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래 체인지! 라임 어린이 문학 26
신은경 지음, 유설화 그림 / 라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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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가 내가 아니고 싶은 날이 있다. 누군가와 싸웠을 때, 아플 때,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말이다. 진우에게 그런 날은 치과에 가야 하는 날. 그런데 우연히 잡은 바퀴벌레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게 강아지 토리와 진우 몸이 바뀐다. 진우가 바꿔달라고 했느냐고? 절대 그럴리가 없다. 전학 와서 친구가 없는 진우는 토리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토리를 사람으로 만들고 나니 우주의 질서 중 개 자리가 하나 없어지면서 그 자리에 진우가...

어찌 보면 동화나 영화에서는 너무 흔한 소재가 몸이 바뀌는 것이다. 어디선가 들은 말이 있다.

진부한 소재는 없다. 진부한 표현만 있을 뿐. 소재는 낯익지만 원래대로 돌아오는 과정과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 주인공, 그러나 결국은 돌아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너무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친구 사귀는 것이다. 자기 좋을 대로 하면서도 친구가 그걸 이해해주기 바라는데, 그런 친구들에게 권해주면 좋겠다.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는 인간이고 그 다음은 개라는 책 속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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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융합 프로젝트 수업과 학습공동체 이야기 - 미래핵심역량을 키워주는
솔밭중학교 학습공동체 지음, 미래교육공감연구소 감수 / 테크빌교육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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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드라마를 보면 수술해야 하는 한 환자를 경우를 두고 여러 과 의사들이 모인다. 수술을 해야 하니 외과의사, 내부 장기를 다루니 내과의사, 마취를 해야 하니 마취과의사, 방사선과 의사 등. 이들이 모여서 하는 일은 한 사람을 살리는 행위이다. 너무 비약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교육도 사람을 살리는(?)일이다. 학생이 잘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 그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보면 말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너무나도 분절되어 있다. 초등교육은 그나마 담임교사가 많은 수업을 한다. 하지만, 이 때도 교과를 통합해서 수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더 힘든 형편일 것이다.

 책 서두에 나오지만 이렇게 학생들을 위해 교사들이 교과융합 수업을 하기 위해서 혹은 학생들 교육의 발전적인 방향 모색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모여요."라는 말이다. 학교라는 집단은 자기 수업, 자기 반을 벗어나서 모이는 경우가 드물다.

 만나야 한다. 만나서 수다를 떨더라도 만나다 보면 발전적 방안이 모색된다. 어찌보면 이 책은 교과융합 수업의 방법을 이야기하기보다 만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수업 사례 중 나는 공정무역에 대한 수업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초등교사인 나는 국어, 사회, 수학, 실과, 미술을 통합하여 회사를 설립하고 이익을 낸 후 그 이익을 사회에 어떻게 환원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같은 학년 선생님들과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국어과의 경우 공정무역에 대한 글쓰기를 중심으로 했는데, 글쓰기 전에 아이들이 쉬운 내용이지만 동화를 우선 읽는 활동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황선미가 쓴 [신 나게 자유롭게 뻥]이란 동화는 축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아이와 축구공을 만드는 노동에 시달리는 네팔 아이가 나온다. 글을 쓰는 행위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 읽거나 듣기가 아닐까 한다. 마지막에 공정무역 카페가 열리는 것은 노동교육과도 연관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수업을 하고 나면 눈에 보이는 성과를 원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아이들 마음 속에 잠재될 철학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프로젝트수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과간 협력이 어려운 중학교에서 이런 일을 이루어낸 것 자체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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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솜씨 좋은 꼬마 공학자 유진 생각을 더하는 그림책
안느 빌스도르프 지음, 김수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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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가득 블록과 놀잇감, 공구로 어지럽혀놓고 뭔가 만들고 있는 아이에게

"치우면서 좀 놀아!"

라고 했더니 아이의 말이 걸작이었다.

"노는데 어떻게 치워?"

