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시대의 변화를 말하는 책이거나, 자기개발서의 일종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참으로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재미도 있고 느낌도 있는 책을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속한 직장에서 계속되는 변화의 요구를 받으며, 변화에 예민하고 준비하고 반응하는 사람들, 너무나 힘겨워하며 뒷걸음치는 사람들, 그러려니 하고 본인과는 관계없다며 시큰둥한 사람들… 참으로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잘 변화할 수 있을까를 개인적으로도 참 많이 고민했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어우러져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지 나름 깊게 생각했다 믿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되었다.



변화는 무엇인가. 내가 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매우 깊고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어느 조직에서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부분은 본인이 보다 편안하기 위해서- 타인의 변화를 그리고 속한 집단의 변화를 추구한다. 때로 바램을 이루기도 하고 때로 타인의 바램대로 변화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그러한 과정을 거부하다가 조직을 나서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조직의 변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사실 뭔가 해답을 기대하기도 했었지만) 이 책은 변화를 보다 유연히 받아들이고 변화에 대해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것이 참으로 매력적이다. 특히 로베르 뱅상 줄의 실험은 참으로 흥미로웠고 그 외에도 다양한 예문과 사례들을 통해 변화에 대처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재미나게 읽었던 파트는 경영자, 딜레마와의 싸움(203p)이었다. 양가적 입장을 모두 충분히 고려하여 ‘중용’을 이루는 리더가 과연 존재할까? 그런 리더가 있는 조직이라면 발전적인 변화를 효율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을까? 마치 철인정치가 이 시대의 대안이라 말하는 사람의 상상을 공유한 듯한 기분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그다지 해답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머릿속에 엄청난 양의 물음표를 그려두었다. 그러나 그러한 물음표들이 오히려 내가 진일보했다는 증명이라는 생각에 책을 다 읽은 지금 왠지 뿌듯하고 보다 나은 변화를 주도해가는 사람이 될 수 있을 듯한 자신감을 가져본다.

 

변화의 시대속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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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사랑한 한국 - 외국인 전문가 10인이 한국을 말하다
필립 라스킨 외 지음 / 파이카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G20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렸다. 감사하게도 1시간 늦은 출근에 감사하기도 했고, 갑작스런 거리청소 동원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어쨌건 G20이 한국에서 이루어졌다. 많지 않은 외국친구들의 눈동자 속에 그리고 떠들썩하게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의 눈동자 속에 한국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책을 보기 전부터 많은 궁금함을 가지고 책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책은 국가브랜딩, 음식, 대중문화, 전통음악, 경제, 언어, 소비자, 문학, 사람, 사회라는 10가지 테마를 가지고 한국을 사랑하는 혹은 한국에 관심이 있다는 외국인들이 그들의 전문분야의 견지에서 한국을 바라본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국가브랜딩과 언어 두 가지 테마에서의 이야기는 참 많은 공감과 반성을 하며 읽게 한 테마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일까. 필립 라스킨은 한국의 정신을 구성하는 주요 세 가지 요소로 역동성, 유대감, 성취욕을 말했다. 참으로 수긍이 가는 장면이다. 누구나 끄덕일 수 있는 한국의 갖은 특성들이 특별한 매력으로 외국 관광객을 손쉽게 매료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인이 보게 되는 것은 한국의 이도저도 아닌 모습일 때가 많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좀 더 전통미가 있는 나라,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좀 더 기술이 발전한 나라라는 표어는 당연히 호소력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26p-

 

지금 이대로도 잘 살고 있는 한국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를 브랜드화 하고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보다 우리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며 계속해서 책장을 넘겼다. 사실 대중문화와 전통음악은 글쓴이와 조금 다른 생각들이 있어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았다. (역시나 폐쇄적인 한국인인지 모르겠지만.) 음식, 언어에 있어서는 어찌 보면 우리나라로서 가장 자랑스러워해야하는 분야가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매우 몰입해서 읽었다. 국가브랭딩에서 다루어졌듯이 이도저도 아닌 한국음식으로 인해 오히려 한국음식의 마케팅이 실패했는지도 모른다는 평에 참으로 공감이 되었고 유네스코의 문화재로서 타국의 언어로 채택된 한글의 우수성에는 스스로 뿌듯뿌듯해하며 책을 보았다.

