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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식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평점 :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은 꼭 아파야만 하는 것일까. 순수했던 소망과 공상을 깨뜨리고 현실을 마주대하고 나면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책을 다 읽은 후 계속 이런 생각에 다소 우울해 졌다.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알기에 가족 같은 개를 직접 잡아야 했던 시우. 또래 관계에서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기 위해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아야 했던 슬기.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던 오리를 사람으로 인해 잃게 된 예분. 소중한 때까우를 지키려는 할머니와 마을사람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필분. 사회적 이슈가 아닌 가족의 생계로 광우병 파동을 바라보는 오연. 다섯 명의 청소년들을 보며 때로 내 모습을 투영하고 그간 만났던 청소년들을 투영하며 한껏 이야기에 취했던 시간을 보냈다.
어릴 적에 집에서 키우던 개를 개장수에게 팔고-그 녀석이 왜 그랬는지 할머니를 물었기 때문이라고 기억하지만- 며칠 이내에 집에서 보신탕을 저녁거리로 준비된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이었는데 참으로 서럽게 울었다. 그런데 지금은 애완견을 기르면서도 약이 되는 음식이라며 거리낌 없이 보신탕을 먹는 내 모습이 왠지 징그럽게 느껴졌다. 내가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그저 합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수용하게 된 것일까? 해피-개장수에게 팔았던 개-는 이런 나를 보며 끄덕여 줄 수 있을까?
가끔씩 고양이한테 쫓겨 한두 마리가 계곡으로 날아가면 나머지 오리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찾아 나섰다. 그 의리에 나는 감동했다. 사람들도 오리처럼 왕따를 시키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무척 부러워했다. 나는 오리를 키우면서 더 이상 신경정신과에 가지 않았고, 새로운 학교에서도 그럭저럭 적응을 하였다. - 107P ‘암탉’ 중-
다섯 편 중 두 편이 오리와 관련한 이야기이다. 문득 오리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 뜨고 보이는 세상을 각인하고, 세상을 전부로 인정하고, 전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오리보다. 그런 오리를 부러워하고 아끼고 지켜주고 싶어 하는 사람보다. 순간순간 시대와 세상이 요구하는 것에 부응하는 사람이 더 어른인 것일까?
작가는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것이 성장이라는 표현을 했다. 빵장수야곱이라는 책에서는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중한 것을 잃어 더 크고 좋은 것을 얻는 것이 성장인 것일까? 과연 소중한 것보다 더 크고 좋은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단순히 성장하는 청소년기의 정체감 형성만을 말하는 것 같지 않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가 성장을 하며 잃어가는 소중한 것들을 되새겨 끌어안게 하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하는 어른들의 행태를 되짚어 보길 주문한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