맞다. 치우면서, 정리하면서 놀라는 말은 말 자체가 잘못되었다. 불가능한 일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공구를 만지거나 뭔가 만들려고 하면 위험하다, 지저분하다며 말리곤한다. 그러면서 아이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다고 한탄을 한다.

유진은 동생을 데리고 멀리 보이는 섬에 가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짜내고 실행에 옮긴다. 우리는 실패가 두려워,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아이에게 뭔가 시도해보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아이들에게 전동드릴 다루는 법을 알려주고 목공 수업을 한 적이 있다. 평소 수업에는 별로 관심이 없던 아이가 그 시간에는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며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봤다. 아이의 재능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 교육은 한 가지, 인지적인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꼬마 공학자 유진이 가보지 않은 섬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된 것은 엉뚱하지만 자기 생각을 실행에 옮긴 실천력 덕분이다. 아이가 무언가 하려고 할 때 막기 보다는 응원해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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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10번 타자 웅진책마을 95
문은아 지음, 정현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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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은 낯설었다. 하지만, 이전에 낸 책 [이름 도둑]을 보고 "아! 이분이 작가였어?"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전작이 너무 좋아 이번 작품도 기대를 갖고 책장을 열었다.

1회초부터 시작되는 야구 이야기? 야구경기를 보는 아이들 이야기를 어찌 풀어갈지 궁금해졌다. 첫번째 에피소드를 읽고 이어지는 에피소드에 다른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며 '아! 일종의 옵니버스 같은 식이구나.'생각했다.

다른 운동경기도 마찬가지지만 야구는 특히 공격과 수비를 할 때 팬으로서의 마음은 엇갈린다. 우리 편이 공격일 땐 잘 쳤으면 좋겠고, 스트라이크 존도 좁았으면 싶다. 그러다가 우리편이 수비일 때는 상대편이 뜬공을 많이 쳐서 얼른 쓰리아웃이 되었으면 한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남의 것이 커보이는 삶.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의 삶과 내 삶을 자꾸만 비교하게 되는 모습. 하지만, 그러다가 결국은 자신의 삶은 놓치고 남의 삶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 책은 자기 삶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야구는 9회지만 10회까지 이어지는 에피소드에서 야구장 안의 삶 뿐만 아니라 야구장 밖의 삶에까지 시선을 돌리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책 읽는 속도가 상당히 느린데 아침시간 순식간에 읽었다. 짧은 에피소드 10개가 적당히 연결되어 있고, 읽고 나서 에피소드별로 나오는 인물들이 살아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전작 [이름 도둑]이 무겁고 슬픈 이야기였다면 이번 동화는 안타가 많이 나오는 재미있는 야구 경기를 본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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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콧구멍 큰곰자리 31
김유 지음, 김유대 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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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동화에는 엄마는 적극적인 인물로 나온다. 아이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극성이거나 때론 아주 좋은 엄마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빠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 동화집은 신선하다.

새아빠, 게으른 아빠, 별로 내세울 것 없는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다.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려면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이 부분에서 아빠의 무관심? 의문이 든다. 그럼 아빠는 아이를 바라보는 방관자여야 한다는 말인가? 안타까웠다. 아빠도 얼마든지 적극적인 육아에 참여할 권리가 있고, 그리 하여야 한다.

 

세상에서 보는 눈으로는 별 볼일 없고 부자도 아닌 아빠. 하지만, 아이에게는 참 좋은 아빠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이 동화에 등장하는 아빠는 아이에게 무언가 하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방임이 될 수도 있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같이 해주는 아빠, 얼마나 멋진가?

 

때로는 살짝 눈감고 넘어가면 아이와 잘 지낼 수 있으며, 아이도 제 할이를 잘 하는 능력은 스스로 키울 수 있다.

회사일에 바쁜 아빠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때로는 "짜장면 곱배기!"를 크게 외치고 아이와 함께 얼굴 가득 검정색 춘장을 묻히고 웃는 모습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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