달팠던 기억들뿐이었다.
남아선호 사상이 짙은 집의 딸로 태어나 가난과 함께 세상 앞에 나서야 했고,
부모에게 받았던 마음의 상처들로 부모가 되어서도 제대로 된 부모 노릇을 못 한다는
자책감에 빠져들어 살아갔다.
사춘기의 자녀를 키우며 불안과 안정 사이를 오가며 줄타기하던 때
어린 시절 기억쓰기 세미나를 만나게 되어 자신이 겪은 어린 시절의 사건들을
기억해서 써보고 재해석해 가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 중에 조금씩 삶의 변화를 느끼게 되고 그 변화됨을 글로 남겨 책으로 엮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기억쓰기는 오랜 세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참아왔던 일들 떠올리며
써 내려가다 보면 아득한 기억의 숲에는 아픔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치유되어 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아픈 기억만 있다고 생각한 그 기억 속에는 부모님보다 더 큰 사랑을 주셨던 큰어머니와, 선생님들이 계셨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작가는 기억쓰기를 통해 행복한 기억을 캐내는 기쁨을 얻었고 그 기쁨은 보석을 찾는 것보다 반짝반짝 빛났다고 표현했다.

기억 속의 열 네 살 자신을 만나 이렇게 다독인다.
"성남아, 마음껏 울어. 많이 아팠지. 가난은 죄가 아니야.
 여자로 태어난 것도 잘못이 아니야. 세상의 절반인 여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니
 너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야."라고 
 어린 시절 기억쓰기를 통해 삶의 갈등과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확인 하고 변화된 삶의 평안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사명감까지 얻게 되어 책 쓰기를   멈출 수 없다고 한다.

마음의 풍경을 바꾸는 셀프 테라피를 이렇게 실천했다고도 한다.
"좋아하는 음악과 간식이나 차를 준비하고 원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마음에 드는   카페 구석 자리도 좋다는 말이 생각났다.
 내게 가장 편안한 시간은 어릴 때부터 가족이 모두 잠든 밤이었다.
 어린 시절 단칸방에서 그 시간이면 무엇이든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어린 시절 기억을 써 내려갔다."

작가는 또 어린 시절 기억쓰기를 적용하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는 어린 시절 기억을 쓰고 난 다음 분석하면서 그 당시 형성된 가치관을 발견하고 현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찾는 방법이었다. 과거에서 현재로 옮겨오는 방법이다.
둘째는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사건을 분석하면서 연관된 어린 시절 이야기를 찾는
방법이었다. 현재 삶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치관의 뿌리를 찾아 거꾸로 어린 시절 이야기를 더듬어 가는 방법이다."

어린 시절 기억쓰기를 통해 작가는 새로운 인생의 씨앗을 심었다고 한다.
사람은 저마다의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아픈 기억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 기억 속에 갇혀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게 되고 나만의 잣대로만 세상을 보게 되는
자신을 변화시켜 보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하기도 싫은 그 기억속으로 들어가
차곡차곡 글로 풀어가다 보면 나쁘기만 했던 기억 속에서도 아름다웠던 기억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과거와 화해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도 그런 과거의 시간들과 기억들이 분명 존재하고 아직도 아파하고, 과거의
그들과 또 나와 화해하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아직도 또렷이 가슴에 남은 그 기억의 순간들을 나의 입장과
그들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런 기억들과, 그 속의 나와도 마주하고 먼저 손을 내어주자.

"기억의 숲에는 어린 시절이 숨어있다.
 기억이 당신을 멈추게 한다면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신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완벽한 무인도
박해수 지음, 영서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나의 완벽한 무인도 < 박해수>

※ 본 리뷰는 도서 출판 창비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작가 박해수는 이 소설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8년 전 수도권의 한 도시를 떠나 강원도 어느 바닷가 마을에 짐을 풀고 살아가면서 매일 같이 바다를 걸으면서 무인도에 대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시의 사회생활 속에서 인간관계에 지치고 힘들어하던 지안이 무작정 차를 몰고
도문항에 도착하게 되면서 그곳에서 만난 여자 선장인 현주 언니를 만나게 되고
언니의 배를 타며 지내다가 근처에 무인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람에 지쳐서 사람이 만나는 게 힘들어 무인도에 살아보겠다는 쉽지 않은 결심을 하게 되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무인도에서 삶은 녹록지 않지만, 그곳에서 나는 것들로 삼시세끼를 해결하고 살아가면서 봄을 지나 여름을 맞고, 섬에서 태풍이 얼마나 무섭고 힘이 센지도 알게
되고 가을을 지나고 겨울 맞을 준비를 하면서 펼쳐지는 무인도의 삶이 삽화들과 함께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그저 자급자족으로 욕심내지 않고 먹을 만큼만
바다에서 구하고 텃밭에서 얻어낸 재료들로 삼시세끼를 차리고 해결해 나가는지 안의 모습이 지혜롭기도 하다.
무인도에서 홀로 지내면서 고독은 아무 소리가 없는 상태라고 생각했지만,
지내다 보니 고독의 소리는 모래들이 사각거리는 소리, 꼬마물떼새가 내는 소리, 쉼 없이 치는 파도 소리다. 결국은 삶이란 수많은 소음 속에서 사는 것이라고 깨닫기도 한다.
밥을 먹고 매일매일 채집하고 수확한 일지를 적어보기도 하고, 섬을 둘러보러 소풍
가듯 가지고 있는 재료들로 김밥을 말기도 하고, 낚시도 물질도 텃밭도 일구며
자신만의 무인도를 만들어간다.
어느 날은 밤바다에 들어가, 밤바다 속이 이렇게 아름다웠다고 감탄하기도 하고,
혼자 지내며 몸이 아플 때는 와락 눈물을 쏟기도 한다.
그렇게 섬 생활에서 지안의 가장 큰 깨달음은 "자긍심"이다.
내 손으로 이 일을 다 이뤄내고 무인도에서도 잘 살아내고, 그런 자신에게 긍지를 느낄 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도 힘든 일이 종종있겠지만 당당히 헤쳐나가기로 한다.

삶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때때로 자주 지치게 한다.
그럴 때 흔하게 어디로 훌쩍 떠나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지금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들을 버리고 떠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만 할 뿐 다시 주저앉아 버리곤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 볼 용기가 때론 우리에게 필요하기도 하다.
현실에서 놓고 떠나기 힘든 우리에게 지친 일상에 쉼표를 찍고 잠시 떠난 신비스러운
무인도의 이야기만으로도 얼마간의 대리 만족을 할 수 있는 소설
'나의 완벽한 무인도'를 만나 나도 잠시 섬 여행을 떠나보았다.
휴가철인 이 여름 '나의 완벽한 무인도'라는 소설책과 함께 잠시 일상을 멈추고
혼자만의 세상을 만들어보는 이 계절이 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