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심리 수업
닥터 고양이 지음 / 콜라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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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사람들이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고 하는 목적은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사람의 행동과 심리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싶다는 학문적이고 철학적인 이유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고 싶다는 단순하고도 개인적인 욕망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대방 중에서도 특히 이성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단순명료한 이유 때문에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심리학이라고 하면 심리분석이나 사람의 생각을 꿰뚫어보는 독심술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심리학을 배우면 상대방 그중에서도 이성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조금은 있을 것이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물론 심리학이란 게 그런 독심술 같은 것은 아니지만 심리학을 이용하여 사람의 심리를 조금 이해하게 되면 대인관계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그런 기술을 활용하면 소개팅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연애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면 소개팅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소개팅을 어려워 한다. 소개팅을 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 하고 상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게 정말 쉽지가 않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다보면 방어적으로 행동하게 된다고 한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자존심도 중요하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심리는 자연스럽게 나의 매력을 드러내는데 장애가 된다. 반대로 말하면 소개팅에 나온 상대방도 거절이 두렵고, 상처받기 싫은 사람이고 소개팅 자리가 두렵고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심리를 잘 파악하고 상대를 돋보이게 해주는 마음가짐으로 다가가면 소개팅은 훨씬 편안해지고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첫대면에서의 태도가 많이 달라질 수 있고, 소개팅의 결과도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심리학이 소개팅에서 빛을 바라는 순간이다. [소개팅 심리 수업]은 소개팅 자리에서 자신이 가진 매력을 더욱 돋보일 수 있게 최적의 상태로 편집해줘서 소개팅의 성공률을 높여줄 연애 심리학책이다.


보통 남녀관계에 도움을 주는 데이트 메뉴얼북이나 가이드북 같은 것에서는 주로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법이나 장소에 어울리는 코디법 같은 꾸밈의 기술이나 첫만남에서 어떻게 말을 하고, 어떤 주제로 어떻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좋으며, 소개팅 후 뭐라고 말을 하는 것이 좋을까 따위의 대화의 기술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말하자면 그런 책들은 단순한 기술적인 측면에 치중해 있는데 여기서는 한발짝 더 들어가서 왜 그런 식으로 말을 해야하고, 왜 그러한 태도로 상대를 대응해야 하는 것인지 조금 근원적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그저 데이트 가이드 북이 시키는대로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까지 이해하고 거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는 차이가 있다. 당연히 상황에 따른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게 되면 응용을 하거나 대처할 수 있는 폭도 훨씬 넓어지므로 더욱 쉽고 편하게 소개팅을 할 수 있게 된다.


책은 수업처럼 진행되는데 총 6교시로 되어 있다. 1교시「슬기로운 소개팅 생활」에서는 개론으로써 소개팅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고, 2교시「내 연애를 가로막는 것들」에서는 현재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고 있거나 연애를 겁내는 사람들의 심리를 엿보고, 3교시「태도를 바꾸면 결과가 달라진다」에서는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태도에 대한 조언이 이어진다. 4교시「소개팅 언어 이해하기」에서는 소개팅과 에프터에서의 대화의 기술과 그 속에 내재된 심리를 살펴보고, 5교시「소개팅 설계의 기본 원리」는 연락을 하고 만남을 가지고, 에프터를 신청하고, 데이트 동선을 짜는 등의 실제 소개팅 실전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고, 6교시「나는 사랑할 준비가 되었을까」는 현재의 자신의 연애심리 상태 등을 돌아보며 나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수업이다. 


심리학으로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 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까지도 모두 포함한 의미이다. 사실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읽고 이해하는 것이다. 소개팅에 실패하는 것은 단순히 상대방의 마음을 읽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현재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있지 못한 이유도 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진단이 나오고 잘못된 것을 고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가 있다. 그렇지 못하면 매번 순간순간의 느낌에 의존해 움직이게 되고, 손익만을 따지다가 실패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의 심리를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내용들이 충실해서 자신의 마음을 읽는데 아주 유익하다. 


내용이 소개팅이라는 테마로 심리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일단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심리 수업이라고는 하지만 데이트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 나는 내용도 있어서 너무 이론적으로 빠지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가이드라인을 배울 수도 있다. 자신의 경험을 대입하며 책을 읽다보면 왜 그동안의 소개팅이 잘 안되었는지, 왜 상대로부터 연락이 없었는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배울 수 있다. 그 전에 자신의 연애관이나 사람을 보는 눈, 과연 내가 누굴 만나고 싶은지 스스로도 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연애 심리를 조금 알게 되는 것도 큰 수확이다. 기존의 책에는 소개팅에서의 필승 드립, 상대방 기분을 살피는 비법 같은 것만 봐왔는데 그보다 자신을 알고 태도를 고쳐야 한다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새롭고 신선하고, 재미있고, 유익하다. 꼭 소개팅에서만 활용될만한 내용들이 아니라 친구나 비즈니스 관계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대하는 인식과 태도를 형성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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