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물리찾기 1 부엌에서 물리찾기 1
청유재 사람들 외 지음 / 북스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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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끓이고, 굽고, 혼합하고, 절이는 등의 조리과정에는 화학적인 개념과 원리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 맛을 느끼고 재료를 조합하여 특정한 맛을 만드는 과정이라던지 심지어 음식이 상하는 현상에서도 화학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부엌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은 화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래서 요리법이나 맛, 영양소 등을 화학적으로 설명하는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부엌에서 물리를 이야기하는 책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부엌 속의 화학이라면 비교적 쉽게 많은 것을 떠올릴 수 있지만 부엌에서 찾을 수 있는 물리개념이라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언뜻 칼로 자르는 것 말고는 뭐가 더 있는지 쉽게 떠올리기가 힘들다. 하지만 의외로 부엌에서 일어나는 일은 생물학적, 화학적 과정보다 물리학적 과정이 많다고 한다.


[부엌에서 물리찾기]는 부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생각지도 못한 여러 물리 법칙과 물리원리를 찾아내어 설명하는 재미있는 물리학책이다. 가족 모두 물리학을 전공한 네 식구가 부엌에서 일을 하면서 떠올린 엉뚱한 질문에 대해 물리에 관한 여러가지 원리들을 자료를 찾아 보완하고 검증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물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도 하고 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꾼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이 전공하는 일들을 떠올리고 전문가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모양이다. 모든 과학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데 그런 질문이 위대한 발견을 이끌게 된다. 그래서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왜?"라는 질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 책도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는 엉뚱한 질문들로부터 과학적 사고를 확장해나가는 법을 배우기 바란다고 말한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각각 칼로 썰기, 불, 물, 달걀이라는 주제로 각각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물리에서의 원리와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왜? 라는 질문을 보면 질문 자체가 좀 시시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답을 다 알고 있어서 시시하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것들이라서 평소에는 조금도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았던 것들이기 때문에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령 부엌에서 쓰는 식칼은 왜 대부분 삼각형일까? 왜 칼날이 날카로워야 잘 잘릴까? 왜 물방울은 동그랗게 뭉치나? 왜 국물이 넘치나? 왜 달걀은‘달걀 모양’일까? 이런 물음을 접한다면 대부분은 "그냥 원래 그런 거 아닌가?" "당연히 그런거지"라는 식의 답을 하게 될 것이다.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것들이라서 애초에 "왜?"라고 궁금해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질문들이라서 여기에 무슨 물리학적 원리가 숨어있을 거란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거창하고 깜짝 놀랄만한 질문이 아니라 당연하게 인식되던 것들이라 질문이 성립하게 된다는 생각도 못하다보니 비록 정확한 답을 알지 못하면서도 시시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시한 질문에서 재미있고 신기한 물리에 관한 원리를 찾아내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시시한 질문이 아니라 과학으로 통하는 길이 된다.


시시한 질문이라는 말을 했지만 반대로 흥미롭고 바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들도 있다. 왜 모닥불을 피우면 연기가 내가 있는 쪽으로 오는지, 왜 성냥이 있어도 모닥불을 피우기 어려운지 같은 캠핑을 해본 사람이라면 격하게 공감할만한 질문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종종 라이터 없이 불을 피우기 위해 고생하는 것이 나올 때가 있다. 한참을 고생하고도 결국 불피우기를 실패하자 라이타나 성냥을 던져주면 바로 불을 피우고 라이터가 고맙네 어쩌네 호들갑을 떠는데 실제로 불을 피워본 사람이라면 성냥이 있어도 불피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바로 불이 확 붙는데 어떤 때는 아무리 해도 불이 잘 붙지 않는 것이다. 왜 불이 잘 붙지 않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불이 붙는 것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책은 불이 붙는다는 개념부터 시작해서, 인화점과 착화점, 나무의 굵기, 복사열 등 불이 붙는 현상에 관련된 물리 법칙을 광범위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불을 피우면 연기가 왜 내쪽으로 오는가에 대한 고찰도 재미있다. 모닥불 뿐만 아니라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연기도 이상하게 나를 쫓아오는 것 같은데 이것도 모닥불 연기와 같은 원리라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텐데 원인은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밀도와 부피 차이에 의한 부력과 난류 때문이라고 한다.


