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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탄생 - 내 옆자리의 악인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도키와 에이스케 지음, 일본콘텐츠전문번역팀 옮김 / 드루 / 2022년 5월
평점 :

TV 뉴스를 틀면 오늘도 사회 곳곳에 있던 온갖 쓰레기 같은 인간들의 악행이 보도된다. 누군가는 록음악이나 게임, 나쁜 영향을 주는 영화가 그런 악인을 만든다고 주장하지만 사설시조를 읊고 판소리를 하던 시절에도 악인은 있었고, 클래식이 대중음악이었던 시절에도 악인이 있었다. 정말 게임이 악인을 만드는 것인가? 악인은 당연히 나쁘다. 하지만 악인이 생겨나는 구조를 정확히 알려는 노력없이 그저 편의주의에 빠져 멋대로 아무 이유나 들어가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하면 악인이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이 악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며, 그런 것을 방조하는 행위는 결국 악인이 생겨나는 것을 모두가 방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악인의 탄생]에서는 우리를 괴롭히는 근거 자료를 토대로 악인이 생겨나는 구조와 그 개선방법을 생각해본다. 일단 이 책은 일본인이 일본 자국내의 상황을 반영하여 쓴 내용이지만 책에 나오는 악인의 종류나 형태가 한국의 그것과 크게 차이가 나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한국의 상황으로 치환해서 읽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책은 총 5가지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악인이란 무엇이며, 악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악인은 어떤 구조로 생겨나고, 그동안의 악인의 대처법은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개선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책에서 규정하는 악인은 가정이나 학교, 직장 같은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악인부터 살인, 방화, 강간 등을 저지르는 흉악범은 물론 난폭 운전, 소년 범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블랙 컨슈머, 사이버 명예훼손 등을 저지르는 사람도 악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누군가에게 위해를 가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가치관이 맞지 않거나 매너 없는 사람을 악인 취급하기도 한다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공격이나 코로나 감염자에 대해서도 악인이라고 인식한다고 한다. 성 소수자에 대해 차별하고 공격적인 사람들은 한국에도 있기 때문에 공감이 간다.
악인이라고 하면 영화 속의 대단한 악당이나 사람을 죽이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라를 떠올리지만 실제 우리의 일상에서도 악인은 수없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최근 악인이 늘어난 이유가 정말로 나쁜 사람들이 늘어났다기 보다는 그동안은 그다지 문제 삼지 않았던 것들이 최근들어 그것이 나쁘거나 문제라는 식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원래부터 존재하던 악인을 쉽게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단순히 엄한 아버지, 학생을 훈육하는 선생님과 같은 존재가 지금은 학대나 괴롭힘 등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식이다.
현대사회에서 악인이 생겨나는 것에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가정문제, 환경문제에 의해 생겨나는 경우도 있고, 공부 부족이나, 무관심, 외면이 이런 악인이 생겨나게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가정문제, 개인의 환경문제는 사회가 나서서 그런 가정을 고립시키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그런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악인이 생겨나는 구조를 모두가 방치하고 있다고까지 말을 한다. 개인의 가정문제, 환경문제를 국가나 사회가 적극 개입해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한 악인은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악인이나 악행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겠다.
절대적 악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태어날 때부터 순수하게 나쁜 것만 생각하며 나쁜 짓만 일삼는 절대적인 악인이란 없다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악인의 성질을 물려받은 사이코패스라던지 그런 부류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모두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의 영향에 따라 악인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사회에 공헌하는 일도 있다고 하니 그만큼 자라온 환경,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가치관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환경과 개인의 가치관을 올바르게 형성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도덕과 윤리, 그리고 문제를 해결한 물자와 돈, 인재 등의 자원도 필요하고 사람들 사이의 올바른 의사소통을 위한 논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덕과 윤리, 효율, 논리가 필요한데 이것을 이성이라고 부른다. 이런 이성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자유보다는 오히려 법률이나 제재로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그 기저에는 대중은 어리석고 감정적이며 쉽게 선동당하므로 국민다수의 의견을 반영하여 진행하는 민주주의는 그런 이성적인 결정이 결여되기 쉽고, 그런 결정은 결국 약한 이성에 의존하는 사회가 되어 악인이 만들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것. 말하자면 포플리즘에 선동되어 잘못된 정치인이 선출되고 누군가에 의해 선동당한 미심을 반영하여 정책을 실행하면 그 사회는 악인을 생산해낸다는 식이다.
사회 문제의 원인이나 문제해결을 약간 보수우파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도 같은데 적어도 한국의 국민들은 일본의 국민보다 정치력이나 정치 참여도가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의 경우는 저자가 일본 사회를 진단하는 것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믿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피해자의 피해 상황을 방치하지 않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서 피해자도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의 피해자는 가정문제, 환경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의 구제 같은 것도 포함한다. 이것은 단순히 정책 차원에서 이룰수는 없고,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데 어려운 일이지만 생각해볼 문제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