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 - 권력의 늪에 빠진 실패한 혁명가 아이세움 역사 인물 14
브렌다 하우겐 지음, 류한수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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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세움 역사인물 시리즈 중에서 '히틀러'에 이어 읽게 된 책 '스탈린'은 아이들 책 중에선 보기 힘든 인물을 다루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책을 읽으며, 소련의 독재자 정도로 알려져 있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권력을 잡게 되는 과정, 그리고 권력 유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는가를 소련의 흥망성쇠의 역사와 함께 배울 수 있다.

스탈린은 어린 시절도 행복하게 보내진 못했지만, 그의 가정 역시 평안하지 못했다. 스탈린에게 안정을 찾게 해주었던 첫 번째 부인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어, 그 스스로가 인간에 대한 마지막 온정도 부인과 함께 죽어버렸다는 표현까지 남길 정도였다. 비서였던 둘째 부인은 타살인지 자살인지 모를 죽음을 맞았고, 첫째 아들 야코프는 전쟁 중에 죽었다. 야코프가 적에게 붙잡혔단 소식에 이미 내 아들이 아니라며 포로 교환 제의에도 응낙하지 않아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게 되었으니, 아버지로서의 정을 발휘할 기회가 그의 인생에는 주어지지 않은 셈이다. 둘째 아들은 알콜 중독자가 되었고, 딸은 스탈린이 싫어하는 유대인과 결혼하여 왕래하며 살지도 못하였다.

같은 독재자인 히틀러에게 호감을 가졌던 스탈린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맺은 불가침 조약을 깨고 히틀러가 침공하자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어 한동안 의기소침했지만, 결국 승리하여 독일의 패망에 가속도를 붙인다. 이후 1953년 병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반대세력에 대한 숙청은 지속되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역사책을 다시 쓰면서까지 후세에 평화주의자로 보이고 싶어했던 양면성을 지녔다. 스탈린이 더 오래 살았다면 소련 내에서 또한번의 대규모 유대인 숙청이 이루어졌으리란 역사학자의 시각도 있으니, 유대인으로서는 그의 죽음이 또한번의 무고한 생명들의 죽음을 막아준 셈이다.

그는 역사에 존귀하게 남길 원했지만, 소련이 붕괴되면서 그의 동상들은 철거되고 사후에 그가 벌인 행동들이 낱낱이 알려지며 독재자의 낙인을 찍히고 만다.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어 저자의 이름을 봤더니 '히틀러'의 저자와 동일인물인 브렌다 하우겐이다. 신문기자로 활동하다가 작가가 되었다는 브렌다 하우겐은 많은 어린이책을 쓴 경험 때문인지 딱딱한 이야기인데도 부드럽게 읽을 수 있도록 써주었다.

또하나의 좋은 점은 이 책의 역자이신 류한수님이 뒤에 있는 '역사 마주보기' 코너에서 역사를 한쪽의 시각에서만 보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준다는 거다. 근대화가 빨랐던 유럽 사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소련의 힘을 키우기 위해 5개년 계획을 시행하면서 경제 발전 하나는 이루어낸 점, 그리하여 민주주의보다 당장 급한 빵을 원했던 소련 국민들에게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 언급되었다. 결국 1991년에 소련이 붕괴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정도의 길을 걸은 순차적인 발전이 아니었기에, 불안했던 기반이 무너진 것이라 볼 수 있다.

20세기를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1917년부터 소련이 무너진 1991년으로 막을 내린 시대로 평가한다는 역사학자들의 시각이 의미깊게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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