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왕초보지만 네이티브처럼 - 쉬운 단어로 절대공감하는 표현 TOP 120
유명현 지음 / 리더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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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어권의 사람이 영어를 배울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아마 영어식으로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한국인이 거기다 영어울렁증이 있는 왕초보는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하면 우선 한국어로 문장을 만들어 놓고 그걸 영단어로 하나씩 치환하는 식으로 영어를 말하려고 한다. 이건 말그대로 콩글리쉬고 네이티브는 사용하지 않는 엉터리 영어가 된다. 그리고 혹여 틀리진 않더라도 문장이 불필요하게 어렵고 복잡해지고, 말이 어려워지다보니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말이 막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 같은 것을 보면 굉장히 짧고 간략하게 말을 한다고 느끼는 일이 많다. 영어왕초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케이스를 영어의 감성와 공감이 빠져있는 것이라고 말을 한다. 우린 영어 공부를 할 때는 그저 영어 단어를 많이 외우면 그에 맞춰 자연히 영어를 잘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단어 카드를 만들고 매일 20개씩 단어 외우기를 목표로 공부를 하거나 하는 것이다. 물론 외국어는 단어싸움이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단어만을 달달 외워도 영어의 감성이 없으면 대화를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처음에 영어의 감성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는 한국어와는 다른 주어 선택 양상이라던가 부정으로 질문하는 부정의문문 등 말하는 관점의 차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그런 것들은 비영어권의 한국인이 영어를 배울 때 어렵게 느끼는 부분이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영어의 감성이란 그런 것이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사람들이 가지는 철학적인 사고, 문화 같은 것들을 의미하는 것 같다. 물론 이건 타당한 주장이다. 언어에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문화, 생활, 철학 등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단어를 외운다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네이티브들의 문화와 생활, 생각을 이해했을 때 비로서 그들처럼 생각하며 그들이 사용하는 진짜 영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동감하는데 저자는 영어는 주로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언어이므로 영어에는 선진적인 사람들의 합리적인 사고, 승자의 여유, 신사적인 배려가 녹아있어서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말을 잘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그들의 선진 문화에 익숙해지고 선진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표현을 썼다. 문화 사대주의도 아니고 이 말에는 동의를 못하겠다.


그러나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분명 네이티브의 세계관이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그 배경이 되는 문화나 가치관, 시대정신 같은 것들을 알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하며 그 말을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영어 왕초보지만 네이티브처럼]는 단순히 네이티브가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표현들을 모아둔 것이 아니라 그 표현들의 기저에 깔려있는 문화적 감성이나 역사적 맥락, 세계관 등을 상세하게 알려줘서 영어적 감성으로 영어를 생각하고 말할 수 있게 해준다. 말하자면 사전적 의미를 넘어 그 속에 담겨 있는 감성과 뉘앙스 까지 잡아주는 것이다. 영어적 감성이라고 하면 조금 감이 안 올 수도 있는데 우리말로 집에 간다는 표현은 영어로는 I'm coming이 된다. 한국어로는 말의 주체가 '나'지만 영어에선 '상대방'을 기준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네이티브들이 입에 달고 사는 I'm sorry를 들었을 경우 한국 사람들은 That's OK를 떠올리지만 실제 네이티브들은 You're fine이라고 상대방의 기분을 중심으로 말을 한다. 입장과 관점이 한국어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런 미묘한 감성적 차이를 알지 못하면 That's OK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총 120가지의 표현이 소개되고 있는데 네이티브들이 실제 많이 사용하는 표현들로 영화나 미드에서 들어봤던 표현들도 많이 있다. 실제 네이티브들은 의외로 쉬운 단어로 간단하게 말을 하는데 그런 네이티브의 리얼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책에 나오는 모든 표현들은 설명과 예문까지 모두 한장을 넘지 않는다. 설명도 마치 인문학 강의처럼 재미있는 내용들이라 어려운 영어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인문학 책을 읽듯 네이티브들의 문화와 감성에 접근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된다. 내용이 길거나 어렵지 않아서 조금만 시간을 내면 하나의 파트를 읽고 이해하는데 충분하기 때문에 매일 한두장씩 꾸준히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하는 것인데 매일 공부하기 적당한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아마 그런 것을 감안해서 만든 것 같다. 중간마다 네이티브처럼 쉬운 단어로 말하는 팁과 스몰토크를 위한 다양한 표현도 소개하고 있는데 영어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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