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 - 옥스퍼드 경제학자가 빠르게 짚어주는 교양 지식
테이번 페팅거 지음, 조민호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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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제학이라고 하면 말그대로 어려운 학문처럼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경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알못이라면 경제학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거나 학자들이 만들어낸 이론으로만 생각하게 되는데 사실 경제학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낙수효과나 빈부격차와 같은 용어들은 분명 경제용어이고 경제학에서 다루는 내용들이지만 우린 이걸 꼭 경제라는 카테고리 내에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사회문제나 정치의 영역에서도 많이 언급하고 있다. 사실 그것이 경제학이라고 인식만 못 하고 있었지만 그 본질은 경제학인 어젠다나 개념들이 많이 접해 왔던 것이다. 이런 내용들에 대해 조금만 더 분명하게 경제학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경제학적인 시각으로 해석하고, 지식을 쌓는다면 의외로 재미있게 경제학을 배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은 어렵게만 생각되던 경제학을 여러가지 생활밀착형 사례와 흥미로운 주제들로 쉽게 설명해주는 경제학 입문서이다. 기본으로 알아두어야 할 경제의 주요 개념들을 핵심만 골라서 짧고 쉽게 설명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경제학의 오류, 편견, 상식 들을 깨고, 인플레이션·환율·무역전쟁·비만세 등과 같은 시의성 있는 사안들도 다루면서 교과서적으로 배우던 이론으로서의 경제학이 아니라 경제학이라고 생각지 못한 내용들까지 경제학의 측면에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우리네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제를 공부하고 경제 지식을 쌓음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삶에 득이 되는 경제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책은 총 6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경제적 오류에서는 행동심리학 등에서 봤었던 모형들로 경제학의 여러가지 오류들을 분석하고, 2장 정치적 공경은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낙수효과, 인플레이션이나 환율과 같은 정치의 영역과 연계된 경제개념들을 알아본다. 3장 실생활 경제 상식에서는 우리가 체험하고 체감할 수 있는 사회·경제현상 등을 통해 경제용어와 개념을 배워보고, 4장 전쟁의 경제학에서는 무력전쟁·무역전쟁의 경제적 효과나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5장 환경의 역습에서는 앞으로 기업의 경제적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그린, 환경이라는 요소를 살펴보고, 6장 비즈니스의 신화는 가치의 역설이나 노동 시장 모델 등을 알아본다.


굉장히 흥미롭고, 평소에도 알고 싶던 테마도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내용은 낙수 효과다. 낙수 효과란 부유층의 부가 늘어나면 경기가 부양해 저소득층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결국 국가의 경제 성장과 복지가 향상한다는 이론이다. 한국의 보수들은 이 낙수 효과를 굉장히 신봉하면서 재벌, 부자, 대기업에 부를 몰아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이런 주장이 옳은 것일까? 낙수 효과는 레이건의 경제 정책과 1980~90년대 자유시장 개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단다. 일단 벌써 30년이나 더 지난 개념이라는 것.


실제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부를 살펴보면 낙수 효과의 증거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포드 자동차, 제네럴 일렉트릭 같은 거대 대기업이 성공하면서 기업의 경제 성장 이익이 실질 임금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 노동자들이 돈을 더 벌게 되니 소비재 수요도 늘고, 사업에 더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임금 인상이 기업에 큰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는 역설적이면서도 혁명적인 현상이었던 것. 하지만 1980년 이후로 낙수 효과에 대한 증거는 더이상 찾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불평등이 감소하기는 커녕 부자와 빈자 사이의 양극화만 더욱 심해졌단다.


저자는 '낙수'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한다. 낙수 효과는 커녕 되레 저소득층의 생활 수준을 더 떨어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부유층은 더 부유해졌지만 저소드층은 생활 수준이 정체 또는 쇠퇴하는 '나쁜' 나수 효과가 나타난다고까지 말을 한다. 낙수 효과는 누진세, 노동조합, 분배 문제 등을 다룰 때 자주 거론되는데 최근 수십 년 동안 낙수 효과의 범위는 계속 제한되어 왔다. 이로써 낙수 효과는 허상이었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하물며 한국의 썩어빠진 재벌 총수들이 부를 재분배하길 기대하는 건 정신병이라 하겠다.


경제가 좋아진 것이 지금 대통령이 뛰어나서 그런건지, 정부 부채가 항상 부정적인 것인지 같은 보수세력이 진보 정권을 공격할 때 항상 언급하는 공격 포인트에 대한 해답도 객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고, 거품에 속지 않을 방법이나 합리적인 소비자가 될 수 없을지에 대한 고찰도 해보고, 코로나 팬데믹에서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지, 경기 침체는 우리 삶의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같은 우리가 우리의 삶속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주제들도 많이 나와서 꽤나 재미있게 읽으며 경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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