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편 신박한 잡학사전 365
캐리 맥닐 지음, 서지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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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알쓸신잡이나 지대넓얕 같은 형식의 폭넓은 지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한 우물만 파는 전문적이고 깊은 지식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어떤 주제에도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는 다양하고 폭넓은 지식 aka 잡학다식을 더 선호한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도 좁고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얕아도 넓은 지식이 있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이 구비되어 있으면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판단할 근거가 생기게 되고, 세상에 대하는 관점도 그만큼 넓어지게 되므로 다양한 지식과 정보의 추구는 매우 권장할만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모아놓은 잡학사전이나 지식 키워드를 모아놓은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잡학사전도 종류별로 다루고 있는 분야가 참 많은데 그렇다면 과연 어떤 지식을 추구하고, 어떤 정보를 취할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보통은 과학, 철학, 인문학, 문학 같은 분야의 주제를 선호할 것이다. 그런 지식들은 아무래도 아는척하기 좋고 뭔가 있어 보이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과학 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우리네 세상은 과학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이야기로 가득 차 있고, 그런 신비롭고 놀라운 이야기 들은 의외로 과학이나 철학 같은 주제보다 우리의 관심과 흥미를 더 자극한다. TV를 볼 때도 미스터리나 사건·사고, 기괴한 사건 등을 다룬 방송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끔찍하고 충격적이며 기괴한 사실들, 소름 돋고 겁나는 사건들, 오싹하고 더러운 일들. 이런 것들을 가리켜서 금기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이상하리만치 사회가 터부시 하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런 금기들을 접하면서 알 수 없는 흥미와 희열을 느낀다. 때로는 끔찍함에서 유머스러움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는데 끔찍함과 유머스러움은 모두 우리의 고정관념과 일상적인 예상을 벗어나는데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런 평범함을 벗어나는 이야기들은 끔찍하지만 어딘지 모를 묘한 유머를 전해준다. 그런 이유 때문에 B급 정서를 담은 B급 컬쳐가 유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1일 1편 신박한 잡학사전 365]은 일상의 이야기를 벗어나 평범하지 않은 특이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다룬다. 세상에 이런일이!라고 외칠법한 신기하고 놀랍고 재미있는 비일상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사실과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이런 일이 정말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끔찍하기도 하고 충격적이며 때론 소름이 돋고 겁이 나기도 하며 기괴하기까지 한,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묘한 쾌감과 유머러스함을 느끼게 되는 묘한 책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실들을 모아 놓은 여타의 잡학사전과는 차별화된 내용을 365가지나 담고 있다.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한페이지에 하나씩 총 365가지의 신기하고 오싹한 잡학지식을 소개한다. 우선 팩트라는 이름으 로 믿기 힘든 여러 사실들을 소개하고, 그 밑에 작가 개인의 의견과 생각을 재미있는 드립 형식으로 첨부한 후 마지막에는 소개한 사실들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기록해놓았다. 해당 사실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주소를 기로해 놓은 것이 꽤나 특이한데 책에서 소개하는 사실들이 워낙 비일상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내용이다보니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솔직히 말하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TMI이라는 느낌이 드는 내용이 많다. 굳이 이런 걸 알아야 하나 싶은, 혹은 이런 건 알고 싶지 않아 라고 생각되는 내용들이 많은데 이상하게 자꾸 손이 간다. 다음에도 또 얼마나 황당하고 이상한 사건들이 소개 되고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된다. B급 컬처라는 게 원래 싫다싫다 하면서도 찾게 되고, 싫어하면서도 곁눈질을 하며 보게 되는 특유의 맛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런 느낌이다. 분명히 보고 있으면 끔찍하고, 더럽고, 싫은 기분이 되는 내용이지만 계속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도 계속 보는 그런 느낌인 것 같다.


팩트: 월요일은 심장마비로 급사할 확률이 20퍼센트 더 높은 요일이다

보통 심장마비는 몸이 혹사당하고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목, 금요일날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월요일에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주말에 늦잠을 자는 등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몸이 스트레스를 받고, 늦게까지 안 자고 있다보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월요일날 비명횡사를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어느 정신나간 기자가 기사에도 썼듯이 월요병을 없애고 심장마비로 급사할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일요일에도 잠깐 출근을 하면 되려나?


팩트: 1975년 그 영화의 충격이 이제야 잊혀졌나 했는데, 상어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 기사의 출처가 2019년이니 지금은 상어의 개체수가 더 늘어났을지도 모르겠다. 1975년의 그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를 말하는 건데 실제로 영화의 완성도가 너무 높고 상어를 정말 무섭게 그려서 실제로 깊은 바다에 가면 상어가 공격해오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샥스핀을 얻기 위해 수많은 상어가 불법으로 노획되고 있다는데 그런데도 상어의 수가 급증한다니 상어의 번식력은 대단한가보다.


팩트: 중국의 '유령 결혼'은 죽은 미혼 남성을 죽은 신부(불법으로 파헤쳐져 비싼 값에 판매되는)와 결혼시키는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영혼결혼식은 존재한다. 미혼으로 죽은 남녀, 즉 총각귀신과 처녀귀신을 사후에 결혼시켜 주는 풍습인데 그래서 중국의 유령 결혼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국에서의 유령 결혼은 결혼을 시키기 위해 산 사람을 죽여서 결혼을 시키거나, 무덤 속의 시신을 파내서 결혼을 시키는 것 같다. 이런 것을 주제로 한 영화도 있는데 정말 중국은 언제나 상상을 뛰어넘는 곳이다.


팩트: 어린 아이들은 마트에서 쇼핑카트에 타기를 좋아한다. 201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그 쇼핑카트들의 절반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었다.

말 그대로 대장균은 대장에 있는 균이다. 말하자면 항문 속에 기생하는 균이다. 그게 검출되었다는 것은 결국 화장실에서 똥닦고 손을 안 씻고 나왔다는 소리다. 그 더러운 손으로 여기저기 만지고 다니니 온갖 곳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것. 요즘은 코로나 덕분(?)에 소독하고 닦는 것이 일상화되서 카트도 소독을 하고 만지다보니 그나마 더러운 대장균에 노출되는 확률이 줄어들었을 것 같다.


팩트: 런닝머신은 1900년대에 고통을 통해 죄수들을 갱생시키는 방법으로 고안되었다

이건 다른 책에서 읽었는데 런닝머신이 처음엔 고문기구로 만들어졌다는 것. 하루종일 런닝머신에서 굴려버리니 힘들어서 간수들에게 반항하거나 탈출을 할 생각을 하지도 못하게 되었다며 꽤나 효과적인 죄수용 고문기구였다고 한다. 즉, 우리가 건강을 위해 런닝머신을 하는 것은 고문에 가까운 힘든 일을 자발적으로 한다는 뜻도 된다.


팩트: 지난 30년간 천식에 걸리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데 과학적으로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

한국에는 천식 환자를 보기가 힘들지만 외국에서는 서술했듯이 천식환자가 꽤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영화에 천식환자가 등장해서 숨을 못쉬는 것으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것을 보면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고 느낌이 없지만 외국에서는 천식 환자가 많기 때문에 의외로 그런 것이 불러오는 공포와 긴장감이 큰 것 같다. 그런데 천식에 걸리는 과학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니 더욱 공포스러울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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