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네이처 포지티브 - 기업이 알아야 할 자연을 위한 ESG ㅣ 로운 known 4
오일영 외 지음 / 지을 / 2024년 7월
평점 :
『네이처 포지티브』
자연을 긍정하라
네이처 포지티브는 ‘자연과 생물다양성 손실을 멈추고, 자연이 회복되며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자연자본이 증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데 인간은 자연과 어떤 관계일까? 그리고 인간의
경제체제는 자연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책에서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세계 총 GDP의 절반 이상은 ‘자연’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자원과 물, 에너지, 동식물, 생태계를
이용하고 있고 또 그 안에 의존하며 살고 있으니 자연과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5).”
인간은 과거 두려움과 미지의 대상이었던 자연을 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정복’해 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근대를 지나며 자연을 자원을 공급해주는 곳, 인간에게 당연한 곳, 부산물과
같은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간은 자연(지구)의 지배자이자, 자연과
인간이 분리된 것으로 여기는 관념을 형성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 밖의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자연, 즉 지구를 구성하는 한 개체일 뿐이며, 인간은 지금까지 스스로의 터전이자, 스스로의 존재 자체를 짓밟고
부정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자연을 자원으로, 다시 말해 사고 파는 ‘상품’으로 변모시키며, 인간들은
자연을 파괴하는 것에 대해 더욱 정당화시켜 갔다. 흐르고 있던 강물은 흘러 버려지는 것으로 여겨지고, 이를 가두어 수자원으로 개발하려는 댐 사업 등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났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자연을 보호하는 것과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완전한 대척점에 서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특히 근대 이래로 인간들이 자연을 자원의 공급처로 여기고 혹은 자연이 인간의 발전에 저해된다고 생각하여, 없애야 할 정복의 대상으로 여겨온 관념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오해를 짚어준다. 빨래를
하려면 물이 있어야 한다. 세제 회사에서 이는 고려가 되지도 않을 만큼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며 미치는 모든 영향(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고려해야만
한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며,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에
관한 것이다(342).” 자연이 존속되지 못한다면, 그 안의
작은 존재인 인간도 무사할 수는 없을 것이며, 당연하게도 많은 산업들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윤리적인 문제, 기업의 이미지, 사회환원과 같은 부가적인 가치가 아닌, 지속가능성을 위해 이제는
기업 또한 나서서 자연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덥고, 수위가 올라가는 기후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을 때가 아니다. 기후위기와 더불어 환경위기, 즉 지구적인 위기가 무엇인지 이해하며, 해결할 방안을 찾으며 실천해야한다.
이 책에는 기업이 자연에 대한 이해, 자연과 공존하기 위해 어떤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어떤 방식을 거쳐야
하는 지 자세히 나와있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나 정책입안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이 책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한편 ‘네이처 포지티브’는 그동안 주체로 부정되어온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자연을 다시금 ‘인식’하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라는 의미이지 않을까? 더 이상 자연을 부정하지 않고, 자연과의 관계를 재인식하는 사람, 기업, 국가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