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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쌤의 일대일 커피 수업
구대회 지음 / 황소걸음 / 2021년 9월
평점 :

평소 커피를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 관심도 많아서 커피에 대한 상식을 높이고 싶은 생각은 많았다. 그래서 책도 몇 권 봤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커피 책은 항상 초반에 세계의 원두에 대한 설명을 너무 길게 하는 경향이 있다. 커피 책을 읽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커피 관력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원두의 원산지와 품종, 특징과 향미 그리고 지역의 기후와 토양, 온도 따위의 설명이 정말 길게 이어진다. 물론 커피의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원두인 것은 맞겠지만 이제 커피에 갓 입문하는 초짜들은 우선은 상식차원에서 커피 전반에 대해 알고 싶은데 원두만 가지고 너무 전문적으로 깊고 복잡하게 설명을 하다보니 마치 강의처럼 생각되며 어렵게 느껴지고 결국 급흥미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원두야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나 온라인으로 구매해서 직접 마셔보고 자신의 입에 맞는 커피를 찾으면 되는 것이고, 실제로 초보들이 집에서 로스팅까지 할 일은 없는데 책에는 그런 내용이 너무 길고 장황하게 나오다보니 솔직히 조금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정작 알고 싶은 내용은 나오지 않고 어렵고 지루한 이론만 나오다보니 재미있는 커피강의가 아니라 하기 싫은 이론공부가 되어버릴 때가 많았다. 반면 [구쌤의 일대일 커피 수업]은 일반적인 커피 이론서가 아니라 바리스타를 위한 실전 매뉴얼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커피 입문서와는 차별화된다. 커피가 아니라 바리스타에 방점이 찍히는데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카페를 운영하며 얻게 된 경험과 커피 강의를 하며 학생들로부터 많이 받은 질문들을 토대로 바리스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담고 있다.
책의 컨셉이 바리스타의 실무 수업이라서 기본적인 커피 강의는 물론이고 에스프레소 머신, 핸드 드립, 커피 메뉴, 고객응대, 식품위생법, 바리스타 자격시험 연습문제까지 바리스타의 관점에서 알아야 할 지식과 정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굉장히 현실적이고 매우 실용적이다. 철저하게 실무적인 내용이고, 평소 알고 싶어했던 내용들이 나와서 아주 만족스럽다. 우선 커피 원두에 대한 내용이 길지 않아서 그것만으로도 좋다. 책은 구쌤이 연희라는 학생에게 수업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문체도 설명문으로 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독자들은 구쌤에게 직접 수업을 받으며 설명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배울 수가 있다. 초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설명 자체도 굉장히 알기 쉽고 친절해서 어렵지 않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알아도 딱히 바로 쓸데가 없는 이론이 아니라 소소하더라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정보들이 많이 나오는데 특히 4장 커피 메뉴 정리하기 코너가 아주 유익히다. 요즘은 커피의 종류도 많아져서 정확히 어떤 메뉴이고, 어떻게 만들고, 어떤 특징이 있고 대략 어떤 맛인지 등 메뉴에 대해 분석하고, 기본적인 레시피도 알아본다. 또 커피 메뉴에서 많이 활용되는 우유도 일반우유, 멸균우유 등 종류별로 맛차이나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도 알아본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재료지만 이런 식으로 우유 종류별로 차이를 알려주고 비교해주는 것은 잘 보지 못했는데 이처럼 다른 곳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짚어줘서 많은 도움이 된다. 도구의 사용법과 관리법, 구조의 이해 등도 일반 커피 유저가 아닌 바리스타의 관점에서 알아보고 있어서 현업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브랜드 제품을 토대로 설명을 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있다.
최근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서 개인 카페를 오픈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보통 바리스타를 목표로 하는 사람은 커피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데 정작 커피가 아닌 바리스타라는 직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정보도 부족하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알아야겠다는 인식도 부족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상당히 읽어볼만한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다. 바리스타는 무엇이고 앞으로의 비전과 급여와 보상 같은 현실적은 문제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또 바리스타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와 윤리의식, 카페에서 고객의 의미과 고객에 대한 태도, 다양한 고객 클레임과 해결 방법 등 실제적으로 바리스타로 일을 하게 되면 필요한 여러 정보들도 제공한다. 이런 내용들은 카페를 운영하는 데 필요하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고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내용들이라 그야말로 현역 바리스타가 알려주는 알짜 정보라 할만하다.
바리스타라는 관점이 강조된 커피 책이긴 하지만 바리스타를 목표로 하지 않는 일반 유저들도 커피에 대한 다양한 상식을 쉽게 배울 수 있다. 일단 기초적인 커피에 대한 이해와 집에서 직접 커피를 분쇄하여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싶은 사람들은 관련 도구의 사용법이나 나에게 맞는 도구의 선택, 드립을 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고, 맛있게 커피를 만들어서 마시는 법도 쉽게 배울 수 있으므로 일반 커피 유저들에게도 커피 입문서로 추천할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