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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와 함께 동네 한 바퀴 이건 일본어로 뭐야? - 일본에 가지 않아도 되는 실생활 일본어
스자키 사요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9월
평점 :

외국어는 결국 단어 싸움이다. 문법도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문장 구조의 틀만 익히면 원하는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어휘력이 좋아야 한다. 최근의 교재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예전 일본어 교재들은 연필이나 만년필 같은 실제 일상에서는 잘 사용할 일이 없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단어들을 가르쳐주기 일쑤였다. 써먹을 일도 없는 단어를 외우느라 허덕이다가 끝내 외국어 공부에 흥미를 잃고 손을 놓게 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우리가 일본어를 배우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관련 시험을 치기 위해서나 일본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까지 일본인과의 대화의 범주에 포함시키면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일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 일상회화에서 많이 사용되는 어휘를 아는 것이 핵심이다.
시험을 위해 익히는 소위 고급단어 중엔 실제 일상회화에선 사용빈도가 낮은 단어도 많이 있어서 회화만을 목적으로 하는 초급 학습자들이 그런 단어를 외우는 건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다. 물론 어떤 단어라도 많이 알면 좋겠지만 우선 초심자들이라면 현지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단어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일본 여행을 가서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일본어 능력을 원하는 사람이 굳이 어려운 비즈니스 회화를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자신이 원하는 목적에 맞게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기 걸맞는 적절한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하겠다.
외국어를 공부하다보면 책에서 공부한 표현들과 실제 일본 사람들이 일상에서 말하는 표현들이 너무 달라서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한국어도 마찬가지지만 일상 회화에서는 교재에 나오는 정형화 된 표현들을 그대로 쓰지는 않기 때문에 교과서적인 표현과 일상의 언어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런 점 때문에 일본어를 공부하다보면 내가 지금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단어가 현지인들이 실제로 일상회화에서 사용하는 단어인지 고민을 하게 될 때가 많다. 그야말로 현지인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살아있는 생생한 표현과 단어들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사요와 함께 동네 한 바퀴: 이건 일본어로 뭐야?]는 일본어 초심자들이 일본어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진짜 실생활 일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게 구성된 학습서이다. 일본인 유튜버인 '사요'가 저자의 이름을 딴 가상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현지인들이 쓰는 진짜 일본어를 알려준다는 컨셉으로 공항을 시작으로 마트, 백화점, 편의점, 버스터미널, 지하철, 레스토랑 등 관광객이나 일본인들이 많이 들리는 장소 16곳을 엄선해서 그곳에서 많이 사용하는 표현과 단어들을 알아보는 식이다. 장소별로 반드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단어들을 배우고, 해당 장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 TOP3, 실제 유튜브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1분 일본어’를 각 장소와 관련된 주제로 소개한다.
1분 일본어에서는 딱딱한 문어체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되는 구어체 표현을 배울 수 있어서 아주 유익하다. 일본어를 공부하다보면 단어보다 이런 구어체 표현을 더 배우기 어려운데 그런 살아있는 자연스러운 회화 표현을 소개하고 있어서 유용하다. 단순히 일본어 뿐만 아니라 여행 갔을 때 알아두면 좋을 꿀팁이나 일본인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정보들까지 해당 장소에서만 있는 일본 문화나 장소와 관련된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어서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순히 단어만 외우는 것보다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일본어를 익히는데도 도움이 되므로 한국의 문화와 비교하며 일본의 문화를 알려주고 있어서 일본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국어와 비슷하기 때문에 일본어 단어나 표현을 한국식으로 생각해서 표현하는 코패니쉬가 많은데 제대로 된 일본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다만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단어나 표현이 너무 적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앞서도 말했지만 외국어는 단어싸움이므로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단어들이 너무 적게 느껴지고, 장소별로 많이 사용되는 표현도 top3뿐이라 상당히 부족하게 느껴진다. 일본어 초심자의 입장에서 부담없이 읽고 공부할 수 있는 난이도에 맞춰서 진행이 되는 것이라고 하겠지만 그런걸 감안해도 역시 너무 단어와 표현이 적다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