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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인류 -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
빈센트.강승민 지음 / 몽스북 / 2018년 11월
평점 :
40대 중년의 남자와 60대 노인의 만남과 대화를 화두로 엮은 책
이 책에서 말하는 쓸모인류는 실용성을 말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종종 느낀 점은 근검. 성실을 삶의 철칙으로 삼고 살았던 청교도인이
노녀이 되어서도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은 무엇을 느끼게 한다.
60대가 볼 때 40대는 멀해도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고 나이라 생각하겠지만
40대도 아닌 50대는 또 나이를 떠나서 이미 충분히 지치고 피로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나이를 들어서도 쓸모있는 인생. 삶을 살자는 게 이 책의 주된 화두고 이슈다.
이 책의 공저자인 노인은 자신의 거주공간과 음식에 대해 남다른 인식과 이해를 지니며
집과 음식을 통해 화두를 풀어가며 자신이 경험하며 얻은 삶과 인생의 교훈을 들려준다.
"한 나무의 쏠모가 오랜 세월을 버틴 덕이라면, 한 인간의 쓸모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늙은이들이 사회의 부담이 아니라 큰 자산이 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여운이 남는 말이다.
"자기 인생에 관심을 갖지않고 내버려두면 결국 볼품없는 나무가 되는 거야.
열매를 맺을 일도 없어. 반대로 느리고 천천히, 자기 삶을 지켜보고 관리하면
언제가는 담장을 훌쩍 넘을 거야."
이 말은 성공하거나 성공적인 삶을 유지하는 노인이라면 누구나 해주고 싶은 말이 아닐까..
"실수에 주눅들면 안된다."
"인생에서 요리를 배우는 것만큼 훌륭한 일은 없을 거야."
"싸우는 법을 잊지 마라"
"사람이 그립다가도 사람이라서 번잡하다."
이 책에서는 쓸모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다가온 인생의 실패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말과
통한다 했는데 이 말은 실패를 수용하는 법을 알고 대범하게 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샤뮤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처럼 이 책의 어떤 부분에서는 젊음과 같은 여전한 에너지을 요구하는
부분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벌서부터 부럽기도 했다.
한편으론 전락같은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은 노인들은 이런 열정과 에너지를 지니고 있을까 싶은
의문도 들었다.
삶의 불편함을 개선하거나 바꿀 수 있는 탁월한 기술은 삶의 경험치에 비례할텐데 혁신과
빠른 변화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는 노인의 연륜에서 어떤 쓸모를 찾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책을 통해 두세수 배운 점은 분명히 있지만 책을 덮고 생각해봤는데..
나는 아직도 쓸모를 찾는 남은 인생의 길을 찾아 걸어야 할지 아니면
도시의 한구석에서 평온한 말년을 담담히 맞아야 할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공저자의 친절하고 온화한 글과 말에도 불구하고
균형과 성장은 양립할 수 없는 경제학의 화두인 것처럼
내게 쓸모와 평온은 양립할 수 없는 무엇으로 느껴진다. 그냥 이유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