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숨어 있는 생물학 이야기 - 유전자부터 백신까지, 식물에서 동물까지 생물학 상식 50
사마키 다케오.아오노 히로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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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우리의 일상을 마비시킨 코로나라는 전세계적인 재난 상황을 겪으면서 바이러스, 세균, 백신 같은 키워드가 유행했었고, 자연스럽게 생물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생물학에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백신 같은 생물학의 범주에 속하는 것들에 관심을 가진 것이지만 어쨌건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매일 생물학적인 일상을 살아왔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처럼 우리의 일상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 하나에 의해 완전히 뒤바뀌고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였는데 이런 것을 생각하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생물학은 아주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바이러스는 생물학의 일부일 뿐이라 동식물과 유전·진화, 생태계 등 넓은 의미의 생물학으로 시선을 돌리면 그 영향력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과학이라는 분야가 흔히 그렇듯 생물학 역시 우리의 일상에서 밀접하게 관여되어 있지만 막상 그것의 영향력을 잘 실감하지는 못한다. 앞서 언급한 바이러스나 백신은 물론 우리 신체의 기능이나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우리가 평소에 먹는 식재료나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나 유전과 진화도 전부 우리와 매우 가까운 개념들이지만 그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일상 속 숨어 있는 생물학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접하게 되는 수많은 생물학 지식 중 이 정도쯤은 알아두면 좋을만한 과학 상식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책을 통해 의외의 곳에서 생물학을 접할 수도 있고, 전혀 관계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을 생물학과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도 있어서 재미있게 생물학을 배워볼 수가 있다.


생물학은 현재 가장 활발한 학문 분야로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이 계속 갱신되고 있다고 한다. 책에는 그러한 최신의 생물학 정보들을 담았는데 전체적으로는 중고등학교 수준으로 맞춰놓아서 어렵지 않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식물과 동물, 동물과 인간, 생식과 발생, 유전과 진화, 먹이사슬과 생태계라는 테마로 총 6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보통 생물학이라고 하면 흔히 미생물과 박테리아, 세포 구성과 형성과정, 동식물의 생식 같은 교과서에서 배웠던 어려운 내용들이 가정 먼저 떠오르는데 이 책은 그런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내용이 아니라 엉뚱하고 흥미로운 질문으로 생물학을 재미있게 배워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학교 수업시간 때 어려운 생물학에 질려버린 사람들도 부담없이 생물학을 접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북극이 녹고 있다는 경고를 많이 듣고 있다. 특히 TV를 켜면 북극의 얼음이 녹아 북극곰의 삶이 위험에 빠졌으니 만원씩 기부를 하라고 광고가 나오는데 만원이 북극곰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북극곰은 지구 온난화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북극이 녹는 것은 북극곰만의 문제는 아니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는데 이미 지난 100년 동안 해수면이 12~22센티 상승했고 북극에서 멀리 떨어진 태평양의 섬들이 수몰 위기에 처했다. 파충류는 지면에 알을 낳는데 처음 산란한 시점에는 암수가 정해지지 않고 지면의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고 한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특정 성별만 태어나서 번식이 어려워지게 된다고 한다.


우리는 북극곰의 눈물만을 생각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더 심각한 것으로 지구 단위의 변화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기온이 상승하면 적도 부근에서부터 사막화가 시작되어 전체적인 생태계가 극 방향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이동할 육지가 없는 섬나라 같은 지역은 생태계 자체가 소멸할 위험성도 있단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차가운 바닷물이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바닷물의 심층 순환을 약화시키게 되어 해양 전체의 생태계가 파괴될지도 모른다. 지구 온난화라고 하면 항상 검은 연기를 내뿜는 공장, 불타는 아마존의 우림, 녹아서 떨어지는 북극의 빙하와 북극곰의 이미지만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물학의 관점으로 실제 생태계에서 일어날 변화를 알고나니 그 심각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포켓몬에서 피카츄는 진화해서 라이츄가 되고 공격력, 방어력도 증가한다. 그런데 생물학적으로 이것은 진화가 아니라 성장이나 변태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한다.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는 과정처럼 개체의 성장과 함께 일어나면 성장 또는 변태라고 하고, 세대를 거치면서 유전적인 특징의 비율이 변화하는 과정을 진화라고 한다. 우리는 진화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는데 그 의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개념정리가 안 되어 있었는데 피카츄를 모델로 설명을 들으니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런데 진화는 우연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고 한다. 진화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나 필요에 의해 당위적으로 생기는 줄 알았는데 현실은 우연히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그 변이가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을 때 그 유전자가 우연히 집단에 퍼질 때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엔 중립설이 통설이 되었다는데 언제 그렇게 바꼈냐..


책에서 다루는 소재 자체가 교과서적인 생물학 정보가 아니라 재미있고 흥미로운 질문들로 시작하고 있어서 딱히 공부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재미있게 읽으며 생물학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너무 관심을 끌기위한 낚시성 제목들도 있어서 정작 본문을 읽어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부실한 경우가 있는 건 단점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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