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킴의 영화로 들여다보는 역사 - 이해의 깊이를 더하는 역사 속 비하인드 스토리
썬킴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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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방송으로 썬킴의 역사 강의(?) 역사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이 아저씨가 입담이 좋아서그런지 듣고 있으면 일단 참 재미지다.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듣던 연표외우기 식의 주입식 역사 교육이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게 썰을 풀어가서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듣듯이 역사 이야기를 듣다보면 스토리에 빠져들고 나도 모르게 역사에 대해 배우게 된다. 설모 강사처럼 너무 과도하게 연기톤으로 말을 한다던지 그러지 않아서 오글거리지도 않아서 거부감도 덜하다. 역사적 사실을 순서대로 나열하여 공식처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으로 마치 영화를 보듯 감정이입을 해서 당시의 사람들과 함께 느끼고 같은 경험을 하며 역사를 간접체험하며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썬킴 역사 강의의 장점이다.


그래서 썬킴의 역사 이야기를 듣다보면 역사라는 게 참 영화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아예 영화와 역사를 한데 묶어서 이야기를 한다. [썬킴의 영화로 들여다보는 역사]는 한국의 조선시대 역사부터 시작해서 중국과 홍콩, 일본의 동양의 역사, 프랑스와 쿠바, 미국 등의 서양사까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10편의 영화로 역사 이야기를 시전한다. 영화와 역사는 서로 궁합이 잘 맞아서 영화로 역사를 공부한다는 컨셉은 역사를 공부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실제 역사의 시대적 배경을 알게 되면 영화가 더 잘 이해될 것이고, 반대로 영화는 역사를 좀 더 쉽게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교재가 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하나의 영화를 두고 그 영화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 등을 살펴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역사적 사실로 영화의 장면이나 인물을 분석하고 세세하게 설명하는 형식은 아니다. 즉, 영화는 당시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한 배경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로 역사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역사로 영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라는 것. 어디까지나 역사가 메인이지 영화가 메인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영화 속의 특정 사건이나 장면이 실제 역사와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기는 하니까 너무 영화와 동떨어져서 역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이야기가 많지 않다보니 영화와 역사책에서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영화를 등한시 하는 것처럼도 느껴지지만 책을 읽다보면 영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탄탄하게 쌓이게 되서 영화의 내용과 스토리의 핍진성이 자연스럽게 이해되기 때문에 따로 영화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영화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미처 알지 못했던 디테일한 장면과 묘사까지 잡아낼 수 있게 될 것 같다. 물론 애초에 영화를 만들 때부터 역사적 배경 지식이 없어도 무리없이 영화를 볼 수 있게 기획하고 만들었겠지만 기본 지식이 있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몰랐던 재미까지 느끼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해당 역사를 잘 알지 못해서 정확히 어떤 상황이고 어떤 내용으로 흘러가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채 줄거리만 따라가기 급급했던 영화도 있다. 책에 나오는 라스트 사무라이가 바로 그런 영화이다. 이 시대의 일본 역사는 워낙 아사리판이고 혼란스럽다보니 정확하게 어떤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의 의미는 무엇인지, 애초에 라스트 사무라이라는 뜻은 무엇이고 누구를 말하는지조차 알지 못했었다. 그냥 일본에 내전이 발생해서 서로 싸웠구나 라는 수준에서만 이해를 하고 영화를 봤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냥 그정도 수준에서 영화를 기억하고 있다. 이럴 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역사 공부를 하게 되면 영화가 단박에 이해되는 것이다.


마지막 사무라이는 소위 신선조라는 애들이 모델인데 서브컬처에서 엄청나게 많이 등장하는 굉장히 유명한 무사 집단이지만 신선조라는 이름만 알뿐이지 실제 역사적으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이 서브컬처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름이라 그동안 몇번이나 이 신선조와 메이지 유신이라는 역사에 대해 알아보려고 했지만 실타래처럼 너무 얽혀있어서 매번 중간에 포기하였다. 책에서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마지막 사무라이 사이고 다카모리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는 실제 있었던 서남전쟁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책은 영화가 다루고 있는 신선조의 마지막 전투인 1877년의 서남전쟁을 소개하기 위해 사무라이란 무엇인지부터 이들이 활동했고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기도 한 에도 막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서 마지막 전투가 발생하기 까지의 역사를 쭉 훑고 가면서 혼란했던 일본의 역사를 설명한다. 이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영화의 서남전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영화와 역사가 서로 조우하게 된다. 이 정도의 설명을 듣고 영화를 다시 본다면 영화가 좀 더 명확하게 이해될 것 같다. 주말에 다시 영화를 봐야겠다.


메이지 유신을 둘러싼 당시 일본의 역사는 너무 어려워서 굉장히 혼란스러운데 썬킴은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적 맥락과 핵심적인 의미만을 축략해서 쉽게 설명을 해준다. 그래서 어려운 역사를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책에서 설명한 것만으로 길고 복잡한 그 시대의 역사를 완벽하게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개략적인 역사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영화를 이해하는 데는 충분할 것 같다. 또 체 게바라의 일생과 투쟁을 담고 있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도 체 게바라와 쿠바혁명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영화에 담겨있는 내용이나 함의를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영화 뿐만 아니라 체 게바라라는 인물의 이름은 너무나 유명하지만 정작 어떤 사람이고 뭘 했는지, 왜 유명한지는 사실 알지 못했었다. 유명한 걸로 유명한 사람처럼 느껴졌었는데 책을 통해 쿠바 혁명과 체 게바라에 대해 알게 되서 지식이 향상된 기분이다.


글은 구어체로 마치 팟캐스트 방송으로 이야기를 하듯 쓰여져 있어서 가독성이 좋다. 역사라고 하면 일단 딱딱하게 느껴지게 되는데 가독성이 좋은 쉬운 어법으로 쉽게 설명을 해서 읽기에 좋아서 술술 잘 읽힌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다보면 썬킴의 오바하는 목소리가 오버랩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괜히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오바'라는 표현을 썼는데 마치 그 인물이 했을 법한 말이나 그 상황을 잘 전달하기 위해 마치 영화처럼 오바하면서 대사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게 이해하기에도 좋고, 극적인 재미도 살려줘서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역시 썬킴의 강의는 후회가 없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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