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때 가장 많이 써먹는 수학 - 일할 땐 사직연산 4가지만 알면 끝!
후카사와 신타로 지음, 황혜숙 옮김 / 센시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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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직장생활을 해보니 회사 일이라는 건 책상 앞에 앉아 문서작업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말 그대로 문서로 시작해서 문서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획서, 제안서, 계획서, 구매의뢰서 등 온갖 문서를 작성하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해가 다 간다. 그런데 회사 일은 문서작성 뿐이라고 폄하하듯 말을 했지만 사실 그 속에는 직장에서 필요한 여러가지 질문이 다 담겨 있다. 얼마나 필요하고, 얼마나 생산하고, 얼마나 리스크가 있는지 등의 회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슈가 담겨있고, 그것을 제대로 작성하려면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서를 작성하다보면 생각보다 수학적인 개념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앞서 나열한 여러 이슈들은 하나같이 '얼마나'라는 질문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는데 결국 회사 일이라는 건 이런 '얼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가지 오해하기 쉬운 것이 회사 업무라는 것이 '얼마나'에 대한 결과값을 찾는 것이고, 그건 결국 수학으로 결과값을 찾는 것이라면 업무에 활용하는 수학이라는 것을 단순히 수학적 계산을 뜻하는 좁은 의미의 것으로 잘못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회사 업무라고 하면 매출의 증감을 계산한다거나 비용을 계산하고, 인건비의 추이를 계산하는 것 등을 떠올리는데 단순히 그런 단순 계산만이 일할 때 필요한 수학이 아니라는 뜻이다. 정작 그 업무에서 중요한 건 단순히 수치라는 '결과'가 얼마인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데이터를 통해 '원인'을 아는 것이고, 그 원인을 알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회사 업무가 서툰 사람들은 문과라서 수학을 못한다거나 숫자에 약하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런 사람은 숫자가 아니라 숫자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일할 때 가장 많이 써먹는 수학]은 단순히 업무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수학 공식이나 계산식 따위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숫자로 생각하는 능력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업무에 필요한 수학은 계산을 통한 결과값 도출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데이터에서 원인을 끌어내고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때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며 업무에 필요한 계산은 오히려 복잡하고 어려운 스킬을 요구하지 않고 오직 사칙연산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일할 때 수학이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8가지 상황을 설명하고 이때 필요한 답을 숫자로 끌어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런데 그 방법은 계산식이나 어떤 수학공식이 아니라 '얼마나'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설명한다. 얼마나 가치 있는가, 얼마나 얻을 수 있는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얼마나 리스크가 있는가, 얼마나 관련이 있는가, 얼마나 필요한가, 얼마나 안전한가, 얼마나 더 상승할까의 8가지로 분류하고 이 여덟 가지 '얼마나'라는 질문에 숫자로 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차례로 배워본다.


서두에 회사 업무는 문서 작성의 연속이라고 말했는데 문서란 결국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상대를 성득하기 위한 도구이다. 누군가를 설득한느 힘은 팩트에 기반한 반박할 수 없는 논리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숫자로 생각하고 설명하는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숫자로 설명한다는 것이 결과값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풀이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과정을 숫자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여덟가지 얼마나라는 질문에 기인하여 이슈를 바라보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책에서는 각각의 질문에 실제로 회사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업무를 적용하여 하나씩 분석하고 그 방법들이 왜 수학적이로, 왜 효과적인지를 알아본다.


이런 개념들을 적용해서 기존의 회사 업무를 살펴보니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업무를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할 수가 있었다. 가령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과 경력자를 채용하는 경우 어느 쪽이 이득일지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보통 이런 일은 막연하게 기존에 일하던 사람과 업무 강도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는데 말하자면 수학적 사고가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는 업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사원의 예상 근속 기간을 산정하고 그 직원이 회사에서 창출하는 이익이 얼마이고, 그에 따른 비용과 월급 등을 고려하여 실제로 어떤 것이 이득인지 가치를 데이터화 해서 계산해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인사 채용을 위한 기획서를 작성할 때 그냥 막연하게 인원이 부족하고 현재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식의 주장만으로 상사를 설득하기보단 가치를 데이터화 해서 어느 쪽이 회사에 이익이 되는지를 제시하는 것이 당연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과거 인사 담당을 할 때에도 이런 식으로까지 가치를 데이터화 해서 수학적으로 생각해보지는 못했는데 이런 것을 보고나니 수학적 사고의 필요를 느끼게 된다.


또 한가지 책에 나오는 예를 살펴보면 인건비와 광고비 어디를 줄이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해보는 내용이 나오는데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선 무조건 인건비를 줄였다. 이벤트 비용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이라서 그것은 건드리지 못하고 무조건 인건비를 줄이고 남은 사람들을 쪼으는 식으로 회사 방향이 흘러갔는데 이사진과 대표이사는 수학적 계산을 통해 나름의 어떤 기준을 가지고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결정을 할 때에도 일단 무작정 가시적으로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인건비부터 줄일 것이 아니라 각각의 고정비를 삭감할 경우의 매출과 수익률 등을 고려해서 따져보고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를 감도분석이라고 하는데 특정한 선택이 어떤 영향을 얼마나 미칠 것인지 그 영향력을 알고 싶을 때 써먹는 수학이다.


예전에는 그냥 직관적으로 해오던 업무이거나 그다지 아무 생각없이 지금까지 그래왔으니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게 맞겠지라는 생각으로 처리해왔던 업무를 수학적 사고를 통해 생각하고 분석해보니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그 업무를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기술을 맛만 봤을 뿐인데도 그동안의 일처리가 얼마나 주먹구구식이었는지 느끼게 되고, 위험한 방법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업무에 수학을 써먹는다고 했을 땐 일처리를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학 공식이나 계산법을 알려주는 것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그런 차원을 넘어 개념을 새롭게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책에 나오는 내용만으로 숫자로 생각하는 방법을 완벽하게 배우게 되지는 못하겠지만 이러한 개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이고, 앞으로 일처리를 할 때에도 그런 것을 적용하여 '얼마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숫자로 답을 찾아내는 노력을 하면 확실히 업무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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