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 - 잘난 척 인문학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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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여러가지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모아놓은 깊지는 않지만 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소위 지대넓얕 혹은 알쓸신잡 스타일의 잡학사전이다. 과거에는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지식을 선호했다면 요즘은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넓은 지식을 더 추구한다. 알고 있어도 사는데 별다른 도움이 안되고, 몰라도 사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어서 잡지식처럼 비쳐질 수도 있지만 대화 중에 그런 잡지식을 쓰윽 한번씩 던져주면 은연중에 지적이고 똑똑해보이면서 잘난 척하기에는 또 그만이라서 이런 스타일의 잡학사전은 요즘 트렌드인 뇌섹이 되기 위한 가장 좋은 솔루션이라고 하겠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사라진 것들]은 말그대로 우리 곁에 존재했다가 사라진 것들을 모아놓은 잡학사전이다. 책은 총8장으로 되어 있는데 인류, 인체, 종교, 유적과 유물, 인물, 보물과 보석, 명화와 기념물, 미스터리라는 주제로 사라진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처음 사라진 것들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공룡이나 매머드 같은 멸종한 동물들만을 떠올렸는데 책에서 사라진 고대 생물에 대한 내용은 웬걸 한구다리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외의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분야의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줄줄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것을 보며 나의 상상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빈약하고 지식이 비천한지 느끼게 되었다.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나 사라진 잉카제국 그리고 문헌 속에만 남아있는 사라진 세계의 불가사리 같은 것들은 상당히 인기있는 주제라서 평소 많이 언급되는 아이템이고, 네안데르탈인의 멸종과 매머드의 멸종은 과학적으로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다. 이런 아이템은 비록 바로 떠올리지는 못했지만 사라진 것들 리스트에 포함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이런 것들이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사라진 것들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반면 인체의 사라진 기능이라던지 종교에서의 사라진 것들, 사라진 유명인사 같은 주제들은 이런 내용까지 다루어지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터라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라진 것들'이라는 범위의 인식이 상당히 좁고 편협했다고 느꼈고, 상상을 넘어선 분야까지 책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책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기존의 알아두면 잘난 척 시리즈는 한페이지도 안되는 단편적인 소재들을 여러개 모아놓은 사전 같은 구성이었다면 이번 사라진 것들은 하나의 소재가 상대적으로 긴편이고 소개되는 아이템들의 수도 기존의 시리즈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책에서 다루어지는 내용 자체가 간단한 설명으로 해결되는 용어정리나 개념설명이 아니라 현상이나 상황, 역사적 배경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설명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그만큼 설명이 조금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고 내용이 마냥 긴 것도 아니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정도라서 부담없이 책을 읽을 수 있을만하다.


책에 소개된 여러가지 주제 중에서도 역시 가장 관심을 끄는 파트는 미스터리 분야이다. 지구 대멸종, 아틀란티스, 잉카제국, 이스터섬의 모아이상 등의 역사적인 미스터리 사건들도 재미있고, 버뮤다 삼각지대, 사라진 북극해 탐험대, 사라진 외계인 시체와 UFO 같은 미스터리 소재도 흥미롭다. 또 바벨탑과 잃어버린 성배, 예수의 수의와 같은 종교에서의 미스터리도 눈길이 간다. 이런 내용들은 어릴 적 학교앞 문방구에서 팔던 미스터리 모음집 같은데 빠지지 않고 나오던 내용인데 그만큼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아이템이다.


내용의 특성상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힐 수 없는 내용도 꽤 있다. 그래서 '미스터리'나 '불가사의'라고 불리는 것이겠지만 어쨌건 그렇다보니 그것이 왜 사라졌는지를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히기 어렵거나 역사적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힘든 경우도 있고, 잭 더 리퍼나 조디악 킬러처럼 영원히 사실을 알 수 없는 사건들도 소개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사라진 것들의 사라진 이유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상황과 배경을 살펴보며 다양한 상식을 전달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비록 미스터리하고 불가사의한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사라지게 된 이유와 그것의 행방은 알 수가 없지만 그것과 관련해서 여러 다양한 과학적 지식은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흥미위주의 미스터리 핸드북 같은 것과는 전혀 다른 컨셉의 사전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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