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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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을 만나다보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생기게 마련이다.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꾸 반발심이 들기도 하고 여러 이유로 도저히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냥 아무 이유없이 어떤 사람이 싫어지기도 하는데 문제는 그 소수의 거슬리는 사람에게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 중에는 좋아하고 사랑하던 사람이 어떠한 이유나 계기로 싫어하고 혐오감을 가지게 되는 일도 있는데 누군가를 계속 싫어하는 마음을 가지다보면 불편함, 답답함, 두려움, 수치심, 분노, 죄책감 등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이 뒤따라오고 싫어하는 마음은 더욱더 커지게 된다.


이렇게 누군가를 싫어하게 되면 뭔가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고 무엇보다 거슬리는 사람을 생각하느라 불필요하게 감정소모를 하는 것을 멈추고 싶다고 느끼게 된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는 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보다 거슬리는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지, 왜 갑자기 누군가를 싫어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해명해준다. 책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과도한 이물질로 인식하고 심리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증상을 '인간 알레르기'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이 알레르기라는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 사람을 싫어하는 마음과 메커니즘을 이렇게나 한마디로 잘 정의한 말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공감이 되었다.


알레르기가 되는 것은 알레르기 반응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물질로 인식하는 성향 때문이라고 말한다. 제거할 필요가 없는 것을 이물질로 잘못인식하기 때문인데 인간에 대한 알레르기가 생기면 쉽게 공존할 수 있는 존재는 물론 심지어 자신에게 이득을 가져다 줄 사람까지도 제거해야할 참지 못할 이물질로 인식하고 거부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즉,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은 유불리와 관계없이 발생한다는 것. 이런 알레르기가 한번 일어나면 거부 반응이 더욱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알레르기 증세는 더욱 심해진다. 증세가 가중되다보면 격렬한 혐오감이나 증오로까지 증폭되는데 잘 알다시피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자기 자신까지 피폐하게 만들어버린다. 결국 이런 불행은 제거할 필요가 없는 상대를 없애야 하는 이물질로 인식하면서부터 시작되는데 이런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인간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에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먼저 대인 관계에 예민해서 사소한 일에도 상처를 받거나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늘 마음 속에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디폴트값으로 들어가 있는 셈인데 그 결과 신뢰감이나 친밀감을 갖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또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간파하고 상처받는 일이 많다. 그래서 사랑하던 사람도 쉽게 싫어하게 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으로 편안함이나 밝고 온화한 감정이 줄어들고 불쾌한, 짜증,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만 커지는 경향이 있다. 또 지나치게 결백하거나 무정한 성격도 인간 알레르기의 특징이다.


이렇게 인간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의 특징을 쭉 나열해보니 상당히 부정적이고 소위 피곤한 성격이라고 말해지는 사람으로 느껴지는데 부끄럽게도 많은 특징들이 내 개인적인 성격과 일치한다. 그래서 책에서 언급하는 인간 알레르기형 사람에게 더욱 주목하게 된다. 인간 알레르기들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쉽게 느끼고 웃기게도 그 원인이 되는 상황을 쉽게 만들어낸다는데 경험적으로도 그런 경향이 있어서 무척이나 공감이 된다. 이런 성격의 사람들은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나와 같은 점보다 다른 점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작은 차이를 결정적인 차이라고 확대해석하면서 이를 이물질로 인식, 거부하고 없애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분법적이고 흑백논리라는 말은 간혹 완벽주의라고 포장되기도 하는데 모든 일에서 완벽하기는 어려우므로 사실상 완벽주의보다는 비관론으로 연결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인간 알레르기의 가장 큰 불행은 자기 자신에게도 불신과 위화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지 못하고, 결함투성이에 무능하고 사랑할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지나치게 비굴하거나 다른 사람과 대등한 관계를 갖지 못한다고 한다. 무엇을 해도 안심하지 못하고, 성공과 행운을 쥐고 있음에도 어차피 언젠가는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런 부정적인 확신과 태도가 힘들게 잡은 성공의 기회와 행운을 날려버리고 불운과 실패를 스스로 끌어들인다. 이런 말을 하면 설마 그런 사람이 어디있겠어라고 너무 과한 이야기가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분명 있다. 인간 알레르기 때문에 사회 불안 장애, 적응 장애, 인격 장애, 기분 변조증, 강박성 장애, 신체 추형 장애 같은 여러 부작용도 생기게 된다고 한다.


책에서는 인간 알레르기는 무엇이고 인간 알레르기인 사람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인간 알레르기의 역사와 기저 매커니즘 등을 과학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인간 알레르기의 매커니즘 파트에서는 실제 유명인이나 상담자의 실제 사례를 통해 인간 알레르기가 생기는 이유와 개념 그리고 그 원인을 분석한다. 챕터5에서는 앞서 살펴본 인간 알레르기에 대한 기본 개념과 특성 등을 통해 이물감과 과민 반응을 줄이고 알레르기 억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법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는 방법 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이 꽤 다양하고 디테일하게 설명이 되어 있는데 단순히 의지의 문제 같은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론적으로 제시를 하고 있어서 실제로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런 방법들을 통한 개선 사례 등도 수록해놓아서 참고할만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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