중간중간 조금 생소한 전문용어들도 나오긴 하지만 그런 걸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책은 아니라서 가볍게 설명하고 넘어가고 또 전공서적처럼 딱딱하고 어려운 문장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쉬운 언어로 되어 있어서 물리책이지만 부담감은 덜하다. 전체적으로 설명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아무래도 내용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라서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술술 읽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적 가독성은 높은 편이다. 칼로 썰기 파트는 비교적 쉬운데 갈수록 어려워진다. 중간중간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가 있어서 텍스트로 쭉 나열한 설명을 직관적으로 한눈에 들어오게 해준다. 또 중간중간 집에서 간단히 따라해볼 수 있는 과학 실험도 소개해놓고 있어서 실험을 통해 그 원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재미있다. 마치 초등학교 여름방학 탐구생활에 나오는 실험 같은 것이 떠오른다. 실험들은 어렵지 않고 간단해서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와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늘 접하지만 조금도 궁금하게 여기지 않았던 일에 "왜?"라는 질문을 들이대고 거기서 과학적 원리를 찾아낸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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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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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표현과 존경 표현 사이의 미묘한 늬앙스 차이와 구어체와 문어체 단어들의 늬앙스 등을 잘 정리해놓아서 상당히 유용하네요. 고오급스런 영화 표현을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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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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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영어는 존경어가 없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많이들 범한다. 가령 일본어의 경우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존경표현과 겸양표현 등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경우에 따라 존경과 겸양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배우고 공부를 할 때에도 그런 것에 주의해서 공부를 하지만 영어는 존경 표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그런 것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영어 그 자체에 우리와 같은 존경어는 없지만 정중한 표현, 경어 표현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이나 자리에 따라 격식있는 정중한 표현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애초에 영어에는 위아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영어를 접한 사람이라면 이런 정중한 표현을 알리가 없다. 그 때문에 격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당황해하게 될 수도 있다. 이게 다 영어 표현에 담긴 미묘한 늬앙스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보통 영어공부를 할 때면 어떤 하나의 영어 표현에 대해 단순히 그에 대응하는 한국어의 사전적 뜻을 직역하여 이해하는 1대1 대응 구조로만 영어 표현을 익힌다. 그 표현에 닮긴 속 뜻과 늬앙스는 전혀 알려주지 않고 그저 이 단어의 뜻, 이 문장의 뜻, 이 표현의 뜻은 이렇다는 식으로만 주입해주기 때문에 그 표현에 담긴 늬앙스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영어 표현, 더 넓게는 영어 회화를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암기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데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처럼 how are you라는 표현에 대해 상황에 따라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저 말이 나오면 무조건 fine thank you로만 대답을 하도록 훈련을 받기 때문에 공식처럼 외운 저 형태의 회화문 이외에는 영어를 말하지 못하게 되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하면서 저지르는 실수이다. 또 상대가 누가 되었건간에 언제 어디서나 공식처럼 외운 답변만을 내뱉게 되다보니 격식에 맞지 않는 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는 이렇게 단 하나의 고정된 교과서적인 표현에서 벗어나서 상황에 맞게 다양하고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여 말할 수 있도록 여러 영어 표현에 있어서 숨겨진 늬앙스를 짚어주는 영어 표현 늬앙스 사전이다. 늬앙스를 알려준다고 하면 그게 어떤 뜻인지 조금 감이 안 올 수도 있는데 가령 인사를 할 때 친한 친구에게 하듯 편하게 말하거나 격식을 차리고 해야 하는 경우처럼 상황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표현들이 전부 다르다. 하지만 기존의 영어책에서는 거의 한두가지 인사 표현만을 적어놓고 그것이 어떤 경우에 쓰는 말인지 즉, 친구에게 편하게 하는 인사인지 격식을 차린 인사인지는 엄격하게 구분해서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랬는데 여기서는 친한 사이에서 말하는 '쿨한 표현', 중립적이고 관용적인 표현인 '일상 영어', 격식을 차린 표현인 '매너 영어'의 세 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의 표현들을 쭉 수록해 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에서 말하는 늬앙스라는 것은 해당 표현에 담긴 존경이나 격식의 수준이나 정도 쯤으로 해석해도 좋겠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보면 실제로 표현 그 자체는 그리 어려운 것이 없고 눈에도 많이 익은 표현이지만 그 표현에 담긴 늬앙스 즉, 존경의 레벨(?)이랄까 어느 정도의 격식을 차린 말인지 까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 걸 모르면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대사 자체의 사전적인 뜻은 알아듣지만 그 표현에 따라 인물간의 위치설정이나 그들이 처한 상황 등의 미묘한 설정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냥 별 생각없이 봤는데 이때 말한 대사 표현은 사실 존경의 의미였고, 그렇다면 그 대사 표현이 두 사람의 인물의 위치나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확장되어 이해되는 것처럼 말이다.


