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심리 법칙 - 효율적으로 일하고 유연하게 관계 맺고 싶은 당신을 위한 45가지 이야기
강호걸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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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뭐지?"싶은 때가 참 많다. 이런 의문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일 때도 있고, 같이 일하는 놈(이라 쓰고 빌런이라 읽는)일 수도 있고, 회사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특수한 상황과 회사 그 자체에 대한 근원적 의문일 때도 있다. 비단 어느 한 곳에서만 느껴지는 생각이 아니라 다른 곳에 가서도, 아니 가는 곳마다 어느 직장이건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감정은 유독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아마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면 거의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인 듯 싶다. 일을 하면서 직장과 사람들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직장 생활에서 벌어지는 이해못할 상황들과, 이해 못할 사람들의 마음을 정말 알고 싶었다. 그 상황을, 빌런의 심리를, 그리고 내 마음을 이해라도 하면 그 개같은 상황을 조금이라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직장인들이 심리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만화로 보는 심리 법칙]은 직장에서 겪게 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45가지 사례와 함께 그에 따른 심리학 이론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동안은 회사라는 곳은 원래 다 그런 곳이라던가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같은 말로 회사 내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와 불합리한 상황을 그냥 넘기기만 했는데 그렇게 환장할 상황을 무시하거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만 하니 결국 그게 다 가슴에 쌓이고 쌓여서 내 감정을 깎아먹다가 번아웃까지 만들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니 그냥 넘겨버리기보단 나와 타인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사람과의 관계를 이해한다면 막혀있던 관계의 문제도 풀리고, 수만가지 복잡한 일이 일어나는 회사 생활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다. 저자는 심리학이 자신의 성장과 동료들과 일터에서이 문제를 이해하게 해주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총 여섯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챕터별로 각기 7~8가지의 유닛이 하나의 테마로 묶여 있다. 각각의 유닛은 질문 형태로 문제를 제시하고, 그 질문에 해답을 줄 수 있는 심리 법칙으로 해당 질문에 대한 심리학적 해석과 문제에 대한 솔루션이 나온다.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되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도 원하게 하고 싶다면?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일할까?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려면? 답답한 꼰대 대신 같이 일하고 싶은 선배가 되려면? 내 마음을 잃지 않고 재미있게 일하려면? 테마나 유닛의 면면을 보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실제로 한번쯤은 고민하고 생각해봤던 내용이라 평소의 고민에 멘토에게 조언을 듣는 듯한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질문과 고민들은 직장인이라면 다들 한번쯤 해봤을 것들이고, 특히 이제 막 사회인의 첫발을 들인 새내기들에게는 꽤나 괜찮은 조언이 될듯 싶다.


그냥 이렇게 저렇게 하면 어때?라는 식의 개인의 경험과 생각에 기반한 조언이 아니라 심리학에 기초한 학문적 논리를 근거로 해서 솔루션을 제시하기 때문에 조금 더 믿음이 가고, 아마도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개인의 경험을 통한 조언을 심리학의 법칙으로 분석해서 개인적 경험이 어떻게 작용하고 먹힐 수 있었는지, 반대로 왜 먹히지 않았는지를 알아보고 좀더 다듬고 발전시킬 수도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3장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일할까? 파트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도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야근이 잦고, 잔실수도 많고 일은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능률이 오르지 않아서 항상 고민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야근과 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했었는데 그런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책에 나오는 짧은 글만으로 당장 변화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걸 통해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핵심을 파악하고, 자기 성찰을 통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을수는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문제는 그냥 혼자 어떻게든 노력해서 변화시키면 되지만 직장생활에서 더 큰 문제는 다른 사람과의 문제이다. 인간관계는 마냥 혼자 노오력을 한다고 개선되지도 않고, 그 노오력의 방향이 옳은 건지도 알기 어렵다. 솔직히 업무적인 문제나 개인적인 문제보다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업무야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익숙해지고 성장하지만 인간관계는 사회초년생 시절이든 연차가 쌓이든 어렵게 느껴진다. 회사에 가면 주변에 미친놈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꼴보기 싫은 인간들도 많고, 그놈들 꼴 보기 싫어서 회사에 가기 싫어질 때도 있다. 떄로는 내가 그 꼴보기 싫은 인간이 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남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꼰대가 되지 않는 등 회사 생활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한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꽤 볼만하다. 사실 선배들이 어쩌고 저쩌고 말하는 건 꼰대들의 잔소리처럼 들려서 귀에 안 들어오는데 학문적 근거를 제시하며 방법을 제시해주니 귀기울여 듣게 된다.


책에서 만류하고 이렇게 하지 말자고 조언하는 실수와 착각들을 그동안 해왔던 것을 깨닫고 반성하게 된다. 가령 일이 끝나고 “그럴 줄 알았다!”라고 말하는 사후 확신 편향이 좀 있는 편인데 이건 회사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이런 게 좀 있는 편이다. 사후 확신 편향도 이로운 점이 있긴 하지만 비슷한 업무에서 실수가 일어난 확률이 높아지고, 다른 직원들과의 관계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고 한다. 이로운 점이 있다는 것이 의외이긴 한데 아무튼 사후 확신 편향은 인간의 기억 방식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서 이걸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고 한다. 대신 정도를 줄일 수는 있는데 그 방법도 제시하고 있어서 나처럼 이런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하다. 또 개인적으로는 유독 나빴던 기억이 오래 남는 편인데 나빴던 기억을 떨쳐 내기 어려운 이유를 부정성 효과라는 심리 법칙으로 알아보며 부정선 편향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알아보고 있어서 참고할만하다.


평소 생각이 많은 편이라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고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회사 생활에 대한 고민 같은 게 꽤 많은 편인데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늘 생각하던 질문들이 많이 다루어져서 1차적으로는 나만 그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다들 하는 고민이구나 하는 생각에 약간 안심이 되었고, 단순히 안심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고민에 대한 원인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솔루션까지 알아봐서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다. 다만 한가지 불만을 말하자면 책의 제목은 만화로 보는 심리 법칙이다. 이것만 보면 누구나 이 책은 만화로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한다. 만화가 나오긴 하지만 만화는 그 챕터에서 다룰 심리 법칙과 관련된 상황을 보여주는 에필로그 뿐이고 이후로는 전부 텍스트로 된 설명이다. 이러면 "만화로 보는"이라고 말하면 안되지. 만화로만 되어 있다면 설명이 부족해질 수 있지만 텍스트라면 그보다는 충실한 설명이 가능하다. 그래서 결과론적으로는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심리 법칙을 잘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제목에 만화가 들어가 있다면 내용에 만화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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