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역사 - 플라톤에서 만델라까지 만남은 어떻게 역사가 되었는가
헬게 헤세 지음, 마성일 외 옮김 / 북캠퍼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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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의 현장에서 임팩있고 의미있는 두 사람의 만남. 의미. 파급여파를 다룬 인물사


이 책의 부제는 [플라톤에서 만델라까지 만남은 어떻게 역사가 되었는가] 이다.


다만 역사서라기 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인류사의 위인 위주로 다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저자는 인간과 삶에 대한 놀라운 이해와 통찰로 에피소드나 가십으로 흐를 수 있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그 둘 사이에 있었던 어떤 사건.  둘의 만남으로 인한 역사 흐름의 변조를

마치 문학이나 철학서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종종 갖게 하곤 한다.


이런 느낌을 주는 인물사를 다룬 책을 읽어보는 건 처음이지 싶을 만큼였다.


이 책은 또한 15챕터에 걸쳐 방대한 분야에서 폭넓게 역사속 위인들을 다루며 만남의 현장으로

초대해 다양하거나 특색있는 시각으로 역사의 흐름과 삶의 핵심. 인간의 속성을 짧지만 밀도있게

다루는데 그 표현방식이 문학적이면서 생동감있고 설득력있는 이해와 통찰로 묘사하고 서술한다.


인간에 대한 통찰이 뛰어난 문학작품과 위대한 작가들은 흔히 인간은 자신의 행복과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없음을 증명하는 반면 얼치기 자기계발 전문가들은 누구나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만큼

노력한 만큼의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아주 뻔뻔스럽거나 당황스럽게 현혹한다.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최선은 불완전한 것. 굽은 것. 매끄럽지 못한 것. 모순적인 것을 인정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때야 비로소 인간은 그 모든 약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일

수 있다. .. 그러나 항상 목표를 더 높게. 더 빠르게. 더 멀리 잡아야 성공이 확실해 보이는

삶의 현실에서 이는 곧 잊히고 만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무시로 잊고 사는 것처럼..


현대 물리학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아인슈타인- 보어 논쟁에서 판정패 또는 기권패 당한

아인슈타인의 몰락은 "모든 것은 분명하게 정의될 수 있고 인과관계가 있을 거"라는 인식론과

세계관의 붕괴를 의미하는 듯 하다.


모든 사조와 흐름은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치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여정에서 길을 잃은 이유가 그 때문인 것처럼..느껴지기도 한다.


이 놀랍고 박식한 저자가 선별한 역사속의 위인들도 대단했지만

그의 서술과 묘사는 그 못지않게 이 책을 읽는 내내 지적유희는 물론 재미와 감동을 주기까지 했다.


한 권의 책에 15챕터로 나눠 담은 짧은 인물평에 많은 것을 담았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며

짬짬이 읽기도 좋고 두고두고 읽으며 역사속 위대한 인물에 대한 소개서로 읽어도 좋은 책이다.


누구에게든 일독을 권해보고 싶은 좋은 책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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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화부
문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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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있는 외국소설과 달리 우리만의 토속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설


이 소설은 소재도 임팩있는 무엇이 필요하겠지만 풍부한 상식. 깊이있는 생각의 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깔고 있어야 가능한 일임을 새삼 느끼게 한 그런 소설였다.


"작가의 진정한 고통은,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은 것들을 드러내기 위해 또는

음침하거나 뭔가 발설하기 어려운 것들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이다.

.. 통치이데올로기의 모순. 종교내부의 광기. 인간행동 이면에 존재하는 그 무엇까지.. "


"자아는 어디까지나 타자와의 관계속에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깨뜨릴 건 깨뜨려야 재생의 길을 갈 수 있다. 깨야 할 때는 와장창, 한꺼번에 깨야 해.

인생은 판만들기의 연속이거든. 소꿉 판을 깨야 윷판이 들어서듯 헌 판을 개야 새 판이

만들어진다."


저자의 말대로 이 소설은 프로메테우스가 훔쳐 인간에게 전한 불과 같은 인간의 애욕과

성욕이 모든 업보의 단초이자 인간 비극의 시작이며 끝임을 생각하게 한다.


토지처럼 토속적인 냄새를 풍기면서도 막장드라마처럼 제어할 수 없는 불길같은

애욕과 성욕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 아닌 어쩌면 형벌이고 고문일수도 있는

인간 비극을 이 소설은 설득력있고 공감할 수 있게 이야기 하며 그 애욕이 스러지고

꺼진 후에 인간은 인간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는 점을 말한다.


