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 책과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스물두 개의 일본 문화 & 여행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행을 하거나 체류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거나 책이나 드라마, 영화 같은 미디어 매체를 통해 간접체험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당장은 일본을 여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여행으로 일본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무리지만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서는 알고 싶고 궁금한 일본에 대해 다가갈 수는 있다. 아마 보통은 드라마나 영화, 유투브 등의 영상 매체로 일본의 문화를 접하는 일이 많을텐데 이런 미디어를 통한 간접 체험은 물론 실시간으로 동시성을 가지고, 접근성도 좋고, 시각적으로 다가가다보니 아무래도 이 방법을 많이들 선호할 듯 싶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문화는 대부분 대중문화나 음식문화, 놀이문화 등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고, 그 문화의 이미지를 소비하는데 그칠 우려가 있다. 가령 유투브를 통해 BTS의 노래를 듣고 Kpop을 좋아하게 된 외국인이라면 영상으로 가수의 노래를 듣고 영상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우리나라의 문화라는 것이 Kpop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에도 그 외국인의 머리 속에는 한국의 문화라고 하면 BTS라는 매우 제한적인 영역과 이미지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물론 한국의 문화에는 관심이 없고 BTS라는 가수를 좋아하는 것뿐이라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적어도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의 문화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식으로 우리의 문화에 접근하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하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일본의 영화나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같은 특정 대중문화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면 그것만 좋아하고 소비해도 크게 문제는 없겠으나 만약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 그리고 일본의 문화 전반에 관심을 가진다면 대중문화에 치우친 유투부 영상을 벗어나서 조금은 깊이있고, 분석적인 책을 통해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는 책의 타이틀처럼 책과 여행을 통해 일본 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일본의 문화를 경험하고 마치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문화 탐방기이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는데 책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와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가 그것이다. 1장 책으로 일본 문화를 알아보는 파트에서는 일본인 작가가 일본에 대해 쓴 책과 한국인이 일본에 관해 쓴 책을 골고루 소개하고 있다. 한국인이 타인의 시선에서 외부의 눈으로 일본을 바라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과 일본인이 일본인들의 정서와 감정으로 자기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분명 다를 것이다. 이렇게 각기 다른 입장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일본과 일본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편향되지 않게 조금은 객관적으로 일본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흥미위주의 대중문화나 여행자들을 위한 구루메, 식문화 같은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 예술, 문화, 사고방식 등 현재의 일본과 일본인을 여러 각도로 다루고 있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일본과 일본인 그리고 일본 문화에 대해 새로운 지식과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이런 내용들은 좀 지루하거나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로 일본사회와 일본인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일본의 대중문화를 더욱 잘 이해하고 재미있게 즐기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컨데 지금 일본의 젊은이들이 온라인 상에서 얘기하는 드립 같은 것들도 현재 일본의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므로 일본 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지식이 있으면 일본 문화도 더욱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으로 보는 일본 파트에서 눈에 띠는 곳은 일본 워킹맘을 다룬 파트이다. 일본은 어린이집 수가 부족해서 워킹맘들에게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이 상당히 고민거리인 것 같다. 몇해전 어린이집에 떨어져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진 탓에 당장 직장을 그만두게 생겼다며 '일본 죽어라!'는 글을 올린 것이 한국에도 전해지며 크게 화제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어린이집 설립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생겨나기 어려운 구조라는데 대신 그만큼 까다로운 기준에 의해 설립이 되므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이싸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누구나 쉽게 어린이집을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집이 부족한 일은 없다. 정말로 그렇게 쉬운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일본보다는 쉽게 어린이집을 설립할 수 있어보이는데 어쨌건 설립 기준이 일본만큼 빡빡하지 않지만 반대로 아동 학대 사건 같은 게 너무 많이 터지고 있어서 어린이집을 마냥 믿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과 한국 어느 쪽도 이게 더 낫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어느 쪽이건 워킹맘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어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다는 것에 상당한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도 있는 모양인데 그런 아이를 불쌍하게 여기지 말고 도리어 아이들에게 부모 이외의 사람들과 많은 교류를 할 수 있게 해줘서 좋다는 식으로 생각하라는 내용은 주지할만 하다.


문학에 대한 내용도 몇 파트 나오는데 일본의 국민 작가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과 하루키, 마루야마 겐지, 요시모토 바나나 등도 언급된다. 그런데 문학을 다룬 파트들은 작가의 소개나 작품을 깊이 파고들어 분석하기보단 그 작가가 쓴 작품 중 저가가 뽑은 한두 구절을 소개하고 그 구절에 대한 인상비평을 하는데 그쳐서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뭐랄까 너무 두서없는 인상비평 뿐이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저자가 생각하는 그 작가의 인기의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힘들게 써놓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파트는 저자가 일본의 이곳저곳을 방문하거나 여행을 했던 기록을 여행일지처럼 소개하는 식인데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어디에 뭘 타고 가서, 뭘 먹고, 무엇을 했고, 뭘 봤고, 날씨는 어땠고 하는 것들을 적어놓은 마치 여행블로그의 글과 같은 느낌이다. 특별히 그 여행지와 관련된 어떤 정보나 역사적 배경지식 같은 것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곳을 방문하기전 알아야 할 사전정보나 그곳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일본의 문화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저자가 이렇게 여행을 했다 하는 일기라서 이것으로 일본의 문화를 간접체험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서 아쉽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