책은 총 세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챕터1은 일상 커뮤니케이션 표현의 뉘앙스들을 챕터2는 필수 회화 상황에서 표현의 뉘앙스들, 챕터3은 문어체 vs. 구어체 표현의 차이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 사실 아무리 늬앙스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챕터1에 나오는 일상 커뮤니케이션 표현들은 어느 정도는 눈치를 챌 수 있는 것들이다. 예컨데 인사를 할 때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 SUP? What's up?이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것 정도는 눈치껏 알 수 있다. 그리고 표현이 길어질수록 격식을 차리는 표현이라는 것도 대강 눈치로 때려맞출 수 있다. 그래서 챕터1에서는 어떤 것이 쿨한 표현이고, 어떤 것이 일상 영어, 매너 영어인지를 늬앙스를 철저하게 구분한다기 보다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영어 표현을 익히는 수준으로 가볍게 읽고 공부하면 되겠다. 그리고 만약 어떤 표현을 써야할지 헷갈린다면 고민하지 않고 쓸 수 있는 가장 무난하고 대표적인 표현을 하나씩 제시해 놓는데 이게 꽤나 유용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격식을 차린 표현일수록 말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반대로 말하면 너무 짧은 단답형의 말을 하면 실례가 되는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꼭 그런것만은 아닌지라 짧은 단답형의 무난한 표현들을 알려줘서 그것들만이라도 기억하고 있으면 굉장히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


챕터2에서는 실제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할법한 생활 표현들이 나와서 회화용으로도 상당히 유용하다. 여기서도 역시 쿨한 영어, 일상 영어, 매너 영어로 구분지어 놓았고 거기 더해서 일상 영어 관용어와 가장 무난한 표현까지 따로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어서 늬앙스별로 다양한 표현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공부할 수 있다. 여기 있는 표현들만 잘 익혀놓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표현으로 적절하게 대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챕터3은 구어체와 문어체를 구분해놓았는데 여기부터는 약간 고급 수준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되겠다. 구어체에서는 익숙하고 보편적인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문어체에서는 문장안에서 의미하고자 하는 늬앙스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사전적으로는 유사한 뜻을 가진 단어들이지만 그 늬앙스의 차이까지는 사전에 나오지 않아서 그걸 모르고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단어를 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것을 방지할 수 있게 구어체와 문어체 단어들의 미묘한 늬앙스의 차이를 알려준다. 말하자면 챕터3에서는 문자 그대로의 늬앙스에 대한 차이를 알려주는 것이다.


