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물리학 - 소소한 일상에서 우주의 원리까지 호기심의 문을 열어젖히는 232가지 물리학 Q&A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 지음, 정주은 옮김 / 책밥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책이나 잡지 같은 것이 많이 있었다. 주로 블랙홀, 공룡대멸종, 외계인 같은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내용을 많이 다루었고, TV나 냉장고, 전자레인지 따위의 원리 등을 알려주거나 그 외에도 하강하는 엘리베이터에서 점프를 하면 공중에 떠 있게 되는지, 앞으로 달리는 차 안에 가만히 떠있는 파리는 왜 창에 부딪히지 않는지 같은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풀어주는 내용들이 많았었다. 평소엔 무심하게 흘려넘겨버리는 것들이지만 조금만 '왜?'라는 과학적 호기심을 가지고 생각해보면 그 속에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어서 작은 호기심에서 재미있는 과학 현상들을 배울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그런 과학책에서 다루었던 테마는 물리학 관련이 많았던 것 같다. 아마도 물리학은 독자적이고 폐쇄적인 분야의 학문이 아니라 여러 학문에서 다루는 기본적인 성질에 대한 지식을 탐구하는 학문이라서 광학, 천체물리학, 지구물리학, 대기역학, 화학물리학, 공학 등 다른 분야와 서로 연계되어 물리학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여러 다양하고 폭넓은 지식을 배워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일상의 많은 것들이 그것이 자연현상이건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이건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거나 물리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물리학의 지식으로 많은 일상의 과학적 호기심을 풀어낼 수가 있다.


[1분 물리학]은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상의 호기심에서 우주의 원리까지 평소 궁금하게 여겼거나 관심을 가질만한 재미있는 물리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전해주는 책이다. 일상생활, 상상 속, 우주, 양자, 학습이라는 5가지 테마로 232가지 물리학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살펴본다. 1분 물리학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대부분의 Q&A는 1~2분이면 전부 읽을 수 있게 간략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책을 읽으며 물리에 대한 과학 지식을 쌓아갈 수가 있다. 물리학이라고 하면 일단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아무리 쉽게 설명을 해놓았다고 하더라도 내용이 길어지면 흥미를 읽고 손에서 책을 놓게 된다. 그런데 한페이지를 넘어가는 내용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가볍게 접근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물리학을 접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은 마치 어릴 적 읽었던 과학책 같은 느낌이다. 어렵고 복잡한 너무 전문적인 내용은 지양하고,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고 간단하게 원리를 설명하고 있어서 전공자 수준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얻는다기 보단 물리학의 원리를 간략하게 이해하고, 그런 물리학적 원리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흘려보내던 일상의 여러 상황을 물리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식이다. 물론 그렇다고 아동용이란 뜻은 아니다. 쉽게 설명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물리학의 여러 법칙들, 용어, 공식 등이 나오고 있고, 그런 내용들은 꽤나 전문성을 부여해준다. 그리고 그런 내용을 전부 완벽하게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드는 것을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말하자면 내용이 쉽게 되어 있다고 아이들이나 보는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파트는 역시 일상생활에 관한 첫번째 파트이다. 책에 소개된 여러 질문들을 보면 체감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고 알고 있는 내용인데 정작 그에 대한 과학적 원리나 이유는 모르는 것들이 많다. 앨리베이터 안에서는 왜 휴대전화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지, 비가 내릴 때 휴대폰을 사용하면 벼락을 맞는지, 북극의 이글루 안은 정말로 춥지 않는지,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의 원리는 무엇인지 등 그냥 그런거라고 알고 있던 것들이라 이런 질문에는 당연히 그런거지 라는 식으로 밖에는 답을 할 수가 없다. 그동안은 원래 그런거 아냐? 라는 생각에 딱히 그에 대한 과학적 호기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가끔 궁금할 때가 있어도 그에 대한 답을 찾기도 힘들고 해서 그냥 넘어가버려서 답을 모른채 지내왔던 것들이다.


휴대폰이나 카메라로 TV나 컴퓨터 화면을 찍으면 까만 줄무늬가 생기는데 이건 무아레 무늬라는 것이다. 컴 화면을 폰으로 찍는 일이 자주 있는데 그럴 때마다 까만 줄무늬 때문에 폰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찍은 일도 많다. 하지만 정작 왜 그런 줄무늬가 생기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무아레 무늬는 공간주파수가 비슷한 두 도안이 서로 간섭하면 낮은 주파수의 도안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눈이 내리고 나면 고요한 느낌이 드는데 그것은 단순히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소리의 흡수와 파동의 작용 때문에 고요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팔랑팔랑 내리는 눈은 빽빽하게 쌓이지 못하고 사이사이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되는데 소리가 이런 구멍이 뚫린 곳에 들어가면 일부만 구멍 밖으로 빠져나가서 전파된다. 이런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것이 방음 스펀지 패드라고 한다.


또 두번 째 파트 상상 속의 1분 물리학도 흥미롭다. 여기서는 실제 자연에서 발생하는 내용이나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물리 법칙이 아니라 만약 이렇다면? 이라는 가정을 통해 호기심을 물리학적으로 분석해보는 식이라서 좀 더 재미있는 질문에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는 앞서 말한 어릴 적 과학책에서 봤던 그런 내용들도 접할 수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가령 떨어지는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이 엘리베이터가 지상에 떨어지기 직전 점프를 해서 엘리베이터보다 낮게 착지하면 어떻게 될지, 자동차 안을 날아다니는 파리는 지면에서 떨어져있는데 왜 자동차와 같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개미처럼 몸집이 작은 동물은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 이유는? 이런 어릴적 한번쯤 읽어봤던 기억이 있는 내용이지만 정작 그 이유는 다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그 해답을 알게 되었다. 자동차 속의 파리는 의외로 답이 쉬운데 파리는 어디에도 내려앉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공기에 딱 붙어 있고 공기는 차에 붙어 있어서 움직이는 차와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또 하나 특이한 주제가 나오는데 마지막 챕터에 나와있는 학습에 관한 1분 물리학이 그것이다. 여기서는 물리학 그 자체와 물리학을 공부할 때 참고가 될만한 여러 정보를 정리해 놓았다. 보통 쉽게 배우는 물리학책이라고 하면 앞선 파트에 나오는 그러한 물리학 상식만을 다루는 게 보통으로 물리학이라는 학문과 그것을 공부하는 방법과 주의사항 등에 대해선 그다지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지 않다. 그렇다보니 물리학이라는 학문적 이해는 없이 그저 단편적인 물리학의 잡지식만을 취하게 된다. 그런데 의외로 물리학에 대한 공부 그 자체로도 상당히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는 또 물리 법칙이나 용어 설명 등의 내용도 많이 나와서 앞의 내용에 대한 조금은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파트라서 상식 수준에서 알게 된 앞선 물리 지식에 살을 붙혀 한단계 높은 물리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