 

참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고 늘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그런 나라에서 욕도 나오고 답답하기도 한 정치, 사회, 문화를 보며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때로는 술안주 삼아 구시렁거리고 두둥 울리는 북소리로 목청껏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나 시청 앞을 가득 메웠던 촛불을 보며 왠지 가슴 뻐근한 자긍심도 느껴보았다. 그게 정답이라는 생각이다. 모두가 사랑할 수는 없는 한국일 것이다. 나조차 그러하니. 하지만 최소한 내 나라가 어떠한 모습으로 서 있는지 나의 친구들은 내 나라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 그리고 보다 분명히 내 나라를 때로는 아끼고 때로는 원망하며 살찌워가는 것. 그게 내가 사랑할 한국이라 생각해 보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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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식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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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은 꼭 아파야만 하는 것일까. 순수했던 소망과 공상을 깨뜨리고 현실을 마주대하고 나면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책을 다 읽은 후 계속 이런 생각에 다소 우울해 졌다.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알기에 가족 같은 개를 직접 잡아야 했던 시우. 또래 관계에서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기 위해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아야 했던 슬기.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던 오리를 사람으로 인해 잃게 된 예분. 소중한 때까우를 지키려는 할머니와 마을사람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필분. 사회적 이슈가 아닌 가족의 생계로 광우병 파동을 바라보는 오연. 다섯 명의 청소년들을 보며 때로 내 모습을 투영하고 그간 만났던 청소년들을 투영하며 한껏 이야기에 취했던 시간을 보냈다.

 

어릴 적에 집에서 키우던 개를 개장수에게 팔고-그 녀석이 왜 그랬는지 할머니를 물었기 때문이라고 기억하지만- 며칠 이내에 집에서 보신탕을 저녁거리로 준비된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이었는데 참으로 서럽게 울었다. 그런데 지금은 애완견을 기르면서도 약이 되는 음식이라며 거리낌 없이 보신탕을 먹는 내 모습이 왠지 징그럽게 느껴졌다. 내가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그저 합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수용하게 된 것일까? 해피-개장수에게 팔았던 개-는 이런 나를 보며 끄덕여 줄 수 있을까?

 

가끔씩 고양이한테 쫓겨 한두 마리가 계곡으로 날아가면 나머지 오리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찾아 나섰다. 그 의리에 나는 감동했다. 사람들도 오리처럼 왕따를 시키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무척 부러워했다. 나는 오리를 키우면서 더 이상 신경정신과에 가지 않았고, 새로운 학교에서도 그럭저럭 적응을 하였다. - 107P ‘암탉’ 중-

 

다섯 편 중 두 편이 오리와 관련한 이야기이다. 문득 오리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 뜨고 보이는 세상을 각인하고, 세상을 전부로 인정하고, 전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오리보다. 그런 오리를 부러워하고 아끼고 지켜주고 싶어 하는 사람보다. 순간순간 시대와 세상이 요구하는 것에 부응하는 사람이 더 어른인 것일까?

 

