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신의 도해 베트남 전쟁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우에다 신 지음, 오광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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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베트남전 세대는 아니지만 전쟁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베트남전 영화들을 보며 자란 탓에 그 전쟁을 간접적으로는 많이 접했다. 어린 시절 비디오 가게에 가면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나, 베트남을 연상시키는 정글을 배경으로 한 전쟁 액션 영화가 정말 많았고, 그런 영화들을 수없이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베트남전은 세계대전이나 21세기의 이라크전보다도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또한 베트남전에서 사용된 무기들 역시 당시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사실상의 표준 장비처럼 등장했는데, M16과 AK-47은 어느 영화에서나 기본처럼 나왔고, 주인공에게 화력을 몰아줄 때면 공식처럼 M60이나 M203 유탄발사기가 등장하곤 했다. 물론 참혹한 전쟁과 살상무기를 두고 친숙하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와 여러 서브컬처를 통해 이런 이미지들을 접하며 자라온 덕분에 베트남전과 그 시대의 무기들은 나에게 꽤 친숙하게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다른 전쟁보다 유독 베트남전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어릴 적 봤던 영화들의 영향이 컸다. 개인적으로는 선악구도가 명확한 영웅주의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 당시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들은 대체로 미군의 활약상과 자유를 위한 희생을 부각하는 영웅서사가 많았다. 반면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들은 전쟁의 승리보다는 무의미한 희생과 병사들 간의 반목, 민간인 학살 같은 전쟁의 참상을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경향이 있었고, 이런 점이 전쟁의 리얼리티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해서 거기 빠져들었던 것 같다. 여기에 울창한 정글에서 적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벌어지는 매복전과 게릴라전 등 베트남전 특유의 전장 분위기 역시 다른 전쟁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베트남전이라는 전쟁 자체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 시대에 사용된 무기와 장비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에다 신의 도해 베트남 전쟁]은 베트남전의 역사와 주요 전투, 당시 사용된 병기와 군장, 각종 작전과 전술을 일러스트로 소개하는 밀리터리 해설서다. 전작인 [제2차 세계대전 총기 도감]에서는 각국의 총기를 중심으로 소개하였다면 이번 [베트남 전쟁]은 총기류뿐 아니라 항공작전에 활용된 전투기와 헬기 그리고 전차 등에 대한 소개와 전쟁의 전개 과정과 주요 전투, 각종 전술, 부비트랩과 지하터널 같은 베트남전 특유의 요소까지 전쟁 전반에 대해 폭넓게 그림으로 알아본다. 가장 먼저 베트남전의 역사와 전쟁 관계 연표를 통해 전쟁의 배경과 흐름을 간략하게 정리해 주는데, 이를 통해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베트남전의 역사를 대충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보통 베트남전이라고 하면 미군과 베트콩의 전쟁만 떠올리게 되지만 실제로는 인도차이나 전쟁과 남북 베트남의 분단이라는 배경을 거쳐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베트남전으로 이어졌다는고 한다. 또한 미국이 철수하면서 전쟁도 그대로 끝난 줄 알았는데 전쟁의 불씨는 이웃 국가로 확대되며 캄보디아 내전은 더욱 격화되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짧게 정리한 내용이지만 전쟁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사공부를 끝내면 '베트남에서의 지상전'과 '하늘과 바다의 전투'라는 두 파트로 나누어 베트남전에서 사용된 병기와 군장, 각종 작전과 전술을 소개한다. 지상전 파트에서는 미 해병대를 비롯한 미군의 무기와 군장, 북베트남군의 병기와 장비 등을 다루고, 하늘과 바다의 전투 파트에서는 항공기와 헬기, 전차, 대공 무기, 해군 전력 등 베트남전에서 운용된 각종 병기와 작전을 폭넓게 소개한다. 대중문화의 영향 때문인지 베트남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M113 병력수송장갑차와 UH-1 이로쿼이 헬리콥터이다. 물론 베트남전의 아이콘이라면 M16과 M60 같은 개인화기를 빼놓을 수 없겠지만, UH-1에서 병력이 내려 정글로 산개하는 모습이나 M113을 타고 정글숲을 헤치며 이동하는 모습은 베트남전 특유의 전투 양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미지이기도 하다. 물론 이전 전쟁에서도 전차와 항공기는 활약했지만, 이상하게도 베트남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이 두 가지다.


책에서도 가장 먼저 소개하는 것이 장갑차인데, 그중에서도 베트남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M113 병력수송장갑차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실제 전장에서는 M48A3 패튼전차를 비롯해 다양한 전차와 장갑차가 활약했지만, M113은 베트남전을 대표하는 장갑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널리 운용되었다. 방어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논과 습지가 많은 베트남 전장에서는 뛰어난 기동성을 발휘하며 없어서는 안 될 차량이었다고 한다. 또한 부족한 화력을 보완하기 위해 발칸포와 박격포, 화염방사기 등을 탑재한 파생형도 등장했고, 가교 차량이나 지휘 장갑차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내부에는 보병 1개 분대인 11명이 탑승할 수 있었지만, 지뢰나 RPG 같은 대전차 화기에 취약해 병사들이 차량 내부가 아니라 차체 위에 올라탄 채 이동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 병사들이 장갑차 위에 걸터앉아 이동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실제 전장의 모습을 반영한 고증이었다.


