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식탁까지 - 모두에게 이로운 먹거리 생각
마크 뒤퓌미에 지음, 손윤지 옮김 / 북스힐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흙에서 식탁까지]은 지구 온난화 같은 환경 문제에서부터 물부족 문제, GMO식품, 미래 먹거리문제 등 오늘날 우리에게 당면한 전지구적 차원에서의 문제나 산업으로서의 농업에 대한 고찰 그리고 육식과 채식, 동물복지, 글루텐과 팜유 같은 먹거리와 건강을 둘러싼 많은 논쟁 등의 고민들에서 환경과 생태계, 세계 식량 문제 등을 논리적이고 학문적으로 생각해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과거에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만이 고민하던 문제였지만 지금은 소비자와 각 개인이 고민하고 선택하며 그 결정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실천적 문제해결의 지식이 필요해졌다. 그렇다고 해답이 정해져있거나 현실적인 측면에서 해답을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므로 이런 고민들을 통해 꼭 어떠한 해답을 얻기보다는 여러 상황과 정보들을 바탕으로 개인의 의견을 형성하고, 그에 맞게 스스로 행동을 바꾸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옳다.


책에서는 총 50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해답으로 가기 위한 의학, 역사, 경제, 사회 등의 여러가지 분야의 정보와 데이터를 소개하며 여러가지 입장에서 그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앞서도 말했지만 해답을 안다고는 해도 당장 개인의 차원에서 어떻게 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경제적인 측면이나 또 다른 여러 이유로 실제로 실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해답을 알고서도 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뭐가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것보다 어떤 것이 가장 정당화될 수 있는지 실천적 판단을 내리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필요한 지식 등을 자기 나름대로 정리해놓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꼭 이런 거창한 이유와 목적이 아니더라도 책에서 던지고 있는 질문 자체로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이 많이 있고, 실제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도 많아서 책에 제시된 데이터나 많은 정보로 자신만의 논리와 주장을 쌓아가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하겠다. 가령 수돗물과 생수병에 담긴 물 중 무엇이 더 나을까? 같은 문제인데 이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보이는 질문이고 서로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재미있는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그 외에도 글루텐은 건강에 나쁠지, 채식은 건강에 도움이 될지, 우유가 정말 건강에 좋은지, 건강에 좋지 않다는 팜유는 지구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같은 흥미로운 질문이 많다.


하나의 질문에 대한 저자의 의견은 두어장으로 가름하는데 내용이 길지 않고 가볍게 읽기 딱 적당한 수준이라서 너무 심각해지거나 학문적으로 빠지지 않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우리의 먹거리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중요한 문제인 것도 알고, 전지구적 차원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라는 것을 알지만 이게 너무 전문적이거나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나와는 상관없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오히려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가볍게 정보를 제공하고 생각할거리를 던지는 수준에서 접하니까 평소 궁금해하던 내용이기도 해서 지루하지 않게 다 읽게 된다. 꼭 해답을 내고 잘잘못을 따지지도 않아서 논쟁적이지도 않고, 그래서 책을 읽는데 불편한 점도 많지 않아서 무거운 주제지만 가볍게 읽기 좋다.


예전에는 수돗물을 그냥도 막 마셨는데 언젠가부터 수돗물은 좋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생수를 사서 마시게 되었다. 정말로 수돗물이 생수에 비해 질이 나쁠까? 수돗물에는 몇 종류의 살충제가 포함되었다는데 그 양이 미비해서 오히려 식품을 통해 섭취하게 되는 살충제의 양이 더 많다고 한다. 하지만 프랑스 같은 곳에서는 물의 정화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오래전에 사용이 금지된 제초제의 오염도 있는지라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서 마시라고 권고하기도 한단다. 유럽은 물이 나쁘기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 수돗물의 오염물질 때문에 생수를 사서 마시는 걸 권했는데 최근 생수에서도 인체에 아주 유해한 합성 제초제인 아트라진을 포함한 오염 물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땅이 오염되니 수돗물이고 생수고 물이란 물은 다 오염이 되는 듯하다.


팜유 사용은 논쟁거리이다. 일단 트렌스지방을 대신해 사용할 기름으로 팜유가 꼽히고 있지만 팜유는 포화지방 비율이 높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팜유 사용이 논쟁거리가 되는 건 단순히 건강상의 이유뿐만이 아니라 지구의 건강에도 나쁘기 때문이다. 어쨌건 트렌스지방 대신 팜유의 소비가 꾸준하게 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적도 부근의 나라에서는 팜유 생산을 위한 야자나무 농장을 만들기 위해 매일 수천 헥타르의 울창한 산림을 벌목하고 불을 피워 파괴하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숲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숲을 연소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숲이 사라지면서 야생의 보호종들의 멸종 위험도 늘고 있다고 한다. 팜유 사용의 증가는 인간에게나 지구에게나 모두 나쁘다고 하겠다.


요즘 비건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정말 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은 항상 있어왔다. 괜히 야채를 많이 먹어줘야 건강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정말 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듯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균형잡힌 식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동물성 제품을 먹지 않는 비건의 경우는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비타민 D와 비타민 B12의 결핍이 크다고 하는데 그래서 비건들은 이 결핍을 채우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조제를 꼭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비타민 D와 비타민 B12가 풍부한 식품으로 우유와 계란이 있는데 우유와 계란까지는 먹는 채식주의자는 비교적 건강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채식을 한다면 신경써야 하는 영양소가 더 많이 있는 모양이다.


과격한 채식주의자들 중에서는 육식을 위한 축산업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소, 양, 염소 등의 반추 동물들의 생산도 증가하고, 이들 동물들이 되새김질 하는 과정이나 가축의 배설물을 저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이 지구 온난화의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라고 하면 자동차나 공장의 매연, 프레온 가스 같은 것만 떠올리기 쉬운데 육식을 위해 기르는 동물들에게서도 그렇게나 많은 메탄 가스가 나온다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형태의 축산업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축산업이라는 산업보다는 육류의 과소비나 국가간 소득격차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