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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 : 매운맛 Vol.1 - 수백만 영포자가 믿고 배우는 유진쌤 영문법 수업 ㅣ 바른독학영어(바독영) 시리즈 2
피유진 지음 / 서사원 / 2022년 3월
평점 :

영포자들은 아마도 대부분이 문법을 공부하는 도중에 중도탈락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이야 초등학교나 그 이전부터 학원에 다니면서 선행학습을 하지만 우리 때만 해도 영어는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학교에서의 영어수업이라는 것은 시험문제를 풀 수 있게 문법을 암기하는 형태였다. 문법은 문법 규칙을 배우고 나서 그 규칙을 문장에 적용하여 실질적으로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학교에서의 문법 공부는 문법 그 자체의 규칙을 외우는 것에 집중해 있어서 문법의 규칙을 실제로 문장 속에 녹여서 활용하는 단계를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6년 동안 공부를 해도 영어를 제대로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암기를 위한 문법, 문법 그 자체의 규칙을 외우는 공부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영어 공부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한동안은,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회화 중심의 공부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문법에 함몰되지 말고 바로 말을 할 수 있는 회화중심의 공부법 가령 몇가지 패턴으로 말을 만드는 기술을 알려주는 공부법 같은 것들이 유행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공부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한계를 느끼게 된다. 패턴에 대입해서 말을 하긴 하는데 머리 속으로 문장의 형식이나 구조를 이해하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급기야는 외운 패턴 이외에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문법에 대한 이해가 튼튼하게 받쳐줘야 회화 실력도 늘어나게 된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됐을 뿐이다.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 매운맛]의 기본 컨셉은 영어 문법을 배울 때 한국인들이 취약한 포인트를 난이도별로 3단계로 나누어서 습득할 수 있게 구성한 스텝 업 문법책이다.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은 영포자를 위한 왕기초 교재인 순한맛이 먼저 출시 되었고, 이번에 나온 것은 매운맛으로 vol1과 vol2로 나뉘어 있는듯 하다. 이번에 리뷰할 것은 매운맛 vol1인데 여기서는 명사, 관사, 대명사, 형용사, 동사의 영어의 기본이 되는 6가지 핵심 품사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책이 스텝 업이라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는데 말하자면 명사의 경우 기본적인 매운맛 하나짜리 문법 설명을 하고나서, 매운맛 두개짜리 조금 더 어려운 문법이 이어지는 형식으로 쉬운 내용부터 어려운 난이도의 문법까지 차례대로 테크트리를 타면서 공부를 하게 되는 식이다.
스텝 업이라는 형식 외에도 이 교재에서 눈에 띄는 건 각 품사에 대한 개념 정리이다. 명사, 관사, 대명사 등 각 챕터의 첫머리에 해당 품사에 대한 개념정리부터 설명을 하면서 시작하는데 의외로 학교에서는 그런 식의 개념 정리나 품사의 구체적인 역할 등에 대한 설명은 부실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일단 그냥 외우라는 식으로만 수업이 진행이 되다보니 품사의 형태의 변화나 위치 등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이해도 못한채 무작정 따라가기 바빴다는 기억이 있다. 물론 수업이 진행되는 중에 그런 내용들이 설명이 되었겠지만 먼저 그 품사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을 잡아놓고 큰 틀을 제시한 후에 세부적인 내용으로 넘어갔다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여기 나오는 각 품사의 개념정리는 상당히 만족스럽고 도움이 된다. 특히 개인적인 공부 스타일이 큰 틀에서 개념을 이해하고 큰 그림을 그린 후 디테일하게 공부를 해나가야지 이해가 잘되는 타입인데, 기존에는 세부적인 내용을 하나씩 공부해나가면서 벽돌을 쌓듯이 그런 것들이 모여서 완성이 되는 형식의 수업이다보니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랬는데 여기서는 그 개념과 그것이 문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왜 중요한지 같은 설명으로 충분히 사전 지식을 쌓아주니 이후 단계가 올라가면서 복잡한 설명이 시작되도 많이 헷갈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문법을 배우고 나면 바로 연습 문제를 풀면서 문법을 직접 문장 속에 적용하며 쓰임을 익히게 된다. 책의 핵심 포인트가 '문법을 암기하지 말라'는 것인데 문법을 암기하는 것은 자꾸만 디스를 하게 되지만 예전 실패한 학교 교과 과정의 수업방식이었기 때문에 다시 그런 실수를 반복하면 안된다. 밑줄 치면서 암기할 것이 아니라 연습 문제를 풀면서 문장 속에서 그 문법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체화하여 익숙하게 익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 제시된 예문은 그냥 문제를 위해 만들어낸 문장이 아니라 미드의 장면, 동물농장이나 위대한 개츠비와 같은 소설, 뉴스 기사 등에서 가져온 문장이라 현실감도 있고,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게 한다.
무작정 일단 외우고 보라는 식의 문법 암기 공부가 아니라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단계를 나누어서 차근차근 설명하기 때문에 그것만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어렵지 않게 조금씩 어려웠던 문법이 정리되며 머리 속에 들어온다. 그리고 설명이 상당히 디테일하고, 표와 그래프 같은 것을 적극 활용하여 내용을 잘 정리해서 설명을 하기 때문에 이해하기에도 용이하다. 하루 1시간 씩 33일이면 문법을 공부할 수 있다는데 아무래도 영포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조금 목표 시간을 길게 잡고 공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