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맞춤법
김주절 지음 / 리듬앤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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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블로그, SNS, 카톡, 문자 등 과거보다 글을 쓰는 일이 많아졌고, 글로 사람들고 소통하면서 내가 쓴 글은 많은 사람들이 읽는다. 예전처럼 노트에 적은 글은 누굴 보여줄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글로 대화를 하고, 글로 내 생각을 나타내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 글은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를 드러내고, 보여주는 매개체가 되었다. 글을 많이 쓰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당연히 맞춤법이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은 맞춤법을 틀리는 것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대충 뜻만 통하면 된다는 식이라서 단어 한두개 쯤 틀려도 크게 괘념치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맞춤법을 보면 정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맞춤법은 의외로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한다. 


때로는 맞춤법이 교육수준이나 기본적인 소양을 보여주는 척도처럼도 인식되기 때문에 맞춤법을 틀리면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많이 떨어진다. 특히 보고서나 기획서 같은 업무적이고 공적인 문서에서 맞춤법이 틀리면 문서의 공신력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그런 문서에 사용되는 문장은 한정되어 있어서 의외로 사적 영역의 일상적인 글쓰기를 할 때 훨씬 맞춤법에 주의를 요하게 된다. 맞춤법이 틀리면 단순히 실수를 했다거나 맞춤법을 모른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심한 경우 상식이 없거나 무식하다는 인상까지 줄 수 있고, 단어 하나의 맞춤법이 틀렸을 뿐인데 그런 글을 보면 그 문장, 그 전체 글 자체의 신뢰도는 물론 사람에 대한 이미지도 확 떨어지게 되므로 맞춤법은 항상 신경써야 한다. 


그런데 이 맞춤법이라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까다롭다. 일단 내가 알고 있는 맞춤법이 올바른 것인지 틀린 것인지부터 알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본인은 올바른 것으로 알고 사용하고 있고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매한 것은 글을 쓸때마다 검색해보면 되지만 그것이 맞다고 믿고 있는 경우라면 아주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잘못된 글을 쓰게 된다. 이런 경우는 우연히 자신이 쓰고 있는 맞춤법이 틀렸다는 걸 발견하게 되거나,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으면 절대 고칠 수가 없다. 그런 것들이 아니라도 쓸 때마다 헷갈려서 항상 찾아보게 되는 것들도 많이 있다. 글을 쓰다보면 의외로 그런 헷갈리고 애매한 맞춤법이 굉장히 많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맞춤법 공부의 문제점은 힘들게 외워놓아도 또 금새 잊어버리고 헷갈려 하게 된다는 점이다. 애초에 애매하고 구분하기가 어려우니까 헷갈리는 거라서 그 혼돈이 쉽게 정리되어 머리 속에 오래 기억되지 않는 것이다. 어설프게 외웠다가는 반대로 기억해서 계속 틀린 맞춤법을 쓰게 되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한다. 매일 쓰는 말이라면 계속 반복해서 쓰면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고 기억이 되겠지만 자주 쓰지 않는 단어라면 가끔씩 그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매번 헷갈릴 수 밖에 없다. 맞춤법 공부에서 중요한 건 결국 얼마나 더 빨리 이해하고, 더 오래 기억하고, 더 많이 써먹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다시 정리한 다정한 맞춤법]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그만큼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맞춤법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도록 맞춤법을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게 해주는 맞춤법 에세이다. 공식을 외우듯이 맞는 맞춤법과 틀린 맞춤법을 쭉 나열해놓고 무조건 외우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에세이 형식으로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나가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단어들의 맞춤법을 소개하고 맞는 것과 틀린 맞춤법을 알려주는 형식이다. 이렇게 에세이 형식으로 스토리가 있는 문장 속에서 맞춤법을 접하니 실제로 그 단어가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쓰임과 형태를 함께 이해할 수 있어서 무작정 단어만 외웠을 때보다 훨씬 더 잘 이해되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1장 비슷해 보여도 달라요 에서는 맞히다/맞추다, 가르치다/가르키다 낫다/낳다 처럼 모양이나 소리가 비슷해서 헷갈리는 단어들을 소개한다. 특히 이 파트에서 다루는 단어들은 비슷한 모양이나 소리로 인해 서로 헷갈리기 쉽기 때문에 에세이라는 형식으로 실제로 문장 속에서 그 단어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의미와 늬앙스 까지 함께 확인하면 두 단어의 의미와 기능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보통 영어 단어를 외울 때 단어만 외우지 말고 문장 통째로 외우는 것이 단어의 의미와 늬앙스를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마치 그런 식으로 에세이라는 형식을 적극 활용하여 그 단어가 사용되는 상황을 산정하여 설명을 해놓고 있어서 상당히 이해가 쉽게 되고, 문장처럼 외워두면 오래 기억되고, 또 바로 써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에세이라는 형식이 맞춤법을 암기하는데 매우 적합하다.


2장 이런 단어는 없어요 에서는 며칠/몇일, 오랜만/오랫만 처럼 습관처럼 틀리게 쓰고 있는 단어들을 알려준다. 인터넷에서 글을 보다보면 여기 나오는 단어들을 굉장히 많이 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지적할 것도 없이 개인적으로도 이 파트에 나오는 단어들을 상당수 잘못 알고 있었는데 며칠/몇일, 오랜만/오랫만 같은 것들은 비교적 최근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이다. 그리고 사귀다/사기다 보이다/보여지다 같은 단어들은 쓸 때마다 헷갈려서 고민을 하게 되는 단어들이다. 특히 외국어 공부를 할 때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수동태를 번역할 때 보이다/보여지다 잊히다/잊혀지다 같은 단어들이 굉장히 헷갈리게 되는데 책에는 이런 수동태, 이중 수동 같은 단어들의 규칙들도 여러 예를 들어가며 잘 설명해놓아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단순히 한 단어의 맞고 틀림을 설명해 놓은 것이 아니라 문법적으로 접근하면서 유사한 형태의 문법의 단어들도 응용해서 같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놓은 것이 좋았다. 의외로 이런 헷갈리는 문법의 단어들은 응용해서 활용하기가 힘든데 비슷한 단어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해놓고 설명을 해줘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문법을 확실히 내것으로 만들기 좋게 구성되어 있어서 그런 점이 상당히 좋다. 3장 검가기가 필요 없는 띄어쓰기 에서는 맞춤법 띄어쓰기 규정과 맥락에 따라 띄어쓰기가 달라지는 단어들을 알아본다. 단어 뿐만 아니라 띄어쓰기도 엄청나게 헷갈리는데 책에 나오는 기본적인 규칙 정도만이라도 잘 알고 있으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역시 띄어쓰기에서도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이 많이 있어서 그동안 틀리게 써온 걸 생각하지 괜시리 창피해진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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