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사전 - 그 맛있는 디저트는 어디에서 왔을까?
나가이 후미에 지음, 이노우에 아야 그림,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달구리한 디저트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 카페에서 커피나 홍차를 마실 때면 꼭 케이크를 함께 먹는다. 평소에도 초콜렛 같은 걸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디저트를 좋아한다고는 말하지만 막상 먹는 건 케이크나 초콜렛, 쿠키, 푸딩과 마카롱같은 몇몇 종류 뿐으로 사실 그 외에는 어떤 게 있는지 잘 알지도 못한다. 가령 케이크도 종류가 참 많지만 그냥 퉁쳐서 케이크라고 인식할 뿐이지 세세하게 종류나 이름은 물론 차이점 같은 걸 알지는 못한다. 때로는 맛있게 먹고 나서도 방금 먹은 케이크가 뭐었는지 모를 때도 있다. 그래서 다음에 맛있게 먹었던 그걸 다시 먹으려 해도 뭔지 몰라서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디저트에 대해 좀 알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요즘은 카페 문화, 디저트 문화가 발달해서 어디서나 전세계의 각종 디저트를 만날 기회가 많은데 그래서 디저트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일도 잦아졌다. 그런 것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꽤나 있어보인다. 물론 겨우 디저트에 대해 좀 안다고 해서 잘난 척까지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데이트에 나갔다가 상대가 어떤 걸 주문해 달라고 했는데 못알아듣는 일은 없을 거고, 혹은 디저트를 먹으며 디저트에 대한 스몰토크를 하면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할 수도 있고 어쨌건 여러모로 쓰임새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디저트 사전]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의 모든 디저트의 이름의 유래와 기원을 모아놓은 말 그대로의 사전이다. 사전으로 만들수 있을만큼이나 디저트가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책에는 무려 130여종이나 되는 디저트를 수록해놓았다고 하니 정말 굉장하다. 소개된 디저트의 면면을 보면 치즈 케이크, 와플, 바움쿠헨, 브리오슈, 자허토르테, 몽블랑, 브라우니, 밀푀유 등 알고 있는 것도 있지만 처음 들어본 것들도 굉장히 많다. 솔직히 바움쿠헨이나 자허토르테 정도면 꽤 유니크한 디저트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디저트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넓었다. 일단 디저트가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의 다섯 파트로 나누어서 정리해놓았고 고대이 디저트를 제외하고 중세부터 현대까지 총 100가지의 디저트가 멋진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고대 그리스나 이집트의 디저트는 문서나 벽화의 그림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따로 사진은 없이 가볍게 언급만 하고 넘어간다.


책에서 가장 눈길이 먼저 가는 부분은 단연코 일러스트이다. 물론 실제 사진이 실려있다면 형태나 질감이나 그런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일러스트가 가지는 특유의 질감과 따뜻한 느낌이 디저트의 부드럽고 감성적인 부분을 더욱 잘 살려줘서 상당히 예쁘고 멋있게 보인다. 하지만 역시 초면인 디저트의 경우는 일러스트만으로는 정확히 어떤 모습이고 어떤 형태인지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는 단점은 있다. 그러나 일단 보기부터 고급스럽고 예쁘게 느껴지는 일러스트가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것은 장담한다. 책은 한페이지에는 디저트에 대한 설명이 있고 그 옆에는 디저트의 일러스트가 보여지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저트의 이름의 유래와 뜻, 만들어진 기원 같은 것들만 다루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설명이 길거나 하지 않아서 한페이지에 그 내용이 모두 담겨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가장 처음 등장하는 디저트는 치즈 케이크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이기도 하다. 이 치즈 케이크는 중세 전기인 5~10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기원전 776년에 열린 제1회 고대 올림픽에서 선수들에게 대접했던 '트리욘'이라는 디저트가 치즈 케이크의 조상이라고 하는데 이 트리욘이라는 것은 송아지의 뇌가 들어가 있는 푸딩 스타일의 디저트였다고 한다. 아니 송아지 뇌가 들어간 푸딩으 어떻게 치즈 케이크의 조상이 될 수 있지? 재료가 같은 것도 아니고 그럼 만드는 과정이 현대의 치즈 케이크와 비슷하다는 뜻인가? 어째서 트리욘을 현대의 치즈 케이크의 조상으로 본다는 건지에 대한 말은 없다. 현대적인 치즈 케이크는 중세 전기 폴란드의 '세르니크'에서 원형을 찾을 수 있는데 치즈와 커스터드크림을 섞어서 구운 빵이라고 한다. 적어도 이정도는 되어야 조상이라고 인정해줄만 하다. 이렇게 그 유래가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식으로 형태가 변형되고 발전해서 오늘날의 맛있는 디저트가 되었다고 하니 그런 과정과 역사가 재미있다.


일을 쉬고 예배를 드리는 거룩한 날인 일요일에 사치를 부르면 안된다는 이유로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일요일에 크림소다를 금지하자 크림소다 대신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소스를 뿌려서 팔기 시작했는데 '썬데이'라는 이름은 교회에서 싫어할 것 같아서 한글자를 바꿔서 '썬데'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크레페는 프랑스어로 주름진 실크란 뜻으로 구웠을 때 표면이 파도쳐 주름진 실크처럼 되는 것에서 유래했고 슈크림은 프랑스어로 크림을 넣은 양배추라는 뜻이다. 토르타 파라디소는 어떤 공작이 맛보고는 천국 같은 맛이라며 감탄한 것에서 천국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라고 한다. 성 오노레는 제빵사들이 숭배하는 빵의 수호신인데 생토노레는 성 오노레에게 바쳤다고 전해진 디저트이다. 이렇게 디저트의 이름이 만들어진 이유도 전부 각양각색으로 재미있다.


스콘은 빵이 구워질 때 부풀어 오르면서 옆 부분이 가라지는데 이것을 늑대의 입이라고 부르고 이 늑대의 입 부분에 손을 대고 옆으로 쪼개 먹는 것이 스콘을 먹는 매너라고 한다. 에끌레어는 가늘고 긴 슈 반죽에 크림을 넣고 초코렛을 입힌 슈크림 빵인데 번개라는 이름처럼 크림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번개처럼 순식간에 먹는 것이 요령이라고 한다. 이렇게 먹는 방법 같은 걸 알려주기도 하는데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디저트 이름의 유래나 먹는 방법 같은 것들은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앞서 말한 것처럼 스몰 토크를 할 때 꽤나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그리고 '세계의 디저트의 역사'라는 꼭지가 있는데 해당 디저트를 처음 판매한 매장이나 만든 사람, 일본으로 유입된 역사라든지 디저트나 재료 등과 관련된 잡다한 역사를 짧게 서술해놓았다.


중간중간 쉬어가는 코너로 와인과 어울리는 디저트 만드는 레시피와 에프터눈 티를 즐기는 방법도 나와있는데 참고적으로 알아두면 좋겠다. 디저트는 보통 커피나 티와 함께 즐기는데 와인에 어울리는 디저트를 만들어서 함께 먹으면 맛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홈파티를 할 때 책에 나오는 레시피를 참고해서 와인 디저트 타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또 디저트가 만들어진 지역을 국가별로 정리한 디저트 MAP이 나오는데 프랑스, 유럽, 이탈리아, 영국, 미국의 지도 위에 책에 소개됐던 디저트들이 탄생한 지역에 따라 표시되어 있다. 이렇게 국가별로 정리해서 보니 단연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디저트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고 있으면 나쁘지 않은 디저트에 대한 가벼운 지식을 얻기 좋고,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예쁜 일러스트를 보는 맛도 있는 멋있는 디저트 사전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