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생전에 악행을 한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옮기는 불수레
미야베 미유키...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히가시노 게이고..용의자 X 의 헌신을 읽고 나서 그동안 익숙했던 서양 중심의 추리소설과 판이한 느낌을 받았다. 일본의 만화나 사무라이들이 등장하는 소설은 엽기스러움이 넘쳐나는데 그런 분위기는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이게 추리소설의 범주에 넣어야 하는가 의문이 들 정도로 깔끔하고 담백하다. 화차 역시 일반 소설과 미스테리의 적절한 배합이 읽는 내내 독자를 편하게 헤주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긴장과 클라이맥스는 없지만 시종일관 왜? 라는 물음표를 끝까지 놓지 않게 하는 작가의 짜임새 있는 구성과 여럿의 서평에도 언급되었듯이 등장인물에 대한 애처러운 연민의 시선이 마지막 문장까지도 이어져갔다. 사회적 문제를 다룬 소설이라기에 딱딱한 내용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우유에 적신 카스테라를 넘기는 것처럼 부드러운 흐름으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시키는 작가의 능력이 또한 돋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할 때는 다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 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이제는 버릴 때가 된 것 같다. 베스트 셀러의 목록중에 다양한 일본 서적들이 높은 랭킹을 고수하는 것도 눈여겨 볼 일 이다.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도 있는 사회 시스템의 모순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삶이 무너져버린 한 여자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 스토리..비난만 하기에는 참으로 안쓰러운 그런 이야기다.
분명 읽을 때는 가벼웠으나 책을 덮으면서는 웬지 머리에 묵직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있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