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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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영어는 존경어가 없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많이들 범한다. 가령 일본어의 경우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존경표현과 겸양표현 등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경우에 따라 존경과 겸양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배우고 공부를 할 때에도 그런 것에 주의해서 공부를 하지만 영어는 존경 표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그런 것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영어 그 자체에 우리와 같은 존경어는 없지만 정중한 표현, 경어 표현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이나 자리에 따라 격식있는 정중한 표현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애초에 영어에는 위아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영어를 접한 사람이라면 이런 정중한 표현을 알리가 없다. 그 때문에 격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당황해하게 될 수도 있다. 이게 다 영어 표현에 담긴 미묘한 늬앙스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보통 영어공부를 할 때면 어떤 하나의 영어 표현에 대해 단순히 그에 대응하는 한국어의 사전적 뜻을 직역하여 이해하는 1대1 대응 구조로만 영어 표현을 익힌다. 그 표현에 닮긴 속 뜻과 늬앙스는 전혀 알려주지 않고 그저 이 단어의 뜻, 이 문장의 뜻, 이 표현의 뜻은 이렇다는 식으로만 주입해주기 때문에 그 표현에 담긴 늬앙스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영어 표현, 더 넓게는 영어 회화를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암기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데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처럼 how are you라는 표현에 대해 상황에 따라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저 말이 나오면 무조건 fine thank you로만 대답을 하도록 훈련을 받기 때문에 공식처럼 외운 저 형태의 회화문 이외에는 영어를 말하지 못하게 되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하면서 저지르는 실수이다. 또 상대가 누가 되었건간에 언제 어디서나 공식처럼 외운 답변만을 내뱉게 되다보니 격식에 맞지 않는 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는 이렇게 단 하나의 고정된 교과서적인 표현에서 벗어나서 상황에 맞게 다양하고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여 말할 수 있도록 여러 영어 표현에 있어서 숨겨진 늬앙스를 짚어주는 영어 표현 늬앙스 사전이다. 늬앙스를 알려준다고 하면 그게 어떤 뜻인지 조금 감이 안 올 수도 있는데 가령 인사를 할 때 친한 친구에게 하듯 편하게 말하거나 격식을 차리고 해야 하는 경우처럼 상황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표현들이 전부 다르다. 하지만 기존의 영어책에서는 거의 한두가지 인사 표현만을 적어놓고 그것이 어떤 경우에 쓰는 말인지 즉, 친구에게 편하게 하는 인사인지 격식을 차린 인사인지는 엄격하게 구분해서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랬는데 여기서는 친한 사이에서 말하는 '쿨한 표현', 중립적이고 관용적인 표현인 '일상 영어', 격식을 차린 표현인 '매너 영어'의 세 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의 표현들을 쭉 수록해 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에서 말하는 늬앙스라는 것은 해당 표현에 담긴 존경이나 격식의 수준이나 정도 쯤으로 해석해도 좋겠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보면 실제로 표현 그 자체는 그리 어려운 것이 없고 눈에도 많이 익은 표현이지만 그 표현에 담긴 늬앙스 즉, 존경의 레벨(?)이랄까 어느 정도의 격식을 차린 말인지 까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 걸 모르면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대사 자체의 사전적인 뜻은 알아듣지만 그 표현에 따라 인물간의 위치설정이나 그들이 처한 상황 등의 미묘한 설정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냥 별 생각없이 봤는데 이때 말한 대사 표현은 사실 존경의 의미였고, 그렇다면 그 대사 표현이 두 사람의 인물의 위치나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확장되어 이해되는 것처럼 말이다.


책은 총 세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챕터1은 일상 커뮤니케이션 표현의 뉘앙스들을 챕터2는 필수 회화 상황에서 표현의 뉘앙스들, 챕터3은 문어체 vs. 구어체 표현의 차이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 사실 아무리 늬앙스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챕터1에 나오는 일상 커뮤니케이션 표현들은 어느 정도는 눈치를 챌 수 있는 것들이다. 예컨데 인사를 할 때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 SUP? What's up?이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것 정도는 눈치껏 알 수 있다. 그리고 표현이 길어질수록 격식을 차리는 표현이라는 것도 대강 눈치로 때려맞출 수 있다. 그래서 챕터1에서는 어떤 것이 쿨한 표현이고, 어떤 것이 일상 영어, 매너 영어인지를 늬앙스를 철저하게 구분한다기 보다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영어 표현을 익히는 수준으로 가볍게 읽고 공부하면 되겠다. 그리고 만약 어떤 표현을 써야할지 헷갈린다면 고민하지 않고 쓸 수 있는 가장 무난하고 대표적인 표현을 하나씩 제시해 놓는데 이게 꽤나 유용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격식을 차린 표현일수록 말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반대로 말하면 너무 짧은 단답형의 말을 하면 실례가 되는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꼭 그런것만은 아닌지라 짧은 단답형의 무난한 표현들을 알려줘서 그것들만이라도 기억하고 있으면 굉장히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


챕터2에서는 실제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할법한 생활 표현들이 나와서 회화용으로도 상당히 유용하다. 여기서도 역시 쿨한 영어, 일상 영어, 매너 영어로 구분지어 놓았고 거기 더해서 일상 영어 관용어와 가장 무난한 표현까지 따로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어서 늬앙스별로 다양한 표현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공부할 수 있다. 여기 있는 표현들만 잘 익혀놓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표현으로 적절하게 대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챕터3은 구어체와 문어체를 구분해놓았는데 여기부터는 약간 고급 수준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되겠다. 구어체에서는 익숙하고 보편적인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문어체에서는 문장안에서 의미하고자 하는 늬앙스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사전적으로는 유사한 뜻을 가진 단어들이지만 그 늬앙스의 차이까지는 사전에 나오지 않아서 그걸 모르고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단어를 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것을 방지할 수 있게 구어체와 문어체 단어들의 미묘한 늬앙스의 차이를 알려준다. 말하자면 챕터3에서는 문자 그대로의 늬앙스에 대한 차이를 알려주는 것이다.


사실 단어의 늬앙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이 책은 일단 구성이 좋고 정리가 꽤 잘 되어 있어서 각 단어들의 차이랄까 구분이 한눈에 들어와서 가독성이 높은 편이다. 단어와 문장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다 적혀 있어서 영어 표현의 늬앙스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꽤 공부가 된다. 일상 회화 상황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이라 이 자체로 회화 공부가 되는 것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순히 사전적 의미가 아닌 단어와 영어 표현에 담긴 미묘한 늬앙스 차이를 알게 되어 좀 더 고급스러운 영어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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