"기묘하도다. 불에서 연꽃이 피고 애욕 속에 참다운 깨달음이 있구나..."


어느 점에서 한번 몰입이 일어나면 한숨에 끝까지 읽어야 하는 책중 하나이고

책을 읽는 내내 숱한 생각들이 복잡하게 얽히며 지나가게 하는 책중 하나며

내 지난 경험과 앞으로 겪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중 하나였다.


자유를 얻는 다는 것은 상실을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인지했다.


깨달음과 자유라는 말이 참 두렵고도 험한 무엇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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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강경수 외 옮김 / 미래타임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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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의 외전. 별전이라 해도 좋을 오디세이아.

트로이 전쟁의 후속편쯤 될 오디세우스의 귀환에 대한 신화와 전설을 다룬 책.


트로이의 목마를 고안해낸 오디세우스의 공으로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 연합군은

각자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대부분 돌아가는 길이나 돌아간 후 뒤끝이 좋은 이들이

없었는데 그 중 오디세우스도 20년이나 귀국을 못하고 온갖 시련을 겪은 인물이다.


이 책 오디세이아는 그런 오디세우스의 귀로에 대한 여러가지 에피소와 이야기를 다룬 

호메로스의 시를 다양한 명화와 함께 풀어쓴 책이다.


아테나 여신의 사랑과 수호를 듬뿍 받은 오디세우스는 증오받은 자라는 뜻의 이름이라 한다.

신화는 무엇 하나도 심지어 고유명사 하나까지도 쉽게 간과할 수 없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간 보고 기억에 남은 그리스신화의 이야기들과 좋합해서 생각해보면

신화의 신들은 마치 힘과 권세를 지닌 영주나 세력가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고..

오디세우스의 수호신같은 아테나와 달리 포세이돈은 자신의 아들의 눈을 멀게 한

오디세우스를 끝까지 괴롭힌 것으로 나오지만 트로이 전쟁부터 신들은 마치 패싸움을 하듯

트로이와 아테네로 나뉜 탓으로 10년이나 승패를 가릴 수 없는 전쟁을 한게 아닌가 싶다.


오디세우스를 사랑해 7년이나 붙잡아둔 여신 칼립소나 그를 유혹한 키르케 여신등과의

에피소드를 거쳐 숱한 고생과 시련끝에 귀국해 고향에 두고 온 부인의 재혼을 유혹하는

구혼자들을 물리치고 제자리를 찾는다는 아름다운 귀결로 끝나는 오디세우스 이야기.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교활하고 이기적이지만 위기마다 냉철하고 순발력있는 기지로

고난과 시련을 빠져나가기에 "좋아할 수는 없지만 경의를 표하게 하는 인물"이라 한다.


인간의 삶과 생을 은유화하는 신화속에 나타나는 모든 위인과 인물들은 심지어

엑스트라까지도 우리 인간의 모습을 투영시킨다.


영웅이자 신으로까지 격상된 오디세우스는 제 아무리 똑똑하고 지혜가 있다해도

인간의 어리석음과 부족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인간존재의 무엇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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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인류 -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
빈센트.강승민 지음 / 몽스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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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년의 남자와 60대 노인의 만남과 대화를 화두로 엮은 책


이 책에서 말하는 쓸모인류는 실용성을 말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종종 느낀 점은 근검. 성실을 삶의 철칙으로 삼고 살았던 청교도인이

노녀이 되어서도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은 무엇을 느끼게 한다.


60대가 볼 때 40대는 멀해도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고 나이라 생각하겠지만 

40대도 아닌 50대는 또 나이를 떠나서 이미 충분히 지치고 피로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나이를 들어서도 쓸모있는 인생. 삶을 살자는 게 이 책의 주된 화두고 이슈다.


이 책의 공저자인 노인은 자신의 거주공간과 음식에 대해 남다른 인식과 이해를 지니며

집과 음식을 통해 화두를 풀어가며 자신이 경험하며 얻은 삶과 인생의 교훈을 들려준다.


"한 나무의 쏠모가 오랜 세월을 버틴 덕이라면, 한 인간의 쓸모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늙은이들이 사회의 부담이 아니라 큰 자산이 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여운이 남는 말이다.


"자기 인생에 관심을 갖지않고 내버려두면 결국 볼품없는 나무가 되는 거야.

열매를 맺을 일도 없어. 반대로 느리고 천천히, 자기 삶을 지켜보고 관리하면

언제가는 담장을 훌쩍 넘을 거야."