작가는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것이 성장이라는 표현을 했다. 빵장수야곱이라는 책에서는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중한 것을 잃어 더 크고 좋은 것을 얻는 것이 성장인 것일까? 과연 소중한 것보다 더 크고 좋은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단순히 성장하는 청소년기의 정체감 형성만을 말하는 것 같지 않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가 성장을 하며 잃어가는 소중한 것들을 되새겨 끌어안게 하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하는 어른들의 행태를 되짚어 보길 주문한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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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수학 ㅣ 살림청소년 융합형 수학 과학 총서 30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전선영 옮김 / 살림Math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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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정말이지 젬병이었다. 중학교까지는 그럭저럭 재미를 느꼈었는데, 재미가 없어지니 실력이 제자리였는지 실력이 제자리여서 재미가 없게 된 건지. 친구들에게 늘 “미분적분 잘 안다고 살림을 잘 하겠냐, 돈을 잘 모으겠냐.” 하며 자기항변을 늘어놓곤 했었다. 그러던 내게 그 무시무시한 수학이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다는 이 책은 참으로 궁금하고 혹시 내가 잘 못 생각한 게 아닐까라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생활 속 암호체계, 내비게이션, 천문학, 디지털, 황금비, 단위, 속도, 수.. 이런 것들 속에 있는 수학을 말하는 책. 분명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첫 장을 다 보기도 전에 날아가 버렸다. 간만에 보는 삼각함수를 보자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정말 수학을 못하나 보다) 개인적으로 역치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고는 어려웠다. 내용은 이해가 되는데 수학적 용어와 계산식을 보면 한참을 들여다봐야 대충 더듬더듬 끄덕일 수 있었으니까.

 

수학이 일상생활 안에 얼마나 깊숙이 있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곳곳에 수학이 산재해 있다는 것에는 깊게 끄덕일 수 있다. 그러나 수학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데에는 - 최소한 나에게는 - 실패했다고 말하고 싶다. 흔한 자기개발서보다 과학 서적이 스스로의 발전에 도움 될 것이라는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큰 맘 먹고 본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자괴감만 더 커진듯하여 다소 슬프다. 어느 정도의 스키마(과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석이라도 한 번 휘 훑어보고 나서)를 가지고 접한 다면 보다 편안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을까?

 

작가의 폭넓은 정보와 깊은 수학적 지식이 워낙 광대하여 수용할 능력이 부족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일반적인 수학적 사고와 구체적인 수치가 공존하는 내용은 심히 부담스러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수학의 참다운 재미와 실용성을 발견했다면 아무래도 다음 번 서점을 가면 정석을 사야하지 않을까라는 우울한 상상을 해보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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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과 마흔 사이 - 30대에 이루지 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70가지
오구라 히로시 지음, 박혜령 옮김 / 토네이도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나름 타이밍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세상의 많은 것들의 가치가 절대적이기보다 상대적인 것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겠다. 아무리 귀한 것 값진 것이라 해도 스스로 필요하다 생각되기 전까지는 그 가치가 진가를 발휘 못하듯 말이다. 평소에 나는 자기계발서적을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좋은 말 값진 말 삶에 영양을 주는 말들로 가득가득하지만 왠지 부담스럽고 간질간질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일 수도. 그럼에도 이 책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그것은 우선 너무나 적절한 타이밍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동안 서른이 되기 전에 해야 할 일에 대한 책들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한국인이라면 한번 쯤 노래방에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르며 씁쓸함을 느낀 적 있지 않겠는가. 30대가 된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은 예상하거나 준비한 이상이었고 스스로 무용지물이 된듯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나 요즈음은 바쁜 일상에 스스로를 돌보지 못해 와서 더더욱 이 책의 제목부터가 나를 매료시켰다.

 

나는 서른과 마흔 사이에 살고 있다. 저자는 삼십대야 말로 자신의 가치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시기라 독려하고 있다. 그리고 후회 없는 삼십대를 보내기 위한 방법들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오랜 습관에 갇힌, 지나간 날들에 후회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자괴감에 빠져있는,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아직도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삼십대에게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경험들을 토대로 힘을 주고 희망을 주는 메시지들을 보며 참으로 많은 위안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성공은 무욕과 고욕 사이에 있다”라는 말이었다. 나는 늘 욕심이 너무 컸고 스스로를 혹사해가더라도 높은 목표를 달성하고자 채찍질해 왔다. 그런 내게 적당한 욕구에 대한 메시지는 마음의 평화를 안겨 주었다. 최근 새로 입사한 직장에서 나름 적응하고 좋은 성과를 올리고자 하는 욕심에 무리하게 일을 하고 결국 몸살이 나서 끙끙 앓았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고 현명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서 멋진 30대를 보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최근 힘들어하는 30대 직장 동료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위해 꼭 권해주고 싶다. 그도 나처럼 힘든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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