사실 단어의 늬앙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이 책은 일단 구성이 좋고 정리가 꽤 잘 되어 있어서 각 단어들의 차이랄까 구분이 한눈에 들어와서 가독성이 높은 편이다. 단어와 문장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다 적혀 있어서 영어 표현의 늬앙스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꽤 공부가 된다. 일상 회화 상황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이라 이 자체로 회화 공부가 되는 것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순히 사전적 의미가 아닌 단어와 영어 표현에 담긴 미묘한 늬앙스 차이를 알게 되어 좀 더 고급스러운 영어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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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카큐 General - 인공지능이 선정한 우선순위 영단어
Mr. Sun 어학연구소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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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문법도 어렵지만 늘 단어에서 막히게 된다. 결국 외국어는 단어 싸움인데 영단어는 외우기도 힘들지만 외우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단어공부는 항상 골치거리였다. 사실 영어 단어라는 게 무작정 막 외운다고 외우는대로 다 머리 속에 들어오는 게 아니다. 단순히 종이가 까맣게 될 때까지 마구 쓰면서 의지만으로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영단어를 쉽게 암기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스킬에 따라 공부를 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보카큐 General - 인공지능이 선정한 우선순위 영단어]는 바로 그 스킬을 담고 있는 영단어집이다.


책은 영어 단어를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는 두 가지 비법을 제시한다. 첫번째는 궁금증이다. 약간 모호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궁금증보다는 관심이라고 표현하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르겠다. 관심이 없는 것은 열번을 들어도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가 관심이 있는 것은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도 빠르게 기억하게 된다. 예컨데 아이들이 그 길고 어려운 공룡 이름을 척척 외우는 것이 그런 맥락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가? 여기서 바로 궁금증이 나온다. 궁금증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한다. 관심이 있으면 앞서 말했듯이 훨씬 쉽고 오래 기억하게 된다. 그러니 영어 공부를 할 때에도 궁금증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공부를 해보자는 말이다.


보통 영단어집이나 영어 교재는 영어로 쭉 문장을 써놓고 옆에 그 번역을 보여주는 형태로 구성된다. 혹은 반대로 한국어 문장을 써놓고 그에 상응하는 영어 문장이나 영단어를 제시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특이하게 먼저 영단어를 제시하고 그 영단어가 포함된 한국어 문장을 제시한다. 마치 한국의 힙합 가수들이 우리 말에 영어 단어를 하나씩 섞어서 만든 노래가사처럼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girl" "들어봐 내 story" 뭐 이런 식이다. 이렇게 퀴즈처럼 영단어를 소개함으로써 이 영단어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게 만들고 유추하게 해서 관심을 유발시킨다. 그런 후에 다음 페이지에 그 단어의 뜻을 알려주고, 그 단어가 쓰인 또 다른 예시를 통해 단어의 쓰임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마치 퀴즈처럼 영단어를 공부하게 하는 특이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것이 궁금증을 유발시켜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서 오래 기억에 남도록 하는 첫번째 비법인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제시하는 두번째 비법은 구체성이다. 암기하려는 단어가 배경과 맥락이 없이 그저 단어와 뜻만 딸랑 있다면 외우기가 어렵다. 하지만 똑같은 단어라도 구체적인 설명이 들어가고, 스토리가 가미되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단어가 머리 속에 연상되고, 기억된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흔히 단어를 외울 때는 단어만 외우지 말고 단어가 들어간 문장이나 숙어를 하나로 묶어서 외우라는 말을 학교 다닐 때부터 수없이 들었는데 이게 바로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단어는 항상 구체적 상황과 함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해야 훨씬 효율적이고 자연스럽게 외워지기 때문이다. 앞서 책의 구성을 말했는데 단어가 쓰인 예시를 통해 단어의 쓰임을 제시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 해당되는 것이다. 영단어에 구체성을 부여해서 막연한 텍스트로서의 단어가 아니라 그 단어가 가진 의미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해서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에 남게 해주는 것이다.