이 말은 성공하거나 성공적인 삶을 유지하는 노인이라면 누구나 해주고 싶은 말이 아닐까..


"실수에 주눅들면 안된다."


"인생에서 요리를 배우는 것만큼 훌륭한 일은 없을 거야."


"싸우는 법을 잊지 마라"


"사람이 그립다가도 사람이라서 번잡하다."


이 책에서는 쓸모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다가온 인생의 실패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말과

통한다 했는데 이 말은 실패를 수용하는 법을 알고 대범하게 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샤뮤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처럼 이 책의 어떤 부분에서는 젊음과 같은 여전한 에너지을 요구하는

부분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벌서부터 부럽기도 했다.


한편으론 전락같은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은 노인들은 이런 열정과 에너지를 지니고 있을까 싶은

의문도 들었다.


삶의 불편함을 개선하거나 바꿀 수 있는 탁월한 기술은 삶의 경험치에 비례할텐데 혁신과

빠른 변화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는 노인의 연륜에서 어떤 쓸모를 찾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책을 통해 두세수 배운 점은 분명히 있지만 책을 덮고 생각해봤는데..


나는 아직도 쓸모를 찾는 남은 인생의 길을 찾아 걸어야 할지 아니면

도시의 한구석에서 평온한 말년을 담담히 맞아야 할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공저자의 친절하고 온화한 글과 말에도 불구하고

균형과 성장은 양립할 수 없는 경제학의 화두인 것처럼

내게 쓸모와 평온은 양립할 수 없는 무엇으로 느껴진다. 그냥 이유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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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부서진 마음에게 전하는 말
허지원 지음 / 홍익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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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의 두가지 측면을 융합해 서술한 책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하며 위로와 위안을 주는 묘한 설득력이 있는 책

이제껏 보았던 심리학과 신경분석학 책중 일반인이 읽기에 가장 함축적이면서 쓸모있는 책


이 책의 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말이 있다.

"낮은 자존감, 완벽주의, 죄책감, 우울감 때문에 자꾸만 스스로에게 무례해지는 당신에게,

어쩌면 그 생각이 틀렸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책."


흔히 보게되는 심리학이나 신경정신학의 이야기들은 때로 전반부와 후반부가 상충하거나

다른 경우들이 종종 있어 불편함과 거부감이 든 적도 있었는데 이 책은 읽을수록 공감하고

몰입하게 하는 장점이 돋보이는 책였다.


"나의 감정이 어떤 경우에 취약해지는지 알고 있어야 괴상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


"삶에 먼가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는 기능적인 요소라기보다는

상처입고 고단했던 자기애가 남긴 하나의 증상같은 것이다."


"실패와 불안..우울..을 인지하고 맞아들이는 집주인으로서의 주체적 모드.."


"당신은 당신 자신에게 좀 더 좋은 주인이면 좋겠습니다."



한쪽에선 신계급사회가 구축되고 승자독식의 경제논리가 강요되며 힐링과 먹방이 난무하는

묘한 아이러니와 이질감속에서 소확행을 강조하고 자랑하는 SNS시대와 수박 겉핥기식의

인문학이 명품족의 악세사리처럼 치장되는 시대에 그에 걸맞는 생각. 사고가 절실한 요즘

여러번 ..최소한 한번쯤 읽고 생각해볼 만한 그런 책중 하나지 싶다.


다만 이런 분야는 수학과 과학처럼 명확하고 명료하지 않는 단점은 분명하다.

저자의 말대로 먼가를 설명하고 다룰 수 있는 바탕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면 충분하지 싶다.


"프로이드는 정신적 정상 상태를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강박", 약간의 편집"으로 정의했다.

우리가 이렇죠 뭐. 우리는 충분히 불충분하고 완전히 불완전합니다. 이 정도로 괜찮습니다."


당신은 그럼에도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는 저자의 마지막 말은 훌륭한 클로징 멘트였다.


이 책은 인용하거나 옮겨 전할 말들이 너무 많고 종종 또는 수시로 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나의 과거는 나의 미래가 아니며 나는 나를 아직 정확히 모른다.

바뀌어 말하면 당신도 나를 나도 당신을 아직 서로 정확히 모른다.

이 문구 하나만 제대로 흡수해도 다툼이나 빈정 상할 일이 많이 줄지 싶다.


의사의 감정. 감정의 색깔이후 일독을 권하길 그쳤던 내가..

나를 아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만큼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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