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 - 동한 말기 편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
페이즈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버니온더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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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시리즈는 길고 긴 중국의 역사를 인간이 아닌 고양이로 바꾸어서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중국사를 이야기하는 독특한 역사서이다. 중국사 속의 실제 인물들을 12마리의 고양이 배우가 역사 드라마를 만드는 것처럼 연기를 하며 역사를 보여주기 때문에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중국사를 쉽고 흥미롭게 배울 수 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카카오 캐릭터들이 역사적 인물을 코스프레 해서 연극톤으로 그 장면을 연기하며 역사를 보여주고 설명한다는 식인데 이 고양이들이 기존에 있는 캐릭터인지 그냥 책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낸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중국애들이 좋아하는 동글동글한 만두처럼 생긴 캐릭터이다. 귀엽게 생긴 고양이로 인물들을 대체해서 보여주니 친근함이 느껴지며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어서 어려울 수 있는 역사 이야기에 쉽게 다가가 수 있다.


단순히 사람을 고양이로 바꾼 것에 그치지 않고 드립을 치듯 해학적으로 일러스트를 그려놓아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역사를 접할 수 있다. 오래전 역사 이야기라고 해서 굳이 역사적 고증을 철저히 해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친숙한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거나 재미있는 드립을 치는 등 너무 딱딱하지 않게 풀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이런 형식은 한국의 역사 유튜버들도 많이 차용하고 있는 스타일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현대적 느낌을 군데군데 섞어서 좀 더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다. 덕분에 역사서이지만 너무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고, 현대적 감각으로 이해도 쉽게 되고, 접근성도 좋아서 역사가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머리 속에 잘 들어온다. 애초에 만화로 되어있다는 점에서 따분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특히나 컨셉 때문에 더욱 가볍게 접근할 수 있다.


이번 동한 말기 편은 고대 중국의 역사인 하, 상, 서주 편, 춘추 전국 편, 진,초,양한 편에 이른 4번 시리즈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한나라 말기의 삼국시대를 다루고 있다. 다른 중국의 역사는 몰라도 이 시대의 역사는 꽤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만큼 게임이나 영화, 만화 등의 다양한 컨텐츠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아무리 유명한 시대라지만 삼국지에 관심이 없어서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나 많은 모양이다. 다른 시대도 그렇지만 특히 삼국시대에는 등장하는 인물도 많고, 세력간의 분쟁이 많다보니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사건이 벌어졌고 그런 내용들을 일일이 따라가기가 어렵다보니 빠르게 손절해버리는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계속 변화하는 세세한 세력간의 다툼과 정세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대략적으로 시대배경과 흐름을 개요 수준으로 가볍게 이 시대의 역사를 훑어간다. 삼국시대의 세 나라인 위,촉,오의 주인인 조조, 손권, 유비를 주인공으로 해서 굵은 역사적 포인트들만을 빠르게 짚어본다. 만화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지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텍스트적인 설명이 물리적으로 많이 들어갈 수도 없으므로 애초에 디테일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역시 이 삼국시대의 역사는 할 말이 많은지 이번 책에서는 삼국시대 전부를 다루지 못하고 삼국지 전반부의 하이라이트인 적벽대전 까지만을 다루고 있다. 아마 다음 5편에서는 적벽대전 이후의 이야기부터 위의 통일과 진나라의 이야기 까지를 다룰 모양이다.


보통 삼국지연의, 즉 소설에서는 이야기의 극적인 재미를 위해서 유비를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서는 조조, 손권, 유비 중 어느 한명을 특별히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고 세명의 영웅을 골고루 다루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유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자꾸만 주인공 포지션을 가져가는 것이 불편했는데 이 책은 어느 한명을 단독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세명의 인물을 비교적 균등하게 분배해서 소개하고 있다. 소설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인 이야기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어느 한쪽의 시각에 치우치지 않게 비교적 객관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외척과 환관, 사대부의 권력싸움으로 어지러운 한나라 말기의 시대배경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보통 연의의 흐름대로 황건당의 난, 동탁의 등장과 토벌로 시작된 군웅할거의 시대, 원소와 조조의 관도대전, 강동의 손가, 몰락한 귀족 유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적벽대전으로 이어진다. 앞서 어느 한명에 치중하지 않고 위촉오의 비중이 비슷하게 이야기를 진행시켰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조조에 대한 이야기 비중이 클 수 밖에 없는데 그만큼 활약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꼭 조조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


예전에는 도적떼라는 의미의 황건적이라고 말을 했지만 요즘은 황건당이라는 표현을 하는 추세인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는 황건적이라고 되어 있는데 중국에서도 황건적이라는 표현을 하는 건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로 의역을 한건지 궁금해진다. 아무튼 삼국시대는 중국 역사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여러가지로 부담스러워서 아직 삼국지를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중국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대략적인 개요만이라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쉽게 풀어쓴 삼국지책은 수없이 많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꽤 분량이 많고 여러가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울 수가 있는데 이 책은 정말 다 빼고, 완전 역사의 기둥 줄거리만 딱 잡아놓았기 때문에 가볍게 읽으면서 중국 역사를 배울 수 있어서 삼국지가 어려운 사람은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겠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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