초등, 중등, 고등단어부터 토익단어에 이르기까지 암기해야 할 단어는 거의 1만자가 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이 책에는 인공지능이 선별한 우선순위의 2918개의 영단어가 소개되고 있다. 전부 8주 동안 공부할 수 있게 커리큘럼을 제시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대략 365개, 하루에 50자 정도의 단어를 공부하게 되는 셈이다. 일주일 단위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체크할 수 있게 위클리 플래너도 있는데 기존에 영어단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부담스럽지는 않겠지만 영단어를 많이 알지도 못하고, 이제 머리도 많이 굳은 나이라서 꼭 이 계획대로는 하지 못할 듯 싶다. 위클리 플래너에 연연해하지 말고 자기만의 계획을 잡아서 공부하면 될 일이다.


1단계로 영단어를 제시한 후 한국어 독음을 써놓고서 따라 읽어보게 하고, 2단계로 해당 영단어가 들어간 한국어 문장으로 의미를 맞추는 퀴즈를 내고, 3단계로 정답을 확인하고, 4단계로 예문을 통해 단어의 구체성을 부여한다는 심플한 형식으로만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루어졌다. 그래서 이것 외에는 더 특별히 언급하고 더 깊게 리뷰할 것은 없지만 일단 영단어를 퀴즈 형식으로 소개하고 그것을 유추하고 맞추게 한다는 기존에 보지 못한 독특한 형식으로 흥미를 유발한다는 점이 재미있고, 신선하다. 또 단어를 단독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숙어나 하나의 문장처럼 단어에 구체성을 준다는 점도 단어를 명확하게 머리 속에 연상시키고 기억하게 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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뻣뻣한 몸이 빠르게 유연해지는 12초 스트레칭
무라야마 다쿠미 지음, 문혜원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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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나이를 먹으면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뻣뻣해진다고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유연성이라고는 없어서 몸이 레고처럼 목과 손만 돌아가는 수준이었다. 몸이 굳어있으니까 어깨나 목도 자주 결리고, 워낙 유연성이 없다보니 걷기 운동을 할 때도 몸에 무리가 많이 가고 자잘한 부상도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서 유연성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실감하게 된다. 책은 몸이 뻣뻣해지는 원인이 노화가 아니라 스트레칭 부족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당장 개인적인 경험만 놓고 보더라도 실제로 이 말이 맞다고 공감하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스트레칭만 충분히 해주면 나이와 상관없이 몸이 유연해질 수도 있다는 뜻이 되겠다. 그런데 몸에 유연성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무작정 스트레칭을 하다보면 허리나 관절에 무리가 가서 위험하다. 아무런 지식이 없이 무작정 유연성을 키우겠다고 스트레칭을 하다가 허리가 나가버린 경험이 있어서 그게 얼마나 나쁜 건지 잘 알고 있다. 스트레칭은 별 것 아니라서 그냥 대충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뻣뻣한 몸이 빠르게 유연해지는 12초 스트레칭]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가장 안전한 속도로 몸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스트레칭 가이드이다. 보통 스트레칭이라고 하면 체조선수들이나 태권도 선수들이 몸을 찢기 위해 다른 사람 등에 올라타서 몸을 늘리고 다리를 찢는 식의 노력과 근성으로 유연성을 키우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너무 아프고 힘든 과정이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아프지만 시원하고,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호흡을 하며 몸을 유연하게 하는 스트레칭법이 많이 유행한다고 한다. 나름대로 개량된 방식이만 최근의 스트레칭법은 몸을 유연하게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은 지금 유행하는 방식에서 또 한단계 더 진화한 방식으로 근막 이완과 PNF 스트레칭이라는 방식을 차용하여 처음 방식보다 아프지도 않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두번째 방식보다는 훨씬 빠르게 몸을 유연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뻣뻣한 몸이 엄청난 속도로 부드러워지는 유연 혁명이라고 한다.


