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철학자 도감 - 어려운 척하지 않는 만만한 철학 읽기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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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보려고 해도 철학은 상당히 진입장벽이 높다. 철학 이론 그 자체도 워낙 어렵기도 하지만, 알아야 할 철학자들도 많고, 그 철학자들의 사상도 다 다르고, 또 시대에 따른 철학 사상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예컨데 어떤 한 철학자에 관심을 가지고 그의 철학 사상을 알기 위해서는 그 철학자의 사상만을 공부하는 것으로는 그 사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철학자가 살았던 시대적 특징이나 앞선 철학자들의 사상과의 상관관계 등을 이해해야 비로서 그 철학자의 철학 사상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2500년이나 되는 철학의 역사를 모두 공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초역 철학자 도감]은 고대부터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철학사에서 알아두어야 할 네임드 철학자 60명의 사상을 소개하는 철학서이다. 철학자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해당 철학자의 사상을 핵심만 정리하여 개념정리를 해줘서 어렵게만 생각되던 철학을 쉽게 배울 수 있게 해준다. 한 명의 철학자를 두 장 정도의 내용으로 간략하게 요약하여 철학사상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설명하며 개념정리를 해놓았고, 또 철학자들을 시대별로 분류해놓아서 철학사상의 변화와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졌다. 물론 개론 수준으로 소개하는 것이라서 철학자와 사상을 깊이있게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반대로 주요 철학자들의 사상과 철학사적인 흐름을 한눈에 톺아볼 수 있어서 인문 교양적으로 철학에 입문하기에는 좋아보인다.


이 책만의 특징으로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 인생의 문제들을 철학으로 생각해보는 연습문제가 하나씩 나온다. 각 철학자에 대한 철학사상을 담아내는 내용으로 문제가 출제되고 그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풀면 좋을지 철학 사상을 대입하여 설명을 해주는 식이다. 보통 우리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우리를 둘러싼 인생의 여러 고민과 문제들을 철학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생각 때문인데 막상 철학책을 읽어도 그것을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와 연결시켜서 문제해결에 적용하기에는 사실 쉽지가 않다. 철학 입문자들에게는 철학 사상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버거운데 그것을 우리 생활의 고민과 여러 문제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의외로 우리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난감한 상황이나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에게 철학으로 조언을 해주는 형식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해답과 함께 해설을 해놓는데 꼭 그것이 문제 해결에 정답은 아니겠지만 인생의 문제 해결이 철학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어떤 식으로 철학적 사고를 하면 좋을지 등을 배울 수 있어서 꽤나 도움이 된다. 그리고 실제 문제에서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에게는 실제로 인생의 지침이나 철학적 조언을 받을 수도 있어서 그런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면 되겠다. 철학 사상 그 자체보다 그것을 활용한 연습문제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데 다만 문제와 해답을 한페이지로 짧게 담아냈는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조금 더 길고 자세히 설명을 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고대, 중세, 근대 그리고 현대 초반까지는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유명한 철학자들이 나오는데 부터는 현대 후반의 철학자들은 이름부터 생소한 사람들이 많다. 자연히 그들의 철학사상도 처음 접하는 것들이다. 고대의 철학 이론들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진리, 우주의 이치, 이성의 힘 같은 것들을 다루었고, 중세는 신이라는 절대자를 근대에서는 신에서 벗어나 개인의 이성의 힘에 집중했다면 현대의 철학은 이성을 비판하는 논리라는 명제로 움직인다고 한다. 이전의 철학자들은 신이나 선, 영혼, 자연 같은 조금 광범위하거나 좀 막연한 내용에 집중했다면 현대로 오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내용에 집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인생의 의미, 정의 같은 모호한 명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지만 그조차 자연이나 신과 같은 것이 아닌 인간을 주체로 해서 생각해보는 식이다. 그리고 과학이나 정치, 경제, 사회, 논리 등의 여러 다른 영역과 결합하여 철학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데 확실히 시대가 바뀜에 따라서 철학의 의미와 내용도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어디가서 아는체하기 좋은 내용은 근대 중세의 유명한 철학자들의 사상이지만 실제 현대의 우리 생활에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실용적인 것은 현대의 철학인 것 같다.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생소한 사상이고 실용적이기도 하다보니 상당히 생각할 부분이 많다. 일단 전체적으로 너무 어렵지 않게 설명을 하고 있어서 철학이라기보다는 교양적인 느낌으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좋다. 깊이있는 철학 공부가 아니라 철학 전반을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하기 좋은 철학 입문서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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