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일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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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200일, 300일도 아니고 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일은 도대체 어떤 날들이란 말인가?

눈치 빠른 님들은 이미 간파하셨듯이,

책 표지에서도 힌트를 주고 있듯이

남촌에 살고 있는 소심한 공생원의 사모님(마나님)께서 임신하신 날들에 관한 이야기입습죠~

 

공생원 나이 마흔 다섯, 남들은 손주를 볼 시기에 그토록 임신을 바랬던 마나님 후덕한 몸에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말이지..명의 서지남에 의하면 나 공생원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었다는데 문제가 생긴다.

 

소심하고 꽁한 성격의 공생원은  마나님을 임신 시킨 용의자를 하나 둘 캐기 시작한다.

 

1.  서지남 의원과는 전혀 반대로 돌팔이 모습을 갖춘 의원 채지주

그는 우리 마나님의  배꼽을 깊게 파 준 놈이 아니던가?

2.  나와는 오랜 친구지만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세쌍둥이를  포함하여  7명의 아들이 있는 박기곤

그자가 왜 우리 마누라가 불쌍하다는 거지? 이런..

3.  유난히 순두부를 좋아하는 마나님 그래서 하루가 멀다하고 자주 부딪히는 두부 장수 강자수

이 놈도 꽤나 의심스럽단 말이지?

4.  젊고 잘생기고 싹싹하고 바지런하고 야무진 돈이가 너무도 의심이 갔지만!!

결국 그의 순애보를 안 공생원은 돈이를 일주일만에 용의선상에서 내려준다

5.  박박수(무당)의 어여쁜 효녀를 아내로 얻은 임술중

시도때도없이 아내를 팼던 그 놈이 여기에 왔을때 우리 마나님과 만났을까?

6.  마나님의 오랜 동무인 저포전의 황용갑

그이가 왜 우리 마나님의 옥비녀를 갖고 있는거지??

다른 사람은 우리 아내를 여자로 안보는데 황용갑 저 놈은 우리 아내를 바라보는 눈빛이 남달랐어!

7. 그리고 천하의 무뢰배 잡놈 백달치

이 놈은 우리 아내가 경멸하는 놈인데..무언가 수상해!

 

공생원은 그렇게 봄부터 280일 동안 마나님의 뱃속에 들어있는 아이 아버지를 찾기위해 돌아다녔고,

결국 그 속에서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해 어느 겨울 몸 풀기 직전 마나님은 공생원을 향해 분노의 하이킥을 날리는데.

마니님의 아이는 마나님의 것이라고라고??

 

이 책 한권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해학, 한, 풍자가 살아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액자식 구도를 갖추고 있어서 또다른 즐거움을 주거나,

사물이나 관습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서 읽는내내 감탄을 만들게 하고,

어려운 한자어나 익숙하지 않는 표현, 속담등을 많이 사용하여 사전을 살펴보게 하는 등

이 소설은 읽는동안 최명희님의 "혼불"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작가의 앞선 작품  "달을 먹다"에서도 그런 생각을 갖긴 했지만 "남촌...280일"을 읽으면서 그녀의 놀라운 필력에 감탄하기 이르렀다.

사실 "달을 먹다"가  굉장히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라 그 후유증이 상당히 오래갔는데 

이 책은 조금은 더 가볍게(가볍다고 하는게 아닌데..아 나의 졸렬한 표현력)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하고 싶다.

 

 

심윤경님과 더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님..♡

 

그녀의 다른 작품 [모든 문장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 구입하러 가야겠다.

와우 또 나의 지름신에 불을 당겨주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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