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누키친 마법의 간식 레시피
테누키친 지음, 조수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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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이란 말 그대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여야 하므로 바로 먹을 수 있는 완제품이나 에어프라이어로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간식은 거의 사서 먹는게 대부분이다. 마트나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먹거리를 주문해서 쟁여놓고 하나씩 빼먹는 식인데 사서 먹는 간식은 일단 종류 자체가 단조롭다. 주로 과자류가 많고,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로 조리(해동)해서 먹는 냉동식품들, 그 외에 소시지나 핫바, 초코파이류 같은 빼먹기 간편한 군것질거리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사서 먹는 간식은 화학조미료가 가득 들어간 인스턴트 음식과 기름기가 잔득 들어가고 설탕범벅이 된 살찌는 식품이 많다. 그런 이유로 간식을 먹고 나면 괜한 배덕감을 느끼게 되는 일이 많다


가끔씩 인스턴트가 아닌 직접 만든 건강하고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매번 먹는 과자나 초코파이가 아니라 새롭고 다양한 종류의 간식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우선 아주 똥손이라 뭔가를 만들어서 먹는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가 힘들다. 그나마 밥과 찬 종류는 그럭저럭 만들수는 있지만 간식이라 부를만한 디저트류는 손도 많이 가고, 맛내기도 어려우므로 요리 똥손이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결국 사서 먹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고, 한번에 여러개를 사놓고 쟁여둘 수 있는 제품으로 메뉴가 한정되므로 다양한 디저트를 즐기기 어렵다는 뜻이 된다.


일단 디저트류는 손도 많이 가고 만드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 때로는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도 있다. 물론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인만큼 가게에서 파는 것처럼 섬세하고 예쁘게 만들 것까진 없겠지만 디저트류는 일반 요리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체감상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그리고 막상 큰 맘 먹고 디저트류를 만들어 보려고 인터넷을 뒤져서 레시피를 보면 꼭 이상한 재료들이 끼어 있고, 이상한 도구들이 필요해서 한번 해먹고 말건데 그런 재료나 도구들을 사기도 애매해서 결국 또 다시 디저트 만들기는 포기하고 만다. 또 결정적으로 요리 똥손인 사람들은 힘들게 겨우 완성을 시켜도 맛을 보장하기가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집에서 수제디저트 만들기는 도전 자체를 꺼리게 된다. 


하지만 [테누키친 마법의 간식 레시피]가 있으면 이런 걱정 없이 평소 상상하기만 하던 디저트 간식을 뚝딱 만들수가 있다. [테누키친 마법의 간식 레시피]는 어렵게만 느껴지던 디저트를 집에 굴러다니는 흔한 재료로 너무나 간단하고 가벼운 레시피로 누구나 뚝딱 맛있게 만들 수 있게 알려주는 간식 레시피북이다. 디저트는 사먹는 것이지 만들어서 먹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나 같은 요리 똥손도 정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어서 부담없이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만들어볼 수 있다. 여기 소개된 레시피에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을 것, 재료가 많지 않을 것,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세가지 조건이 붙는다. 과정을 최대한 생략하면서, 적은 재료로, 누구나 실패 없이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지양하고 있다.


우선 [테누키친 마법의 간식 레시피]에서 소개하는 간식들은 집에서 늘 사용하는 도구로 만들 수 있다. 가끔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지만 이런 것도 대형마트나 다있는 그곳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모든 레시피는 오븐이 필요하지 않다. 전자레인지나 오븐토스터 등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집에 오븐이 없거나 오븐을 쓰기 번거로운 사람들도 부담없이 만들 수 있다. 아마도 에어프라이기를 사용해도 될 것도 같은데 이건 좀 해봐야 알 것 같다. 또 재료는 최대 5가지를 넘지 않는다. 딸랑 2가지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많아도 5가지이고 특이한 재료와 구하기 어려운 재료는 없어서 재료에 대한 압박도 전혀 없다.


게다가 스펀지 케이크, 치즈케이크, 티라미수, 토스트, 도넛, 파이, 쿠키, 푸딩, 젤리, 화과자,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어서 취향에 따라 골라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2가지 재료로 만들기, 3가지 재료로 만들기, 잘 섞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것, 포장 용기째로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귀차니스트들의 눈길을 잡아 끄는 리스트가 가득하다. 간단함을 모토로 하고 있는만큼 실제 레시피도 한페이지로 다 조지고 있다. 한페이지 안에 완성된 완성품의 사진과 필요한 재료, 만드는 과정, 각 과정 중의 포인트 까지 전부 들어가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재료와 만드는 과정 자체가 워낙 초간단이라서 한페이지로 충분한 것이다.


설명이 부족하기는 커녕 오히려 포인트를 짚어주고, 조리의 요령과 응용법, 보관법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혹시라도 오븐을 활용할 경우 오븐 조리법까지 알려주고 있어서 설명이 이보다 더 상세할 수 없다. 예전 냉부에서 김풍 작가의 레시피가 굉장히 인기를 끌었고, 백주부의 레시피는 하나의 문화현상처럼 번져었는데 그게 모두 재료나 도구, 과정을 간략하고 쉽게 변형해서 요리에 소질이 없고, 만들어 먹는 것이 귀찮은 사람들도 간단하게 따라해서 기본 이상의 맛을 보장하는 초간단 레시피를 제시했기 때문이었는데 [테누키친 마법의 간식 레시피]도 똑같은 컨셉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설거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우유팩, 쥬스팩 등 원재료가 담긴 통을 그대로 활용하여 만들거나 비닐봉지를 이용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너무 좋다.


겨우 이 정도의 재료와 수고스러움만으로 무려 이 정도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게 마치 마법 같이 느껴진다. 보통 이런 레시피북은 볼 때는 알록달록 예쁜 완성품에 감탄하며 맛있겠다며 꼭 따라해봐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눈으로만 대리만족을 하고 막상 따라하지 않게 되는 일이 많은데 [테누키친 마법의 간식 레시피]은 재료도 전부 집에 있는 것들이고, 특별한 도구도 필요없고, 과정도 라면을 끓이는 것만큼 쉬워서 나같은 똥손에 귀차니스트도 따라할 수 있는 초특급 레시피다. 책만으로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저자의 유튜브 방송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방송조차 너무 간단해서 3~4분 분량 밖에 안된다. 맨날 먹는 고만고만한 인스턴트 간식에 질렸다면 온라인으로 간식거리를 찾고 주문할 수고스러움 정도만으로 나만의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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