하늘과 바다의 전투 파트 역시 단순히 항공기와 군함을 하나씩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실제 실시되었던 작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헬리본 작전과 롤링 선더 작전, 라인배커 작전 등을 소개하며 각 작전에서 어떤 항공기와 함정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함께 설명하기 때문에, 병기 자체뿐 아니라 당시 작전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까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헬리본, 즉 헬기를 이용한 공중강습 작전이었다. 이는 하나의 특정 작전이 아니라 베트남전 전체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전투 양상으로, 제1기병사단이 최초로 대규모 헬리본 전술을 선보인 이아드랑 계곡 전투를 시작으로 미군이 철수할 때까지 수없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영화 위 워 솔저스가 바로 이아드랑 전투를 다루고 있으며, 지옥의 묵시록이나 플래툰 같은 베트남전 영화에서도 헬기 편대가 병력을 투입하는 장면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PBR MkII 하천초계정이 소개된 것도 반가웠다. 지옥의 묵시록을 비롯한 여러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병기라 더욱 반갑게 느껴졌는데 주로 강과 수로를 따라 초계와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이었던 만큼 M113이나 UH-1처럼 별도의 전술이나 작전을 설명할 내용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자세히 다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베트남전 하면 역시 M16과 M60을 빼놓을 수 없다. 지금도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나 게임에서는 사실상 상징처럼 등장하는 무기들이다. 물론 실제 전장에서는 M14나 M1 개런드, M1 카빈 같은 구형 소총들도 상당수 사용되었지만, 이상하게도 베트남전 영화에서 M16이 보이지 않으면 뭔가 어색하고 영 맛이 나지 않는다. 영화 7월 4일생에서도 톰 크루즈가 M14를 들고 등장하는데, 시대상으로는 맞는 장면임에도 머릿속에 익숙한 베트남전의 이미지와는 조금 달라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M16이 제식 소총으로 자리 잡은 이후에도 더 강한 위력을 선호해 M14를 계속 사용하는 해병대원들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M14는 무겁고 반동이 강해 자동사격 시 총구 제어가 어려웠고, 이런 단점 때문에 점차 M16으로 순차 교체되었다고 한다. 책에서도 M14의 여러 파생형과 사격 자세, 탄창 교체 방법 등 실제 운용법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그만큼 전쟁 초반에는 비중 있게 운용되었던 무기였던 것 같다


M16은 미군의 제식 소총으로 소구경 고속탄을 채택하고 알루미늄 합금과 플라스틱 소재를 적극 사용한 당시로서는 상당히 혁신적인 소총이었다. 다만 플라스틱을 사용한 탓에 병사들이 내구성을 의심하는 장면이 영화에도 종종 등장하는데, 당시에는 기존의 목재 총기에 익숙했던 병사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던 모양이다. 책에서는 M16의 개발 과정과 파생형, CAR 웨폰 시스템은 물론 사격 자세와 탄창 교환 방법까지 함께 설명하고 있어 단순히 총기의 제원만이 아니라 실제 운용법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베트남전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무기인 M60 기관총 역시 자세히 소개하는데, 사격 자세와 운용법, 각종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정보를 함께 담고 있다.


M79 유탄발사기도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무기다. 운용이 간편하면서도 총류탄보다 위력이 강하고 사거리와 명중률도 뛰어나 베트남전에서 크게 활약했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대충 포물선을 그리며 쏘는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거리에 따라 조준법이 달랐고 생각보다 정밀하게 운용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반대로 막상 베트남전 영화에서는 의외로 자주 보이지 않았지만, 80~90년대 액션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거의 공식처럼 들고 나오던 것이 M203 유탄발사기였다. 격발 장치가 따로 있어서 그런지 파지법이나 사격 자세도 일반 M16과는 조금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M72 LAW 역시 자주 등장하는 무기인데, 영화에서는 전차보다는 벙커나 건물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장면을 더 많이 봤던 것 같다. 발사한 뒤 곧바로 버리길래 RPG처럼 재장전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책을 보니 애초에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무기였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북베트남군의 주력은 영원한 스터디셀러, 명작 중의 명작 AK47이다. 그리고 RPG7. 북베트남군은 소련과 중국제 소총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노획한 일본, 프랑스, 미국제 무기도 함께 운용해서 PPSh-41과 PPS-43, MP40, MAT-49, 모신나강 등 다양한 국가의 총기가 혼용되었지만 그럼에도 역시 메인은 AK47이다. AK-47은 지금까지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을 만큼 공산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소총이다. RPG7도 빼놓을 수 없는데 RPG7는 독일의 판처파우스트를 기반으로 소련군이 개발한 RPG2의 발전형으로 파괴력과 사거리가 향상되었으며 광학 조준경을 장착하여 명중 정밀도를 높혔다. 이 역시 아직 현역으로 활동하는 마스터피스 되시겠다. 영화에서는 그냥 바로 로켓탄을 넣고 발사하는 것처럼 묘사되는데 실제로는 장전 및 발사 준비 과정이 약간 필요해서 m72와는 달리 2인1조로 실시하는 것 같다.


이외에도 베트콩의 지하 터널과 부비트랩, 미군의 진지 구축 등 베트남전 전반에 대한 내용도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어 나처럼 베트남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볼 만하다. 특히 부비트랩에 대한 내용은 비교적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데 그만큼 베트콩이 부비트랩을 많이 활용해서 미군을 괴롭혔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특히 무기뿐 아니라 당시의 전술과 작전, 전쟁의 흐름까지 함께 다루고 있어 베트남전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병기의 성능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었는지까지 함께 설명하고 있어 무기와 전술 양면에서 얻어가는 정보가 많다. 우에다 신 이 양반은 얼마나 밀덕인지 상상이 안될 정도로 다양한 방면으로 전쟁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게 인상적이다. 또 수록된 일러스트 역시 디테일이 뛰어나 보는 맛도 상당하다. 베트남전을 좋아하거나 밀리터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책이며, 영화와 게임으로만 접했던 베트남전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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