PNF 스트레칭이라는 것은 재활치료 분야에서 활용되던 근육 컨디셔닝 기법이라고 한다. 근육을 강하게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방식인데, 뇌의 운동 계열 신경을 자극해서 짧은 시간 내에 근육이나 관절을 각정하는 고급 스트레칭 형태라고 한다. 수용성 신경을 자극해서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운동법으로 힘을 주면 그것을 지탱하고 그 자극에 다시 반응하여 순간적인 힘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는 원리라고 하는데 그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긴 어렵고 그런가보다하는 수준으로 알고 넘어가겠다. 또 한가지 근막 이완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근막은 온몸을 감싸고 있는데 근막의 틀어진 부위를 정상으로 되돌려 근육이나 관절이 올바르게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을 근막 이완이라고 한다. 즉, PNF 스트레칭으로 신경을 자극하고 근막 이완으로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여 유연성을 키운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었다. 챕터1에서는 스트레칭을 하기 전에 가볍에 몸을 푸는 준비 운동에 대해 배워보고, 챕터2에서는 목, 어깨, 팔, 등, 가슴, 허벅지, 종아리 등 전신을 12곳으로 나누어서 부위별로 각각 PNF 스트레칭과 근막 이완 스트레칭 두 가지의 스트레칭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챕터2가 가장 중요하고 실제 우리가 보고 따라해야할 스트레칭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는 파트이다. 각 부위별로 각 근육의 기능과 그 곳이 경직되는 원인 그리고 유연성이 좋아질 때 얻게 되는 효과를 기술해 놓고, 해당 파트에서 따라할 스트레칭을 통해 자극이 되는 근육은 어떤 부분인지 일러스트를 통해 보여준다.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해지는 근육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는데 그런 걸 모르면 무작정 동작을 따라하게 되지만 이런 정보를 머리 속에 넣어두면 스트레칭을 할 때 지금 어떤 부위가 자극이 된다거나 어떤 부위에 신경을 써야하는지 그림을 그리고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자세를 잡을 때에도 좋고, 여러모로 운동 효과도 커질 것 같다.


PNF 스트레칭의 기본은 저항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스트레칭을 하라고 하면 그냥 기지개를 펴듯이 몸을 최대한 쭉 펴기 위해 힘을 주게 되는데 PNF 스트레칭은 오히려 스트레칭으로 늘려주는 반대 방향으로 힘을 주게 된다. 예컨데 고개를 좌우로 땡겨주는 스트레칭이라면 팔로 머리를 잡고 땡겨주면서 목을 스트레칭 해줄 때 고개는 팔로 땡겨주는 반대쪽으로 힘을 줘서 저항값을 주게 된다. 이렇게 했을 때 뇌의 운동 계열 신경이 자극되서 더 운동효과가 크게 된다는 것. 그래서 책에서는 PNF 스트레칭을 뇌과학 접근법이라고 말한다. 아무튼 PNF 스트레칭 파트에서는 기본 동작과 응용 동작(변형 동작)을 각각의 주의사항과 함께 소개해놓고 있고 동작에 따라 혼자하는 법과 파트너와 둘이서 하는 방법도 소개해 놓았다. 근막 스트레칭 파트에서도 기본 동작과 둘이서 하는 동작 등을 소개해 놓고 있다.


챕터3는 상급자용으로 앞뒤로 다리 찢기나 옆으로 다리 찢기, 비둘기 자세, 비엘만 자세 같은 지금으로서는 절대 꿈도 꾸지 못할 여섯가지의 어려운 동작들을 골라서 연습방법을 소개한다. 각각의 운동에는 난이도가 달려 있어서 쉬운 것부터 하나씩 도전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상급자용은 챕터2의 스트레칭을 통해 몸이 충분히 유연해진 후에 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놓고 있는데 스트레칭을 한다고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걸 많이 물어보는 것 같은데 근육의 유연성과 기초 대사량은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해도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하니 좀 아쉽다. 일단 스트레칭은 꾸준하게 따라해야 유연해진 몸이 유지되지 싶다. 우선은 간단히 할 수 있는 어깨와 목 스트레칭을 따라해봤는데 상당히 시원하고 근육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릴 찢기나 그런 어려운 스킬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스트레칭의 목적이 꼭 다리찢기는 아니니 너무 그런 것에 매달리기 보다는 유연한 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스트레칭을 해나가는 것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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