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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요리 101 - 간단한 집밥부터 근사한 홈파티 요리까지
호멜 푸즈 지음, 고은주 옮김 / 북카라반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자취할 때 오늘은 좀 맛있는 것 좀 먹자거나 호화스럽게 먹어보자고 할 때 혹은 영양보충을 해볼까 하고 꺼내드는 레어 아이템이 바로 스팸이다. 평소엔 김과 김치 정도만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는 느낌이라면 스팸을 까는 날은 뭔가 잘먹었고 근사한 한끼였다는 기분이 들게해주는 소확행꾸러기였다. 그런데 그렇게 귀한(?) 스팸이지만 막상 스팸을 먹는 방식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었다. 그냥 구워서 흰밥 위에 올려 먹기, 그리고 대충 잘라서 라면에 넣어 먹거나 식빵에 넣어 먹거나 하는 정도일뿐 다른 특별한 조리법이나 스팸요리는 만들어본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지금도 스팸은 그냥 잘라서 굽거나 부대찌개에 넣는 정도지 다른 스타일로는 활용하고 있지 않다.
[스팸 요리 101]는 그저 굽기만 해서 먹던 스팸을 멋진 요리로 탈바꿈해주는 스팸 요리백과이다. 물론 스팸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단순히 굽기만 해도 고급 반찬이 되지만 책에 나오는 레시피대로 스팸을 다양하게 활용하면 스팸을 여러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도 있고, 한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에서부터 인스턴트였던 가공식품이 홈파티에도 어울리는 고오급 요리로까지 탈바꿈해서 정말 스팸을 120% 활용하여 제대로 먹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스팸은 보관도 간편하고 취급하기도 편리한데다가 기본적으로 스팸 자체가 맛이 있어서 스팸을 활용해서 요리를 하면 일정 이상의 맛도 보장되므로 요리가 서툰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식재료라고 하겠다.
책에는 101가지의 스팸 요리가 선보이고 있는데 아침식사, 점심식사, 저녁식사, 파티용 에피타이저와 간식, 셰프의 고급 요리의 총 5파트로 되어 있다. 일단 책의 저자가 미국인인 것 같은데 그래서 책에서 다루는 요리도 미국인들이 먹는 요리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었다면 스팸으로 찌개나 무슨 볶음 같은 반찬류를 많이 만들었겠지만 여기서는 그런 한국식의 조리법은 없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이 샌드위치류, 주먹밥류이고 그외 볶음밥이나 부리토, 피자, 샐러드 등이 몇 가지씩 소개되고 있다. 재미있게도 우리나라의 부대찌개도 나오는데 소세지와 김치, 라면사리까지 들어간게 꽤 고증이 잘 되어 있다. 또 김밥도 kimbap이라는 타이틀로 소개되고 있는데 그야말로 세계로 가는 K푸드다.
소개되는 요리는 모두 한장으로 설명을 갈무리한다. 한 페이에는 완성된 요리 사진이, 다른 한 페이지에는 재료와 만드는 법이 텍스트로만 나와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소개하고 있는 요리 중 상당수가 샌드위치랑 주먹밥류라서 텍스트로만 된 설명이라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고 심지어 만드는 법이 두 단계로 끝나는 요리도 있을 정도라서 요린이들도 겁내지 말고 도전해볼만하다. 물론 비스킷이나 감자 캐서롤, 스팸 키슈처럼 좀 어려워보이는 요리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요리 능력치가 좀 높은 사람들이 도전할만하다. 나처럼 요린이는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은데 사진 설명이 없어서 체감적으로 더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5장의 셰프의 고급 요리 파트는 실제 현직 셰프나 요리 경연 프로그램 우승자, 요리 블로거 등이 직접 얼굴을 내걸고 자신이 고안한 스팸을 활용한 요리 아이디어를 하나씩 선보이는데 여기서 소개되는 요리들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물론 셰프들 중에서도 식상하게 또 샌드위치를 내놓은 사람도 있지만 셰프의 손이 닿아서 그런지 그것조차 뭔가 굉장히 근사해보이고 레스토랑에서 서핑되는 메인요리처럼 보일 정도다. 앞장에서 나오는 샌드위치와는 레벨이 다르다. 이런 것들은 연습해서 홈파티 때 손님에게 접대를 하면 대접받는다는 기분이 들만큼 상당한 요리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요리들 사이에서도 가장 개인적으로 먹고 싶은 것은 스팸 구이와 스크램블드에그이다. 가장 심플하지만 아는 맛이 가장 무섭다고 이게 제일 먹고 싶다. 만들기도 간편하고, 쉽고, 맛도 보장되어 있으니 이것만큼 근사한 아침식사가 또 있을까 싶다. 그리고 역시 한국인 입맛에 가장 맞는 부대찌개. 찌개류를 좋아하다보니 스팸이 들어간 부대찌개도 아주 좋아하는데 비도 오고 오늘 저녁은 부찌로 먹어야겠다. 보통 부대찌개는 스판되는 부찌 양념을 사서 그걸 넣고 끓이는데 책에 소개된 양념 레시피대로 따라하면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그대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그리고 하와이안 케밥과 꼬치류도 조만간 해봐야겠다. 아무리 맛있어도 만들기가 어렵고 복잡하면 손이 잘 안 가는데 꼬치나 케밥류는 요리가 서툴러도 따라할 수 있으니 도전해볼만하겠다. 아쉽게도 한식은 부찌와 김밥 정도 밖에 없어서 밥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팸 요리는 나오지 않지만 반대로 가볍게 한끼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와 다양한 서양식 요리들을 배울 수 있어서 색다르게 스팸을 즐겨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밥반찬으로만 먹던 스팸을 손님 접대용이나 홈파티용 요리로 레벨업 시킬 수 있는 레시피가 많아서 그런 쪽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