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괴수괴인 도해백과
고성배 지음, 백재중 그림 / 닷텍스트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F영화에서 괴수, 괴인은 단골로 등장하는데 이런 괴수, 괴인 캐릭터가 나오는 SF 장르영화들은 의외로 영화란 매체가 만들어지고 산업의 형태를 띠기 시작한 초기의 영화들에서부터 이미 등장했었다. 이때 나온 유명한 괴수, 괴인으로는 달나라 탐험의 얼굴 모양의 달이나 메트로폴리스의 로봇 헬, 노스페라투의 올록 백작, 스탑모션으로 만들어진 킹콩 그리고 프랑켄슈타인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같은 캐릭터들이 있다. 그야말로 영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고전 영화들인데 서브 컬처 분야에서는 꽤나 영향력이 많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캐릭터들은 이후 우리 세대의 괴수괴인 영화인 터미네이터나 프레데터, 고지라 같은 영화들의 모태가 된다고도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장르, 호러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괴수, 괴인이 나오는 영화는 최근에 나온 것보다는 예전 영화들을 더 좋아한다. 최근의 영화에 등장하는 괴수들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여 정교한 이미지와 사실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만 과거 고전 영화 속에 등장했던 아날로그 특수효과의 괴수, 괴인이 가지는 그 특유의 맛에 미치지는 못 한다. 아마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꽤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인기 있는 괴수, 괴인을 뽑으면 고전 영화의 캐릭터가 많이 랭크되는 것 같다.


[SF 괴수괴인 도해백과]는 고전 영화 속의 괴수 괴인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고전 SF 영화에 등장한 다양한 괴수, 괴인이 실제로 있다면 어땠을지 상상하며 괴수와 괴인의 몸을 해부하여 일러스트를 그렸고, 특징, 기술, 관련 내용 등도 기록해 놓았는데 말하자면 책에 소개된 괴수 들의 특성과 신체 수치, 해부도해 등의 스펙은 해당 영화의 공식 설정이 아니라 작가가 영화를 바탕으로 상상하여 만들어낸 것이다. 원래 서브 컬처에서는 팬들이 2차 창작을 통해 캐릭터나 설정을 확장시켜 나가는데 그런 측면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총 50종의 괴수, 괴물이 소개되고 있는데 괴수, 우주괴인, 지상괴인의 3종류로 분류하였고, 세부적으로는 대형 괴물, 중형 괴물, 소형 괴물, 지상 괴물, 우주 괴물, 괴수, 괴인으로 나뉜다. 영화 속에서는 괴수의 정시 명칭이 나오지 않는 것도 있는데 그런 괴수들은 저자가 적당히 이름을 붙혔다고 한다. 지금이야 설정집 같은 것도 있을 만큼 캐릭터 제작에 공을 들이지만 과거에는 그렇게까지 캐릭터 하나하나에 캐릭터성을 부여하지는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혹은 오리지널 스펙과 설정이 존재하는데 오래전 영화라서 모르고 있는 건지 알 수는 없다.


아무튼 각 괴수에 대한 간략한 개요와 저자가 상상으로 그린 괴수의 해부도가 먼저 소개되고, 더불어 각 기관과 신체 부위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리고 스틸사진으로 영화 속에 등장했던 모습이 보여지는데 장면에 대한 한줄 설명도 따라 나온다. 이런 식의 구성은 예전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 많이 팔았었던 '무슨무슨 대백과' 같은 설정집 스타일에서 따온 것 같다. 애초에 책에 등장하는 괴수, 괴인 자체가 고전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라서 굉장히 촌스럽고 오래된 느낌인데 그걸 상당히 레트로한 느낌의 일러스트로 그려놓았기 때문에 마치 80년대의 괴수 대백과 설정집의 느낌이 날 수 밖에 없다.


영화 장면의 스틸 사진에 설명을 덕지덕지 붙혀놓고, 영화의 스토리를 가져와서 설명을 하는 것이나, 괴수 퇴치법 같은 것을 굉장히 심각하게 소개한다던지 하는 구성이 정말 옛날 문방구의 미니대백과 시리즈 느낌을 그대로 준다. 일부로 그런 것을 의도하고 만든 것 같은데 문방구에서 그런 것을 사서 돌려보던 세대라서 그런지 옛날 생각이 나면서 너무나 반갑고 상당히 즐거워진다. 영화의 스틸사진에 대한 설명이나 문구도 상당히 80년대스러운 싼티나는 문장이 많아서 더욱 레트로한 분위기를 많이 자아낸다.


앞서도 말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SF 장르영화를 좋아해서 찾아보려고 하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이런 류의 영화를 접하기가 힘들고, 팬층도 많지 않아서 정보를 교환하기도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비교적 많이 알려진 영화 외에는 사실 잘 알지 못하는데 그래서 책에 소개된 괴수, 괴인들도 처음 보는 것들이 꽤 등장하고 있다. 반대로 알고 있는 캐릭터가 나올때면 상당히 반갑고, 그 괴수와 괴인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고, 어떤 설정을 달아놓았는지 흥미롭게 보게 된다.


헐리우드 영화 외에도 일본영화도 몇 편 소개되는데 마침 비교적 최근에 알게되서 봤던 우주로부터의 경고에 나온 파이라 성인과 대괴수 바란의 바란이 나와서 반가웠다. 전설의 레이 해리 하우젠이 만든 33년판 킹콩, 킹콩 아들 키코, 흡혈식물 대소동의 오드리 주니어, 잃어버린세계의 공룡, 팬들에게 상당히 많은 인기가 있는 지구 최후의 날의 고트,  프랑켄슈타인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늑대인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좀비들, 노스페라투,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에서의 좀비,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고전 장르 영화 좀 봤다하면 알만한 네임드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한다. 고전 장르영화 팬이고, 80년대 학교앞 문방구에서 많이 본 미니대백과사전에 대한 향수가 있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만족할만한 괴수 대백과 사전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