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위험한 과학책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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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과학은 "왜" 에 대해 설명하는 학문이라고도 말한다. 과학은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 속에서 발전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항상 "왜?"라는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런데 왜?라는 질문을 하는 건 좋은데 때로는 너무 허무맹랑하고 과학적이지 않은 궁금증을 가질 때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저자는 바보 같은 질문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바보 같은 질문은 아무도 정답을 알 거라고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틀려도 상관이 없기 때문이란다. 꼭 정확한 답을 찾지 않아도 상관없고 자신이 가진 재미있는 호기심과 궁금증을 풀어가는 그 과정에 의미가 있다는 뜻인 것 같다. 그리고 가끔은 너무 간단하고 쉬운 질문을 하게 될 때가 있는데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어려운 질문으로 밝혀지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간단한 질문조차 과학을 알아가는데는 좋은 질문이 된다.


[아주 위험한 과학책]은 과학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허무맹랑하고 엉뚱한 질문이나 기발하고 재미있지만 답이 없어 보이는 질문이라도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풀어가며 과학적인 답을 찾아가는 즐거운 과학책이다. 사람들이 저자에게 아무말 대잔치로 질문을 하면 저자는 그 질문을 받아서 과학적으로 싸악 풀어주는 형식인데 일단 질문 자체가 너무 엉뚱해서 이런 질문은 어떻게 생각해낸 건지, 이런게 왜 궁금한건지 부터가 궁금해지는 질문에서부터 기발하고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 재미있는 질문도 있다. 총 63가지의 Q&A와 아주 짧은 답으로 해결하는 간단한 질문, 그리고 저자 조차 손을 놓아버린 미친 질문도 소개한다. (미친 질문에는 답은 하지 않는다) 앞서도 말했지만 아무말 대잔치 속에서 과학을 뽑아내는 재미도 훌륭하지만 기발한 질문 그 자체를 보는 것도 참 재미있다.


질문이라는 것은 상상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상상력이 빈곤한 사람은 책에 나오는 이런 기발한 질문 자체를 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과학이라고 하면 정해진 답을 찾는 교육방식에 익숙해져 있어서 엉뚱한 질문을 하는 것 자체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수험 문제의 답을 찾는 방식의 과학공부는 상상력을 높혀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나 해보라고 하면 상당히 고민을 할 것 같다. 우선 "말이 안 되는 질문"을 한다는 것에 대한 저항감도 있고,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기발하고 번뜩이는 질문을 생각해낸다는 것부터가 그것을 과학적으로 풀어가는 것만큼 힘든 작업이 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런 엉뚱한 질문을 생각해낸 사람은 이미 충분히 과학적인 사고를 한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엉뚱하다는 말을 했지만 그렇다고 그저 허무맹랑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상당히 답이 궁금해지는 질문도 많았다. 키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이 나란히 서서 일몰을 본다면 키가 큰 사람은 얼마나 더 오래 태양을 볼 수 있을까? 새총으로 비행기를 날리면 이륙 시 소모되는 화석연료의 소비가 줄어들까? 고무 타이어가 닳게 되면 그 고무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취한 사람의 피를 마셔서 취할 수 있을까? 일본이 모두 사라진다면 지구의 자연현상에 영향을 줄까? 태양에 가려면 썬크림을 얼마나 발라야 할까? 돋보기를 이용해서 달빛으로 불을 붙일 수 있을까? 하루 만에 로마를 건설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필요할까? 꽤나 기발하고 재미있다.


새총으로 비행기를 날린다면이란 질문을 한 사람은 비행기 한 끝에 밧줄을 묶고 나머지 밧줄은 낭떠러지의 바위에 묶어서 떨어트리면 그 힘으로 석유를 소비하지 않고도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는데 저자는 멋지고 미래지향적인 질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밧줄과 바위 파트가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데 꽤나 미래지향적인 질문으로 시작해서 밧줄과 바위에 가서는 질문 자체가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듯하다고 평가하는데 이런 식으로 질문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일본이 사라진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라는 질문도 눈길이 간다. 사실 이런 말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거라서 가끔 정말 일본이 사라진다면 한국은 어떻게 될까라고 가볍게 생각할 때가 있기 때문에 말하자면 60여개의 질문 중 나도 평소에 했었던 질문은 이 질문 한가지가 전부였던 셈이다.


답변은 과알못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간다. 굳이 어려운 과학적 용어나 공식 같은 것을 그다지 많이 언급하지도 않고, 일상의 언어를 이용하여 누구나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쉽게 쉽게 진행하는데 그래서 "과학"이라고 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도 아마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질문도 재미있고, 풀이도 쉬워서 특히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상당히 좋을 것 같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과학적인 지식 뿐만 아니라 과학적 상상력을 향상시켜주기 때문에 이런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조차 과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고, 과학이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고, 내가 상상하는 속에서 과학적인 의미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책의 제목은 아주 위험한 과학책이지만 조금도 위험하지 않고 기발하고 엉뚱한 아이 같은 상상력을 과학으로 승화시키는 아주 재미있는 과학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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