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쉬운 영문법 - 궁금증이 싹! 풀리는
윤여홍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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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학교 다닐 때의 영어 수업은 문법 위주의 주입식 학습이었고 그 결과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문법보다는 바로 말을 할 수 있는 회화 위주의 공부법이 한창 유행하였다. 회화 중심의 영어공부가 성행하는 것은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많이들 하고 있는데 물론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가 결국 회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렇다고 회화만을 공부하는 것이 실용적이고 효율적이냐고 묻는다면 거기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회화라는 것도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문법적인 토대가 있은 후에라야 회화도 빠르게 습득할 수가 있는 것이지 회화만을 공부한다는 것은 과거 문법만을 공부하는 것처럼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하나의 언어에 있어 문법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가 알지만 요즘은 너도나도 회화에만 빠져서 다들 문법을 소홀히 하는 듯한 인상도 있다. 여기에는 영문법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영문법은 우리와는 구조와 원리가 상당히 다르게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고, 엄청나게 헷갈려서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문법을 공부한다고 하면 문법, 즉 이론적인 법칙을 암기하는 것에 함몰되어 무작정 암기만을 하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과거 주입식 교과수업처럼 문법의 법칙만 암기하고 그것을 회화와 연계시켜 실제 활용하지는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문법의 무용론 같은 것을 느끼고 회화에 매달라게 되거나 아예 영어를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즉, 잘못된 공부법 때문에 문법이 어렵기만 하고 쓸모없게 느껴져서 영문법을 포기하게 되는데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영포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영문법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회화 위주로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영문법을 모르면 제대로 된 회화도 하기 어렵다. 한국어의 문법과 한국식 영어 공부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영문법이 한없이 어렵게만 느껴질 것이고 어지간한 문법책은 너무 어려워서 금새 포기하게 된다. [세상 쉬운 영문법]은 제대로 된 영문법을 공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나 한국식 영어 공부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쉽게 문법을 익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영문법책으로 무작정 암기하는 것이 아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저자는 영문법 1타 강사로 저자의 유튜브 채널은 누적 조회수 5백만회 이상이라고 하니 이미 실력은 검증된 것이라고 봐도 되려나?


책의 구성부터가 신선하달지 좀 독특한데 보통은 명사, 동사, to부정사 하는 식으로 구조적으로 챕터를 구분하여 설명을 하는데 여기서는 특이하게 궁금증이라는 질문으로 챕터를 나누어 놓았다. 책의 컨셉처럼 무작정 '이런 구조의 문법을 암기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영어공부를 하면서 이해하기 어렵거나 왜 그런지 원리를 잘 모른채 무작정 외워왔던 부분을 질문이란 형식을 빌려서 설명을 해놓는 것이다. 뒤집어보면 똑같은 문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문법의 구조와 형태, 형식을 쭉 나열하고 무작정 외우라는 것이 아니라 '이게 왜 이런 거냐면 잘 들어봐'라고 그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니까 영문법의 원리가 이해를 하고 암기가 아닌 기억하게 된다. 이건 정말 큰 차이다.


또 한가지 이런 구성의 장점은 각 품사 간의 유사한 문법적 형태를 한번에 몰아서 확인하고 전체적인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문법책처럼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하는 식으로 품사를 나누어서 각각의 문법을 설명하다보면 각 품사간의 유사한 문법적 형태를 발견하기 어렵게 된다. 예컨데 주어 동사의 경우 수 일치를 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데 인칭에 따라 복수형으로 바꾸는 것을 설명하고, 주어에 s가 있으면 동사에 s가 없고, 주어에 s가 없으면 동사에 s가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보통 문법책이라면 여기서 내용을 마무리 하고, 이후 have동사를 다룰 때 관련 내용을 짤끔 설명, do동사를 다룰 때 관련 내용을 짤끔 설명하게 된다. 이렇게 문법상 유사성이 있는 내용을 한번에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 분산시켜 다른 챕터에서 설명을 하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품사로 챕터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유사성이 있는 문법적 형태로 챕터를 구분하여 하나의 문법을 전체적으로 쭉 알아보면 큰 틀에서 이해하기가 상당히 쉬워지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문장이 교과서적인 서술형이 아니라 학원에서 강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듯 하는 회화체라서 가독성도 높고, 마치 직접 설명을 듣듯 책을 읽으니까 이해도 빠르게 된다. 서술이 아니라 설명하듯 글을 읽어나가게 되니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거부감이 덜한 것도 이런 구성의 장점이라고 하겠다. 또 중요한 부분에는 형광팬으로 줄을 긋거나 진한 글씨체로 강조를 하고, 박스 등을 활용하여 추가적인 설명을 하는 등 책의 구성도 단조롭지 않게 배치를 해놓아서 문법책 특유의 딱딱함이 많지 않아서 역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하나의 강의가 끝나면 연습문제가 따라나와서 그 챕터에서 배운 것을 직접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역시 공부는 복습이 가장 중요한데 설명에서 그치지 않고 연습문제를 통해 공부한 것을 정리도 하고 복습을 할 수 있게 해놓았다. 연습문제 뿐만 아니라 보충 설명이라는 항목도 따라 나오는데 본문에서는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했다면 보충 설명에서는 약간 한단계 높은 심화학습 같은 느낌의 내용들이 나와서 수준에 맞게 공부를 할 수 있다.


보통 문법을 설명하면 그 문법의 형태와 구성 같은 것을 알려주고 외우라고만 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고 원래 그런거니까 그냥 외우라고만 말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해되지 않으면 외워지지도 않고, 무작정 외우는 스타일의 공부법은 잘 못 하다보니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는 흥미를 잃고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평소 궁금하게 여겼거나 일반적인 문법 설명만으로는 감이 잘 오지 않던 문법의 구조와 형태, 형식을 풀이하듯 알려주니 그제서야 헷갈리던 문법의 원리가 이해되고, 납득이 되면서 그렇게도 외워지지 않던 것들이 저절로 기억이 되었다. 물론 당장은 기억하는 것처럼 느낄뿐 금방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해조차 되지 않고 기계적으로 주문을 읊듯 뜻도 모른채 외우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공부'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이 책 한권 본다고 영문법을 마스터한다거나 이것만으로 영문법을 다 조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렵게만 느껴지던 영문법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지고, 그동안 이해가 되지 않던 문법적 의문들이 실제로 해소가 되고 이해가 되었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효과가 있다고 하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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