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함께하는 일본 가정식
아베 쓰카사 지음, 정문주 옮김, 다카코 나카무라 / 시그마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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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은 그 맛이 한식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동남아 음식처럼 자극적이지도 않아서 한국 사람 입맛에도 무난하게 잘 맞다. 그래서 가끔 집에서 일본 가정식을 만들어서 먹기도 하는데 말이 일본 가정식이지 막상 만들어진 결과물은 한식 느낌이 나는 요리가 되버릴 때가 많다. 사실 일본 가정식은 일본 집에서 먹는 음식이란 뜻인데 일본인의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어본 적이 없으니 먹어본 적 없는 음식의 맛을 상상만으로 구현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익숙한 한식처럼 만들어지게 되는 것 같다. 보통 블로그 같은데 소개된 레시피를 보고 따라서 만드는데 블로그에 소개된 레시피도 한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서 아마도 정통적인 일본 가정식은 아닐 수도 있겠다. 결국 맛있는 일본 가정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 일본인 전문가의 레시피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프로와 함께 하는 일본 가정식]은 식품 전문가가 무려 48년의 업계 경험을 녹여 만들어낸 5가지 마법 양념으로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102가지 일본 가정식을 소개하고 있다. 정통 일식은 아마 손이 많이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아무리 맛있어도 만들기 수고스러운 레시피는 사실 잘 따라하지 않게 된다. 일본에도 나처럼 게으른 사람이 많은지 요즘 사람들은 집에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황금비율 양념을 미리 준비해놓고 그 비법양법을 이용하여 아주 간편하면서도 정말 맛있게 음식을 뚝딱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한 것. 말하자면 약간 백종원의 무슨무슨 양념 그런 걸 생각하면 되겠다.


책에는 만능간장, 미림술, 단 식초, 단 미소, 양파 식초의 다섯가지의 마법 양념을 사용하는데 저자가 고안해낸 이 마법 양념은 넣기만 해도 정성이 많이 들어간 듯한 미묘한 맛과 오랜 시간 조리한 듯한 깊은 풍미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일단 이 마법 양념 자체를 만드는 것도 전부 10분 이내로 준비할 수 있어서 양념 자체도 만들기가 쉽고, 이 양념을 활용하여 만드는 음식들도 빠르게 초스피드로 만들 수 있어서 저자는 이걸 스스로 '궁극의 인스턴트 일식'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마법 양념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뚝딱해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걸 만들기 위해 마트에 갈 필요도 없다. 여러모로 백주부와 똑같다.


이렇게 양념장을 만들어 놓으면 나처럼 요리가 서툰 사람들에겐 상당히 유리하다. 요리 하수들에겐 양념을 하고 간 맞추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므로 매번 음식을 만들 때마다 일일이 양념을 하나씩 첨가할 필요 없이 맛의 균형이 잡혀져 있는 양념장만 정량해서 넣으면 되니까 실패할 확률도 확 낮아지고, 요리 과정도 단순해지면서 빠르게 만들 수도 있다. 간편하게 만들면서도 기본 이상의 맛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실제로 지금도 이런 비법 양념들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책은 마법 양념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장 맛있는 베스트 10 레시피와 고기 요리, 생선 요리, 채소 요리, 밥 요리, 면 요리 그리고 안주와 밑반찬 까지 다양한 레시피를 담고 있다. 소개된 요리의 면면을 보면 일본 사람들이 많이 먹는 재료로 만든 말 그대로의 일식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일드나 영화에서 자주 보던 가정식의 그 느낌 그대로다. 모든 레시피는 한장으로 소개를 끝낸다. 그만큼 과정이 간단하다는 뜻이다. 음식 사진과 재료 소개, 만드는 법 그리고 음식에 사용된 비법 양념과 요리 시간이 기록되어 있다. 재료는 모두 2인분 기준인데 아무래도 일본에서는 1인분 양이 적다보니 좀 많이 먹는 사람에겐 이게 1인분처럼 느껴질 것 같다.


요리과정이 어렵고 복잡하면 따로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이런 점을 조심하고 이런 걸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이 디테일하게 나올텐데 그 정도로 어려운 것이 없다보니 텍스트로만 설명이 되고 있고, 그나마도 대부분의 음식의 경우 요리 과정이 3~4단계로 끝난다. 그 정도로 쉽고 간단하다. 그런데 요리가 서툰 나같은 사람 눈에도 그정도 설명이면 다 이해가 될 정도의 내용이라서 요리 과정은 요린이에게도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샘플로 나오는 사진처럼 예쁘게는 만들지 못 하겠지만 마법 양념만 잘 만들고, 요리 과정만 잘 따라한다면 음식의 맛은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양념장을 만들어 놓고 사용하는 것의 장점을 말했었는데 양념장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다른 요리에 응용하기에 좋다는 것이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 말고도 조금만 응용하면 비법 양념으로 다른 음식들도 만들 수도 있어서 비법 양념의 활용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하겠다. 또 비법 양념 자체를 혼합해서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거나 다섯가지 기본 비법 양념 외에도 양파 식초로 만드는 드레싱, 일식 육수와 농축 장국 만드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어서 다른 일식을 만들 때 참고하면 맛내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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